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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쉐보레의 콜벳 라인업에 고성능 Z06이 이름을 올렸다. 전동화 흐름을 비웃듯 레이스카에서 가져온 자연흡기 V8과 부가티 시론에 버금가는 가속력, 300㎏ 넘는 다운포스 등 유럽산 슈퍼카를 정조준 하는 미국산 슈퍼카의 등장이다.

쉐보레가 26일(현지 시각) 고성능 콜벳 Z06을 공개했다. V8 6200㏄ 자연흡기 엔진을 품은 스팅레이의 고성능 버전이다.

이전까지 앞머리에 무거운 엔진을 달았던 콜벳은 2019년 등장한 8세대부터 미드십 차체로 구조를 변경했다. 페라리, 맥라렌, 포르쉐 등 유럽산 스포츠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운동성능 향상이 시급했기 때문.


엔진을 차체 중앙으로 옮긴 콜벳은 이전과 다른 실루엣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제로 베이스부터 시작한 쉐보레는 최고출력 495마력의 스팅레이로 가능성을 엿본 뒤 이날 Z06을 추가해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운다.

LT6로 명명된 Z06의 엔진은 과급기를 달지 않은 V8 자연흡기 방식을 고수했다. 전기모터가 내연기관을 밀어내고 있는 위기 속 등장한 단비 같은 존재다. 대신 배기량을 6200㏄→5500㏄로 줄였다.


먹성은 줄었지만 내뱉는 힘은 스팅레이를 압도한다. 최고출력 670마력, 최대토크 63.6㎏f·m의 쏟아지는 힘은 오롯이 뒷바퀴만 감당할 수 있다. 자연흡기의 장기인 한계 회전수도 8600rpm에 달한다.

모터스포츠에 참가 중인 C8.R에서 빌려온 기술은 전기차를 압도할 만큼 화려하다. 드라이 섬프 방식의 냉각 시스템과 티타늄으로 제작된 흡기와 커넥팅 로드, 나트륨 가스로 채워진 밸브, 단조 방식으로 만든 알루미늄 피스톤, 액티브 배기 장치 등 내연기관 정점에 다다른 기술을 한 곳에 눌러담았다.

8000rpm에서 터지는 배기 사운드는 콜벳 Z06의 하이라이트. 쉐보레 엔지니어들은 터보 엔진으로 바뀐 페라리 V8을 능가할 수 있도록 배기 시스템 개발에만 2년의 시간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