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일-5월-12월 로맨스
‘그해 겨울, 나는 간절히 봄을 기다렸건만 봄이 지나고 있다는 사실만은 깨닫지 못했다. 한 조각 꽃이 져도 봄빛이 깎이는 줄도 모르고.’(김연수·청춘의 문장들) 목 빠지게 봄을 기다리느라, 벌써 여름이 왔다 투덜대느라 아직 담장 밑에 숨쉬는 꽃을 미처 못 봤구나. 당분간 평년보다 높지만 지금 당신이 서있는 바로 그곳이 봄.
봄이 절정을 이루는 5월은 인생으로 치면 젊음으로 눈부신 시기. 영어에는 ‘5월-12월 로맨스(May-December Romance)’라는 말도 있다. 젊은 여성(5월)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버지뻘 남성(12월)과 결혼하는 경우에 빗대어 주로 쓰이는 표현. ‘5월’과 ‘12월’의 간격은 ‘로맨스’와 ‘스캔들’만큼이나 멀고도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