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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ads Trip in Europe(6) 유럽의 자동차 천국 독일

    • 매일경제 로고

    • 2021-04-11

    • 조회 :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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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ads Trip in Europe(6) 

     

    유럽의 자동차 천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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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에서 평균 소득이 가장 높다는 독일은 프랑스 다음으로 큰 영토를 가지고 있다. 한때 냉전의 상징이자 분단국가였던 독일은 자동차를 비롯한 기계 산업이 유명하다. 주변국인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지만 구석구석 시원하게 뚫린 도로와 합리적인 자동차 법률, 안전한 치안 등 장점도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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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은 21세기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역들이다. 이들의 고향인 독일은 역사적으로 많은 사건이 있었는데, 오랜 시간을 패전국으로 보내야 했다. 20세기에만 두 번의 전쟁에서 패한 독일은 한때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였다. 천문학적인 전쟁 배상금 해결과 경제발전이 시급했던 시절, 자동차를 비롯한 기계 산업에 집중 투자한 독일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경제부흥을 이뤘고, 이제 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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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독일은 상당히 볼거리가 많다. 자동차 메이커에서 운영하는 박물관만 돌아도 열흘로도 부족하고 호켄하임, 뉘르브르크링 서킷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늘 설레게 한다. 유럽 최대 규모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에센모터쇼도 의미가 깊고, 국토 전역을 실핏줄처럼 잇는 고속도로 아우토반도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것들이다.   

     

    독일은 영토가 넓다보니 주변국도 다양하다. 서쪽으로는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가 있고 위로는 덴마크, 동쪽으로는 폴란드와 체코, 오스트리아, 아래로는 스위스와 맞닿아 있다. 자동차가 테마가 아닐 경우 렌터카를 이용해 주변 국가를 둘러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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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맞춰 독일을 방문했는데, 인천에서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루트는 선택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항공편은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이며 쾰른과 뮌헨 환승편도 매우 편리한 편이다. 이번에는 독일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기계 산업을 모아놓은 박물관과 한때 WRC가 열리던 블랙 포레스트, 뉘르브르크링 등을 거쳐 프랑스의 뮐루즈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우선 자동차가 주 테마이긴 하나 인터넷에 많이 알려진 곳은 될 수 있는 한 피했다. 여정은 동행인이 모두 짰다. 원래 일정에서 뉘르부르크링 정도만 추가했고 이동경로와 렌터카도 동행인이 모두 준비했다. 렌터카는 폭스바겐 5세대 폴로로 3기통 가솔린 모델이었다. 가속형 기어비의 수동변동기가 탑재되어 민첩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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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을 훌쩍 넘겼을 때였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호텔까지 가는 교통편을 찾기가 만만치 않았다. 공항에서 호텔이 있는 뤼셀스하임 까지는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버스에서 내려 무려 2km를 걸어야 했다. 늘 그렇듯 국제공항에서 대중교통은 장거리에 편중되어 근처를 이동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택시를 타기도 애매했고 일단 저녁식사도 해결할 겸 근처 마을까지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공항의 대중교통은 행선지가 잘 맞으면 이용하기 편하다. 뤼셀스하임 이정표를 보고 올라탄 버스는 공장 지대로 들어갔는데 오펠의 공장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내린 후 혼자 남겨진 필자를 보고 버스기사는 ‘여기가 종점인데 어디까지 가냐?’고 물었다. 뤼셀스하임이라고 얘기했더니 이미 지나쳤다고 한다. 반대편에서 오는 버스에 얘기해 줄테니 그 버스를 타고 서너 정거장 후에 내리라고 했다. 내릴 곳을 지나친 외국인에게 친절을 베푼 버스기사가 고마웠다. 그는 반대편 정류장에 버스가 서자 버스기사에게 무엇인가 얘기를 했다. 요금은 받지 말라는 뜻 같았다. 반대편 버스에는 외국인 근로자가 가득했다. 검은 히잡을 쓴 여성부터 아랍계 분위기가 가득했다. 그들은 버스기사들의 대화를 들었는지 나에게 매우 친절하게 내릴 곳을 안내해 주었다. 독일이 난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는 소식을 많이 접했지만 현실은 그것보다 나은 듯했다. 검은 히잡을 쓴 여성은 무거운 트렁크까지 들어 주며 뤼셀스하임의 같은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다. 구글맵을 보며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알려 주었는데 걸어서 마을을 통과해 2km를 더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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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정류장 근처는 광장이 있는 중심가였다. 시간은 8시쯤이었는데 문을 연 상점이 하나도 없었다. 음식점도 문을 닫았고 불 꺼진 중심가를 지나 마을에 들어서자 마을 역시 마찬가지였다. 구글맵에 의지해 마을을 통과하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자전거를 탄 1명뿐이었다. 약 40분을 걸어 도착한 호텔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참고로 독일과 프랑스 여행기간 동안 사용한 호텔의 비용은 동행인이 지불했고 필자는 렌터카의 기름 값과 일부 식비 등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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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렌터카 여행

     

    독일의 운전 환경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도로 자체가 넓고 교통체계가 상당히 합리적이다. 독일은 신호 체계가 조금 다르다. 우선 교차로는 대부분 자동차 신호, 보행자 신호, 자전거 신호 등으로 나뉘어 있으며 도로에서 자전거를 만났을 경우 주행 중에는 추월할 수 없다. 또한 황색 신호 다음은 녹색이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아우토반(고속도로)는 잘 짜여 있고(거기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고속도로 통행요금이 없다) 교통체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서울이나 도쿄 같은 수준은 아니다. 독일은 자동차 대국답게 렌터카 여행을 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혹자는 불필요할 정도로 꼼꼼하다고 하는데 독일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렌터카를 예약할 때는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동거리를 고려해 무제한 주행거리로 할지 아니면 제한 주행거리로 할지에 따라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달라진다. 다른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렌터카는 소형에서 중형까지는 수동 변속기가 기본이고 자동을 원할 경우 선택지가 많은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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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다 사고를 당했을 때는 반드시 도로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고 때는 렌터카마다 비치되어 있는 야광조끼를 반드시 착용해야하며 렌터카 회사와 가까운 경찰에 연락을 먼저 취해야 한다. 보험회사가 모든 것을 처리하는 한국과는 다른 번거로운 시스템이지만 유럽 대부분 국가가 비슷한 절차를 따른다. 비용은 조금 비싸지만 풀 커버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좋다. 독일에 대한 또 하나의 잘못된 정보는 아우토반이다. 특별한 고속도로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우토반’이라는 단어 자체가 독일어로 고속도로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화도로를 모두 아우토반이라고 부르며, 속도제한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130km/h 혹은 110km/h 정도이며 구간마다 제한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늘 표지판을 확인해야 한다. 생각보다 속도 무제한 구간은 적으며 전체 아우토반 구간 중에 10% 미만이라고 한다. 독일 자동차 여행을 즐길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가 속도 무제한을 믿고 과속을 하는 일인데 생각보다 표지판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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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소 화장실은 대부분 유료라 1~2유로 정도를 늘 준비해야한다. 휴게소 내의 매점을 이용하면 할인 쿠폰을 함께 주는 경우가 많다. 휴게소의 모습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깨끗하고 정돈된 모습이며, 음식의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주차 공간도 어디 가나 비교적 여유롭다. 외곽의 주택가는 시간 대 별로 주차가 허용되거나 금지되는 곳이 많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주차선이 있으면 반드시 주차 가능 시간대를 확인해야 한다. 유료 주차장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치안이 좋은 편이라 도난 걱정은 크게 없지만 밖에서 봤을 때 차안에 짐을 두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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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은 준법정신과 신고정신이 매우 투철하다. 행여 여행 도중 예쁜 마을이 있다고 남의 집 앞에서 함부로 사진을 찍거나 하는 일은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블랙박스나 주행 기록 장치를 별도로 사용하는 것도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어 부분적으로만 가능하다. 여러 가지 복잡하고 까다로운 듯하지만 익숙해지면 편리함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한국과 교통 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초반에는 당황할 수 있다. 반면 1차선 이용이나 원형교차로 통과법 같은 상식과 기본만 잘 지키면 큰 문제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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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클라식 슈타트 

     

    독일에서 첫 일정은 매년 9월에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관람이었다. 짝수 해는 상용차, 홀수 해는 승용차로 꾸며지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제네바 모터쇼와는 분위기나 느낌이 매우 다르다. 독일에서 열리는 모터쇼답게 독일 메이커들의 치열한 경쟁을 볼 수 있다. 프랑크모터쇼의 백미는 아무래도 아고라를 두고 싸우는 BMW와 아우디의 전쟁이다. 이들은 모터쇼 행사장 내 두 번째로 좋은 자리(첫 번째로 좋은 자리인 포럼은 메르세데스-벤츠만 사용할 수 있다)를 격전을 펼치는데, 필자가 찾았던 2015년에는 아우디가 e트론을 내세워 아고라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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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다양한 신차종은 물론이고 클래식카부터 고급 스포츠카, 극한의 튜닝카를 비롯해 전 세계의 튜너, 부품 공급 업체들이 모여들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연초에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가 그 해의 흐름을 보여 준다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그야말로 한 해의 마무리이자 다음 해의 전망을 옅볼 수 있다. 단순히 자동차만 전시한다고 생각하면 쇼를 절반 정도만 즐기는 것이다. 진정한 볼거리는 건물 밖에 자리 잡은 자동차 서적 부스와 각종 다이캐스트 상점에 있다. 특히 자동차 서적을 파는 부스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서적으로 가득하다. 대부분 독일어 버전이지만 영어나 불어, 이탈리아어 버전도 쉽게 볼 수 있다. 다이캐스팅 모델과 자동차 기념품을 파는 부스 역시 마찬가지다. 운이 좋으면 한정판을 헐값에 구입할 수도 있으며 4개 골라잡아 10유로 같은 할인판매도 많다. 불편한 점은 직접 다이캐스팅 더미를 뒤져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꼼꼼하게 구석구석 보려면 이틀 정도는 투자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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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크푸르트 동쪽 외곽에는 클래식카 전문 단지인 클라식 슈타트가 있다. 프랑크푸르트 시내의 복잡한 도심을 빠져나와 한적한 주택가를 따라 30분 정도 거리다. 1910년 세워진 벽돌 공장을 개조한 클라식 슈타트는 클래식카 마니아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거대한 클래식카 단지이다. 스토리지 서비스(보관)부터 리스토어(복원), 판매, 이벤트 등 클래식카 마니아들이 원하는 정보는 모두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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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클래식카를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위탁 판매를 위한 매물이나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차들인데, 차의 컨디션은 거의 박물관 수준이다. 총 400 여대 정도가 이 단지 안에 있다. 일부는 별도의 공간에 보관 중이라 일반인이 구경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독일에는 프랑크푸르트 외에도 비슷한 공간이 몇 곳 더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뒤셀도르프와 베를린에 있는 모터월드이며 매년 에센 모터쇼가 열리는 에센에는 열차 기지를 개조한 클래식카 관련 시설이 있다. 모두 관람료는 따로 없으며 한 번 들어가면 시간 흐름을 잊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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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황욱익 Wooc Ic HWANG(자동차 칼럼니스트) / 사진 : 황욱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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