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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지난해 11월 CPU 제작의 핵심인 코어 구조를 네할렘 마이크로아키텍처 기반으로 제작한 ‘블룸필드(Bloomfield)’ 코어 i7을 선보였다.

코어 i7은 기존 코어2 쿼드를 뛰어넘는 성능을 바탕으로 많은 사용자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아이팟터치, PSP, D2)의 사용을 위해 필수적인 인코딩 성능이 동일 클럭 대비 두 배나 빨라졌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없는 프로세서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러한 인텔이 코어 i7의 혈통을 잇는 인텔 코어 i5를 선보였다. 코어 i5는 출시와 동시에 화제를 몰고 있다. 그 이유는 뛰어난 성능 때문이기도 코어 i7에도 없는 코어 i5만의 새로운 기술 덕분에 상위모델을 능가하는 하극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성능의 문제를 떠나 가격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하이엔드 모델(코어 i7)과 메인스트림 모델(코어 i5)이라는 라인업 구조를 흩으러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라인업 선택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며, 코어 i7을 구입한 사용자들은 왠지 사기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코어 i5에는 어떠한 기술이 숨어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인텔 코어 i5의 코드명 ‘린필드’의 정체는? = 인텔은 코어2 쿼드를 선보이면서 제품의 라인업을 구분하는 코드명을 지역 이름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각 이름마다 붙여진 필드(Field)의 개념에서 보듯 요크필드와 켄츠필드, 블룸필드, 린필드는 마을 명이 아니라 전체 땅의 개념으로 지어진 지대를 의미한다.

인텔 코어2 쿼드의 이름인 요크필드(Yorkfield)와 켄츠필드(Kentsfield)는 일리노이 주에 있는 지역 이름을 따서 지었으며, 코어 i7의 블룸필드(Bloomfield)는 바둑판으로 토지를 나눈 6평방미터의 구역을 뜻하는 타운십(Township)의 한 이름으로 미시건 주에 위치해 있다. 린필드(Lynnfield) 역시 매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지역의 이름이다.

◇ 코어 i7 900시리즈는 트리플, 코어 i5는 듀얼 = 코어 i5와 코어 i7 900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라고 본다면 소켓 규격의 차이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등장했던 코어 i7의 경우 LGA1366을 채택했지만 코어 i5의 경우 LGA1156을 채택했다. (※ 곧 출시할 예정인 코어 i7 800시리즈의 경우 코어 i5와 같은 LGA1156 소켓을 사용한다.)

소켓이 다른 만큼 메모리 컨트롤러에도 변화가 있다. 코어 i7 900시리즈의 경우 트리플 채널 메모리 컨트롤러가 내장되어 있으며, 코어 i5의 경우 기존 코어2 듀오와 같은 듀얼 채널을 사용한다. 하이엔드 제품과 메인스트림 제품간의 차이를 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상의 차이일뿐 전체적인 성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 코어 i7에는 없는 코어 i5만의 기술이 있다? = 코어 i5는 코어 i7과 같은 코어 구조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기기와의 연결방식을 조금 다른 기술을 채용했다. 코어 i7의 경우 메모리의 정보를 전달해주는 메모리 컨트롤러를 CPU 내부에 위치시켜 메인보드 칩셋을 거치지 않고 정보를 빠르게 주고 받을 수 있는 QPI 구조를 채택했다.

하지만 코어 i5는 메모리 컨트롤러뿐만 아니라 PCI-E 컨트롤러까지 포함시켜 인터페이스 정보 역시 메인보드 칩셋을 거치지 않고 CPU와 바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DMI(Direct Media Interface) 구조를 채택했다. 이 같은 구조는 코어 i5에서 처음 도입한 것으로써 CPU와 메모리, PCI-E 간의 병목현상을 최소화 한 기술이다.

기존 메인보드와 외형을 비교해 봐도 확연히 차이가 나는 구조

덕분에 메인보드 칩셋의 주요 기능을 CPU가 가져옴으로써 메인보드 칩셋은 기존 두 개에서 하나로 줄어들었다. 지금까지의 메인보드의 구조를 확 바꾼 메인보드의 혁명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조의 단점은 없는 것일까?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 단점은 없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DMI 연결방식의 구조적인 단점을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는 “PCI-E 컨트롤러 언코어(Uncore) 영역에 있을 경우 데이터가 전달될 때 대역폭의 제한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서버급 PC가 아닌 이상 차이를 느낄 수 가 없다.”고 말했다.

◇ 코어 i5와 i7의 가격차는 10만원, 하지만 성능은 대등 = 앞서 설명을 통해 코어 i7과 코어 i5의 기술적인 차이에서 알 수 있듯이 코어 i5는 메인스트림 제품임에도 일반 사용자에게 한해서는 기술적으로 보다 나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또 코어 i5의 숨겨진 기능이 있다. 코어 i5에서는 코어 i7에서 처음 선보였던 터보부스트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터보부스트를 사용하면 CPU 사용 개수에 따라 클럭이 자동 설정된다.

기본 클럭이 2.66GHz인 코어 i7 900시리즈에서 터보부스트 기능을 사용하면 코어 하나만 쓸 때는 2.92GHz 클럭으로, 코어 2개 이상이면 2.8GHz로 설정된다. 하지만 같은 2.66GHz의 클럭을 가지고 있는 코어 i5 750의 경우 코어 하나 혹은 두 개를 쓸 때는 3.18GHz 클럭으로, 코어 3개 또는 4개를 모두 쓸 때도 2.8GHz로 설정된다.

때문에 단일 작업이나 멀티코어를 지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코어 i5가 코어 i7 900시리즈 보다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출처 : 베타뉴스

실제 IT 정보 매거진인 베타뉴스에서 진행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CPU의 렌더링 성능을 측정하는 씨네마크 R10에서 코어 i5 750이 코어 i7 920과 같은 클럭임에도 불구하고 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바로 새롭게 개선된 터보부스트의 힘이다.

이것은 인텔이 말하는 라인업 분리의 의도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PC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일에 몰두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텔은 이 같은 사건에 대해 해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현재 코어 i7 920은 코어 i5 750보다 10만원 가량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메인보드가격과 메모리 가격까지 감안 한다면 20만원은 족히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비싼 제품이 성능이 떨어진다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하는 것일까? 인텔은 이러한 물음에 해답이 되는 대안을 내놓아야 인텔 코어 i7 구매자의 반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에누리닷컴 미디어팀 정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