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과 2G의 만남
“번호에도 자부심이 있습니다” 라는 광고 문구가 있었다. 과거 SK텔레콤에서 사용했던 광고 문구인데 이 문구의 효과는 굉장히 좋아서 지금도 016 / 018 / 019 번호보다 011의 번호가 굉장히 많이 보이는 편이다.
W-CDMA. 즉, 3G 휴대폰은 010으로만 가입이 가능하다. 011과 같은 사업자용 식별자 번호가 모두 010으로 통합되면서 011과 같은 나머지 번호는 신규 가입이 안되고 기존 2G 휴대폰에서만 사용이 가능한데 이러한 제약 때문에 2G 휴대폰의 수요도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011 프리미엄은 때때로 좋은 명품 마케팅과 결합되기도 한다. 명품 휴대폰의 첫 사례를 제시한 프라다(2007년 발매)는 2G로 발매된 터치스크린 휴대폰인데 최근까지 2G 풀터치 휴대폰이 발매되지 않은 관계로 단종된 후에도 나름대로 프라다폰만의 영역을 구축했던 시기가 있었다.
011 번호를 유지하면서 풀터치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한 제약이 있었다는 것인데 이러한 틈새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몇몇 제조사에서는 2G용 풀터치 휴대폰을 내놓고 있고 스카이 듀퐁폰은 그 중 2G의 011 번호와 듀퐁의 명품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
팁. 스카이 듀퐁폰. IM-U510S와 IM-U510LE의 차이점 | |
|
|
기능적 차이로는 동일하지만 IM-U510LE는 S.T. 듀퐁과 제휴 아래 만들어진 명품 휴대폰이다. 홀드커버는 18K 금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측면 금장 장식 역시 듀퐁의 도금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밖에 홀드 커버 부분의 새겨진 문구가 다른데 IM-U510S는 Premium이 적혀있고 IM-U510LE는 S. T. Dupont 문구가 새겨져있다. |
라이터? 휴대폰!
우선 휴대기기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외형과 휴대성부터 살펴보자. 스카이 듀퐁폰은 대각선 길이 3인치(약 7.6cm)의 액정을 사용한 휴대폰이다. 액정과 홀드 커버, 하단의 터치형 버튼만이 전면에 존재하고 있고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다른 풀터치 형식의 휴대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음악 버튼이 일반적인 휴대폰의 종료 튼에 위치해 있으며 일반적인 버튼이 아닌 터치 형태의 버튼으로 되어 있다.
스카이 듀퐁폰의 특징인 독특한 홀드 커버.
홀드 커버를 열면 화면의 잠금이 풀어지며 18K 금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홀드 커버를 열리면 화면의 잠금(홀드 상태)가 해제되며,
듀퐁 라이터에서 들을 수 있는 특유의 클링 사운드 효과음이 난다.
몇몇 휴대폰처럼 종료 버튼은 제품의 오른쪽 측면에 위치해 있으며 처음 사용할 경우 측면의 종료 버튼은 불편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 밖에 통화 음량 조절 버튼과 카메라 버튼도 전부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반적인 휴대폰과는 다른 측면 버튼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종료 버튼은 기기의 오른쪽 측면에 있으며 볼륨 버튼 역시 오른쪽 측면에 위차하고 있다.
왼쪽엔 방통위 표준 20핀 표준 커넥터가 위치하고 있다.
테두리의 금장 장식 역시 듀퐁의 도장 기술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반대쪽 측면은 방통위 표준 20핀 단자가 위치하고 있다. 이어마이크 연결과 휴대폰 충전, PC 연결은 전부 이 단자를 이용한다.
아주 작은 크기는 크기는 아니지만 휴대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최근 휴대폰의 이슈는 작은 휴대폰이 아니기 때문에 이정도의 휴대성이면 갖고다니는데 충분하다.
제품의 무게도 약 88 ~ 90g 정도로 휴대하기에 부담이 없으며 전체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한 손에 쏙 들어온다.
경쾌한 터치감, 비교적 느린 반응속도
아이팟 터치나 준HD와 같은 MP3 플레이어들이 보여주는 터치스크린의 응답성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정전식 터치스크린과 손 끝에 움직이는 대로 움직여주는 반응성은 많은 사람들이 터치스크린에 열광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는데 대부분의 국내 휴대폰은 아쉽게도 해외의 MP3 플레이어들이 보여주는 부드러운 터치스크린 반응속도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스카이 듀퐁폰 역시 기존의 휴대폰들과 비교하면 크게 좋다고 할 수준은 아닌데 감압식 터치스크린 자첸 무난하지만 사용자가 누르는 대로 반응하는 휴대폰의 반응속도 자체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쓰기 못할 정도로 느린 편은 아니지만 준 HD나 아이팟 터치처럼 “휙휙” 반응하는 정도는 아니라 어느 정도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알짜배기 부가기능들
부가기능이 아무리 많아도 휴대폰은 휴대폰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스카이 듀퐁폰의 경우 다른 휴대폰들과는 사뭇 다른 부가기능들이 있는데 활용만 잘 한다면 실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부가기능들이 무장되어 있다.
전화번호부 간략 알림: 일반적인 휴대폰은 전화번호부의 내용을 검색한 후 전화번호부의 모든 내용을 보여주지만 스카이 듀퐁폰은 자주 사용하는 내용만을 표시해준다. 전화번호부의 사람을 찾아서 바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때는 전체의 내용을 보는 것보다 해당 기능만 요약해서 보여주는 편이 더 실용적이다.
다양한 알람: 언제 어디서나 갖고 다닌다는 휴대폰의 특성 때문에 휴대폰의 알람 기능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부가기능 중 하나다. 스카이 듀퐁폰은 상당히 세분화된 알람 기능을 갖고 있는데 특정 시간을 지정하는 일반적인 알람부터 모닝콜, 타이머, 특정 주기 알람 등 다양한 알람 기능을 지원한다.
금전출납부: 휴대폰보다는 PDA용 프로그램으로 많이 쓰였던 기능인데 “머니 다이어리”라는 이름의 금전출납부가 들어가있다. 기본적인 수입과 지출 내역을 카드와 현금으로 나누어 기록할 수 있으며 전문적인 PDA용 금전출납부 프로그램보다는 단순한 기능이지만 그만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위시리스트: 평소 사고 싶은 물건들을 따로 기록할 때 쓸 수 있다. 에누리의 찜 하기나 쇼핑몰의 장바구니와 비슷한 기능인데 평소 사용 빈도가 가장 많은 휴대폰에 기록한다면 사고 싶은 제품을 확실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 노선도: 다른 휴대폰에서도 대부분 있는 기능이지만 가장 최근에 출시된 휴대폰답게 9호선 정보까지 모두 표시되고 있다.
평범한 멀티미디어 성능
2G 휴대폰의 개발이 거의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에 멀티미디어 관련 기능은 평범한 편이다. 큰 개요로 뽑는다면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살펴볼 수 있다.
지상파 DMB: 스카이 듀퐁폰은 지상파 DMB 방송을 볼 수 있지만 별도의 안테나는 달려 있지 않다. 대부분의 MP3 플레이어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법인 이어폰을 안테나로 대체하는 형식인데 방통위 표준 20핀 커넥터로 된 이어마이크를 연결해야 방송 수신이 가능하다.
동영상 재생: 다른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320 x 240해상도(QVGA), 512Kbps의 비트레이트, 24프레임 정도의 동영상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정도다. 스카이 듀퐁폰의 기본 화면은 와이드이지만 동영상 재생에 있어서는 일반 4:3(표준) 화면의 동영상 재생이 더 적합하다. (이는 햅틱 아몰레드나 스카이 큐브릭과 같은 동영상 재생에 특화된 휴대폰이 아닌 이상 대부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제한사항이다)
최근 EBS에서 방영해주고 있는 애니메이션인 시간 탐험대.
4:3 일반 화면비의 애니메이션을 보기는 적당한 수준이다.
나쁘게 볼 때와 좋게 볼 때, 좋게 보이기 시작할 때
스카이 듀퐁폰은 극단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휴대폰이다. 우선 나쁜 관점에서 바라보면 스카이 프레스토폰의 가지치기 고급형 모델에 불과하다. 세부적인 기능에선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뉘앙스나 이미지는 프레스토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제품이다.
하지만 프레스토는 3G고 듀퐁은 2G다. 스카이 듀퐁폰은 011이나 016과 같은 번호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있다. 최근에 발매된 삼성의 햅틱착, 2007년에 발매된 프라다폰과 함께 2G 폰에서 선택할 수 있는 풀터치 휴대폰의 세 제품 중 하나가 된다.
게다가 햅틱착의 느낌이 대체적으로 가볍다면 프라다폰이나 듀퐁폰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어 정장이나 고급스러운 느낌의 휴대폰을 찾는 사람이라면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은 스카이 듀퐁폰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휴대폰에서 다양한 부가기능이 있더라도 차츰 쓰다 보면 대부분의 휴대폰은 문자와 통화 전용 기기로 변해가는(?) 경우가 많다. 스카이 듀퐁폰도 나름대로의 쏠쏠한 부가기능들이 탑재되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쓰이는 용도가 단순해지더라도 듀퐁 라이터의 고급스러운 느낌과 기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은 3G로 강제 통합이 되기 전까지 변치 않은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에누리닷컴 미디어팀 이홍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