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지식

PC 사용자 중에는 직접 하드웨어를 고르고 본체를 완성시키는 조립 PC를 선호하는 이들이 있다. 완제 PC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PC를 장만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하드웨어를 조립해 PC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재미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 그렇다.

 

다만 성능이 뛰어난 하드웨어는 대부분 크기가 크다.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는 고급형 제품 대부분이 길이 300mm 내외이고 CPU 쿨러는 공랭이든 수랭이든 묵직한 쇳덩이 같으며, 모든 하드웨어가 들어가야 하는 케이스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가끔은 작고 예쁜 PC도 조립해보고 싶은데 그렇다고 원하는 성능이 나오지 않는 PC를 조립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질문에 해답을 내기 위해서 최근 리안리(Lian Li)는 ‘Q58 with PCIe 4.0’(이하 리안리 Q58)을 선보였다. 흔히 리틀밸리라고도 부르는 미니 ITX 케이스인데 크기는 작지만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하드웨어 호환성이 높고, 디자인도 미려한 제품이다.

 

 

 

리안리 Q58은 전면 너비 170mm, 측면 너비 342mm, 높이 250mm이다. 전면과 측면은 미들타워 케이스와 비슷하지만 높이가 절반 정도에 불과해 훨씬 아담한 크기이다.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이고 이중 블랙 모델은 위쪽과 아래쪽 명암이 다른 투톤 배열이어서 디자인이 단조로워지는 것을 피했다. 케이스 표면은 품질이 우수한 알루미늄 재질이고 내부 섀시는 SPCC(Steel Plate Cold Commercial, 냉간 압연 강판)여서 여러 가지 하드웨어를 장착해도 충분한 내구성을 제공한다.

 

전면부 왼쪽 하단에는 USB 3.0 타입A 포트와 USB 3.1 타입C 포트가 한 개씩 있고, 후면부에 메인보드 백패널 장착부와 PCI-Express(이하 PCIe) 확장 카드 슬롯 3개가 있다.

 

측면 패널은 리안리 Q58의 외관에서 가장 개성적이다. 절반은 케이스 내부가 보이는 강화 유리 재질이고, 나머지 절반은 미세한 구멍으로 통풍구가 무수하게 있는 메시(mesh) 형태이기 때문이다.

 

두 가지 측면 패널은 위 사진처럼 위아래로 젖히는 방식으로 개방 가능하다. 각 패널 끝부분이 자석으로 케이스 본체와 부착되는 구조여서 그냥 강하게 잡아당기면 열 수 있다.

 

다만 위쪽에 달린 강화 유리 패널은 상단부 패널을 먼저 분리해야 한다. 그냥 손으로 측면 패널을 젖히려고 하면 맞닿아 있는 상단부 패널 때문에 열리지 않는다. 상단부 패널은 케이스 후면부에 핸드 스크류로 고정되어 있는데 이것을 풀고 나면 손으로 잡아당기면 분리된다.

 

참고로 양쪽 가장자리에도 핸드 스크류가 있는데 강화 유리 패널을 고정하기 위한 것이다. 강화 유리는 일반 유리보다 훨씬 더 단단하지만 그래도 강한 충격을 받아서 깨지면 사용자가 위험해지므로 안전을 위해 있는 것이다.

 

강화 유리 패널은 핸드 스크류를 풀고 나서 케이스 후면부 쪽으로 잡아당기면 쉽게 분리된다. 아래쪽 메시 패널은 핸드 스크류가 없어서 더 쉽게 분리할 수 있다.

 

구조를 보고 짐작한 이들도 있을 텐데 리안리 Q58의 각 측면 패널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장착하는 것도 문제없다. 강화 유리 패널을 아래쪽으로 옮기고 메시 패널은 위쪽으로 옮기거나 아니면 한쪽을 한 가지 패널로 통일시킬 수 있다.

 

참고로 메시 패널은 향후 공식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별매품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측면 양쪽은 메시 패널로 맞추면 케이스 통풍 효과는 극대화된다.

 

 

 

한편 리안리 Q58에 쿨링 팬이 제공되지 않아서 사용자가 따로 장착해야 한다. 위치는 상단부 패널 아래쪽에 감춰진 ‘SFX PSU MODE BRACKET’(이하 SFX PSU 모드 브래킷)이다.

 

기본 제공되는 나사를 이용하면 SFX PSU 모드 브래킷에 120mm 또는 140mm 규격 쿨링 팬을 장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후면부에 통풍구가 없어서 주로 상단부에서 케이스 내부 열기가 배출되므로 적어도 쿨링 팬 1개는 장착하는 것이 좋다.

 

 

 

일체형 CPU 수랭 쿨러 사용자는 SFX PSU 모드 브래킷에 라디에이터(열 발산 장치)를 장착하면 된다. 280mm까지 호환되므로 2열 라디에이터까지는 문제없다.

 

혹시 라디에이터 길이가 280mm를 다소 초과한 경우라도 설치가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다. SFX PSU 모드 브래킷 바로 아래쪽에는 최대 길이 304mm까지 여유 공간이 있고, 쿨링 팬과 라디에이터 위치를 서로 변경하면 최대 길이 325mm까지 공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FX PSU 모드 브래킷의 또 다른 기능은 스토리지(데이터 저장 장치) 장착이다. 기본 구성품인 확장 랙과 와셔, 나사를 이용해 2.5인치 · 3.5인치 HDD나 SSD를 장착할 수 있다. 공간상으로는 스토리지 2개 장착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면 상단부가 막혀서 케이스 내부 열기 배출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확장 랙은 하나만 제공된다.

 

스토리지나 쿨링 팬을 추가하고 싶다면 하단부 브래킷을 이용하면 된다. 2.5인치 스토리지 또는 120mm 규격 쿨링 팬을 장착할 수 있다. 하단부 통풍구는 외부에서 차가운 공기를 유입하는 통로이니 쿨링 팬을 장착할 때는 바람이 케이스 내부로 불도록 방향을 잘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케이스 전면부 바로 뒤쪽에는 2.5인치 스토리지 장착부도 있다. 끝부분에 있는 SATA 데이터 · 전원 연장 케이블을 메인보드와 파워 서플라이에 연결하면 핫스왑(Hot Swap) 방식으로 HDD나 SSD를 교체할 수 있어서 편하다. 상단부 패널만 분리하면 케이스 위쪽에서 2.5인치 스토리지를 삽입하거나 잡아당겨서 분리 가능하다.

 

 

 

꽤나 PC 조립을 해본 사람이라도 리안리 Q58 내부 구조를 보면 막막한 기분이 들 것이다. 일반적인 미들타워 케이스와 비교하면 하드웨어 장착 위치와 방향이 달라서 그렇다.

 

조립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기본 제공되는 구성품을 모두 한 곳에 모아놓고 설명서를 보면서 각 명칭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된다. 나사는 종류가 일곱 가지나 되지만 모양과 크기가 다르니 실수로 다른 곳에 끼울 염려는 거의 없다.

 

메인보드는 미니 ITX 규격인 제품만 호환된다. 가로와 세로 면적이 170 x 170mm인데 대중적인 ATX 메인보드와 비교하면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미니 ITX 메인보드는 크기가 작아서 하드웨어를 여러 개 장착하기는 어렵지만 최신 인터페이스는 대부분 지원하므로 고성능 PC용으로도 어울린다.

 

특히 요즘 미니 ITX 메인보드는 M.2 슬롯을 통해 고속 스토리지인 PCIe NVMe SSD를 사용 가능하다. 2.5인치 SSD보다 크기가 훨씬 작아서 미니 PC용으로 안성맞춤이다. M.2 슬롯이 2개 이상 있는 미니 ITX 메인보드라면 케이스 내부가 여유롭지 않은 경우에도 스토리지를 추가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편리하다.

 

리안리 Q58에는 미니 ITX 메인보드를 위 사진처럼 장착하면 된다.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PCIe x16 슬롯이 케이스 위쪽을 향하고 장착되는 위치는 일반적인 케이스의 반대편이다.

 

참고로 메인보드는 나사로 고정하기 전에 케이스 및 파워 서플라이 케이블을 미리 연결하는 것이 편하다. 나사로 완전히 고정되면 케이스 구석 근처에 있는 메인보드 커넥터에는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리안리 Q58에는 SFX, SFX-L, ATX 등 세 가지 규격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 가능하다. SFX와 SFX-L은 과거에 마이크로 ATX라고 했었는데 해당 규격으로 만들어진 파워 서플라이는 ATX 제품보다 부피가 20~30% 가량 작아서 아담하다.

 

SFX · SFX-L 파워 서플라이는 케이스 중앙에 있는 ‘PSU 브래킷’에 장착할 수 있다. 파워 서플라이에 장착된 쿨링 팬이 케이스 외부에서 공기를 빨아들여야 하므로 쿨링 팬은 리안리 Q58 측면 패널 쪽을 향해야 한다.

 

파워 서플라이와 결합시킨 PSU 브래킷은 다시 케이스 중앙에 있는 패널에 나사로 고정시키고, 파워 서플라이 전원 커넥터에는 리안리 Q58에 있는 전원 연장 케이블을 꽂는다. 이런 구조여서 리안리 Q58은 파워 서플라이가 안쪽에 있는데도 다른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케이스 후면부를 통해 전원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다.

 

파워 서플라이의 각종 케이블을 정리할 공간이 부족해 보이는데 반대편으로 넘기면 된다. 그쪽에는 그래픽카드를 장착해야 하지만 기본적인 여유 공간이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 SFX 파워 서플라이는 SFX-L 제품보다 길이가 더 짧아서 굳이 반대편으로 넘기지 않아도 무난하게 정리 가능하다.

 

ATX 파워 서플라이는 기본 상태에서 장착하지 못하고 ‘ATX PSU 브래킷’을 사용해야 한다. 앞에서 설명한 쿨링 팬과 스토리지 장착용 SFX PSU 모드 브래킷을 분리하고 그 위치에 나사로 고정하면 된다.

 

브래킷에서 절반은 파워 서플라이 장착용이고 나머지는 쿨링 팬 장착 공간이다. 1열 라디에이터로 작동하는 일체형 CPU 수랭 쿨러가 있다면 쿨링 팬 대신 그것을 장착할 수 있다. 쿨링 팬은 120mm와 140mm 두 가지를 장착 가능하지만 1열 라디에이터는 120mm 규격 한 가지만 호환된다.

 

ATX PSU 브래킷을 장착했다면 거기에 맞춰서 ATX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한다. 장착 위치가 케이스 상단으로 올라가서 SFX-L 파워 서플라이와 달리 아래쪽에 공간이 남아서 케이블 정리는 더 편리하다.

 

그래픽카드는 메인보드와 파워 서플라이 반대편에 장착부가 있다. 고급형 그래픽카드는 다양한 하드웨어 중에서도 굉장히 크고 묵직한 편에 속하며, 발열도 심하기 때문에 장착 공간 자체가 넓게 배정되었다. 케이스 하단부에 있는 PCIe x16 슬롯에 그래픽카드를 꽂고 라이저 케이블로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번 기사에서 살펴보고 있는 리안리 Q58은 PCIe 4.0 슬롯과 라이저 케이블이 적용되었는데 PCIe 3.0 버전이 적용된 모델도 따로 있으므로 최신 그래픽카드 사용자라면 제품 구매 시 그 점을 유의해야 한다.

 

위 사진은 길이 242mm인 지포스 RTX 3070을 장착한 모습이다. 리안리 Q58에는 최대 길이 320mm인 그래픽카드까지 호환되므로 지포스 RTX 3080이나 라데온 RX 6800까지는 무난하게 장착 가능하다. 다만 제조사마다 제품 크기에 차이가 있으니 정확한 길이를 알아두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앞에서 메인보드를 케이스에 먼저 장착한 상태에서는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설명했는데 쿨링 팬이나 ARGB LED라면 꼭 그렇지는 않다. 후면부 상단에 있는 ‘LED/팬 허브’에 연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LED/팬 허브는 기본 연결된 5V ARGB 케이블과 4핀 PWM 쿨링 팬 케이블을 메인보드에 있는 커넥터에 연결하면 활성화된다. LED/팬 허브에는 4핀 PWM 쿨링 팬 커넥터와 ARGB LED 3핀 커넥터가 3개씩 있어서 나중에 관련 기기를 추가하는 것이 굉장히 간단해진다.

 

 

 

위 사진은 미니 ITX 메인보드와 SFX-L 파워 서플라이, CPU 공랭 쿨러 ‘AMD 레이스 스텔스’, 120mm 쿨링 팬 2개, 지포스 RTX 3070로 리안리 Q58에 조립한 모습이다. 오밀조밀하게 각 하드웨어가 장착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CPU 공랭 쿨러는 최대 높이 67mm인 제품까지 장착 가능하다.

 

위 사진은 첫 번째 조립 상태에서 120mm 쿨링 팬 2개를 분리하고 2열 라디에이터 일체형 CPU 수랭 쿨러인 ‘리안리 갈라하드 AIO 240 ARGB’를 장착한 모습이다.

 

냉매 순환용 케이블과 라디에이터 때문에 내부 공간은 줄었지만 반대편 그래픽카드 장착부에 있는 여유 공간은 그대로여서 그쪽을 활용하면 다른 케이블 정리는 무난하다.

 

세 번째는 파워 서플라이를 ATX 규격 제품으로 바꾼 구성이다. 120mm 쿨링 팬을 하나만 장착했는데 케이스 하단부에 추가해서 쿨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경우 파워 서플라이의 각종 케이블은 그래픽카드 장착부 쪽으로 넘겨서 정리해야 한다.

 

가장 내부 공간이 부족한 일체형 CPU 수랭 쿨러를 장착한 상태에서 PC 전원을 켜봤다. 수랭 쿨러에 내장된 ARGB LED가 빛나서 케이스 내부가 화려해졌고 PC는 1시간 가까이 문제없이 작동했다.

 

리안리 Q58 같은 케이스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상태에서도 PC를 쓰는 경우가 많으므로 테스트도 한번 해보았다. 리안리 Q58에 조립한 시스템으로 프라임95와 3DMark를 동시에 실행해서 CPU와 GPU 사용률을 100%에 근접한 상태로 1시간 동안 유지했다.

 

발열이 심한 AMD 라이젠 9 5900X 프로세서와 지포스 RTX 3070가 거의 최대 성능으로 구동되었지만 CPU 온도는 80°C 내외에 머물렀고 GPU 온도는 75°C 내외였다. 두 가지 하드웨어 모두 충분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작동한 것이다.

 

 

 

지금까지 리안리 Q58을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저 작은 크기로 고성능 PC를 어떻게 조립할지 궁금하기만 했는데 차근차근 조립하다 보면 웬만한 케이스 못지 않게 다양한 하드웨어를 설치할 수 있어서 신기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비록 메인보드는 미니 ITX 규격으로 제한되지만 다른 하드웨어는 제법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니 아담하고 품격 있는 고성능 미니 PC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리안리 Q58로 그 목표를 이뤄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