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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진작 앱스토어를 만들지 못했을까?

    • 매일경제 로고

    • 2009-12-16

    • 조회 : 492

    • 댓글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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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이 국내 출시 2주일 만에 10만대 판매량을 돌파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선이 돌려진다.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아이폰의 핵심을 앱스토어라면, 이 앱스토어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진작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다.

     

    아이폰 사용자들로부터 열열한 지지를 받고 있는 앱스토어

     

    앱스토어는 결국 자료실이다. 무료 프로그램도 받을 수 있고, 유료 프로그램도 간편한 결제를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기술이란 전혀 없다. 인터넷에서는 10 수년 전부터 자료실이라는 것이 있었다. 앱스토어는 쇼핑몰이기도 하다. 인터넷 쇼핑몰도 10 수년 전부터 있었다. 전혀 새롭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스마트폰의 가장 차별화된 핵심이 프로그램을 깔았다 지웠다하면서 쓸 수 있다는 것인데, 왜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 보다 훨씬 오랜 기간 스마트폰용 운영체제 윈도우폰을 만들어 오면서 진작 이렇게 중요한 자료실+쇼핑몰을 만들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12월 들어 술자리에 가보니 대부분 아이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 대화에서 옴니아2는 그야말로 형편 없는 제품 취급을 받았다. 다들 아이폰을 사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DMB도 안되고 영상통화도 안되고, 배터리도 분리할 수 없는 불편해 보이는 아이폰에 왜 사람들은 이리도 관심이 많을까?

     

    카메라도 300만화소 밖에 안되어 1200만화소까지 나오는 요즘 휴대폰과 스펙을 비교하면 1년 전 모델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 아이폰이다. 10년쯤 전에는 모임에 나가 보면 다들 스타크래프트 이야기만 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그 당시 스타에 열광하던 것과 비슷하게 아이폰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우물안에 갖혀 있던 개구리가 어느날 우연히 우물 밖으로 나와 보고 '세상이 이렇게 넓구나' 놀라는 모습이랄까? 옴니아와 옴니아2가 최고라고 믿어 왔던 사람들이 전혀 다르지만 매우 편리한 아이폰을 보고 놀라워 하는 모습이 아닐까? '이런 다른 세상도 있었구나'  '이렇게 구현하니 훨씬 편리하네'. 이런 것을 깨달아 가는 것은 아닐까?

     

     

    사실 기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이제 소프트웨어는 끝났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더 이상 새로 개발할 소프트웨어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들도 더 이상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쓰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소프트웨어, 사람들이 많이 쓰는 소프트웨어들만 업그레이드 해줄 인력 정도밖에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아이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잠시 접게 되었다. 한 고등학생이 Kontacts라는 전화번호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앱스토어 인기 순위권에 들어 며칠 만에 몇 백만원이라는 꽤 큰 돈을 벌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을 때, '아직 소프트웨어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폰은 이런 개발자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고 있다. '더 이상 개발할 프로그램이 없다'는 낙담이 '아이폰 속에 새로운 시장이 있구나'라는 희망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아이폰 출시로 인해 국내에서는 앱스토어 경쟁이 본격 시작 되었다. SK텔레콤, KT 등이 모두 앱스토어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앱스토어가 없으면 이제 스마트폰을 팔 수 없고, 경쟁이 안될 처지가 되었다. 앱스토어에 얼마나 많은 자료가 있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어느 회사 제품을 구매할지 결정하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는 앱스토어가 이렇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애플 보다 훨씬 오랜 세월 동안 휴대폰을 만들고, 휴대폰용 OS를 만든 업체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 남들과 다른 기술이 하나도 들어 있지 않은 아이폰이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생태계 만드는 데 소홀했던 것은 아닐까? 커다란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만이 더욱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고,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앱스토어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생태계란 한 회사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고, 수 많은 개인이나 기업들이 그 제품이나 서비스로 인해 먹고 사는 시스템을 말한다. 옥션이나 지마켓이 이렇게 클 수 있었던 것도 혼자 팔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제품을 올려서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생태계는 결국 참여와 공생을 의미한다. 누구나 이 안에 들어와 돈을 벌어라. 이것은 결국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원리다. 자본주의 시장 안에서는 누구나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도록 허용해 준다. 자본주의가 성공하고 공산주의가 망한데도 이런 생태계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북한처럼 벌어 놓은 돈도 화폐 개혁을 단행해 뺐어 버리는 시스템은  이미 끝물이다.

     

    베타뉴스 이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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