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프로젝터도 ‘3차원 입체(3D)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TV·모니터뿐 아니라 프로젝터에도 3D 지원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디스플레이 분야에 큰 흐름으로 3D가 굳어질 전망이다. 특히 3D 프로젝터는 100인치 이상 대형 화면을 구현할 수 있어 안방에서 3D 영화관과 맞먹는 효과가 가능해 2010년 월드컵 등을 앞두고 프리미엄 틈새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산업계는 내다봤다.
LG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0’에서 150인치 대형 화면을 지원하는 3D 프로젝터를 첫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 안에 상용 제품을 내놓고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수요 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LG 3D 프로젝터 ‘CF3D’는 본체 하나에 렌즈 두 개를 통합한 싱글 프로젝터로 안경을 착용해 3D를 감상할 수 있는 풀HD급 제품. 다른 브랜드 제품이 3D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렌즈가 각기 다른 두 개 제품이 필요했지만 LG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이를 하나로 통합했다. 밝기는 2500안시루멘으로 색 재현성이 뛰어나고 120㎐로 최적의 3D 시청 환경을 제공한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1000만원 아래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 이용환 과장은 “월드컵과 맞물려 올해 기대를 걸고 있는 야심작”이라고 말했다.
대만 옵토마도 디지털(DLP) 칩을 활용한 3D 프로젝터 제품군을 상반기 안에 출시한다. 옵토마 측은 “3D 원년을 맞는 올해 영화·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3D로 제작될 전망”이라며 “비즈니스·홈시어터·게임용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3D 프로젝터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옵토마가 선보인 제품은 3D와 HD를 결합한 첫 ‘3D 레디(Ready)’ 제품으로 영화에서 게임 콘솔까지 다양한 3D 콘텐츠를 지원한다. 2800안시루멘급이며 명암비는 3000 대 1, 가격은 749달러 수준이다.
이에 앞서 일본 JVC도 홈시어터 시장을 겨냥해 1080p 수준의 고화질을 제공하는 3D 프로젝터를 내놨다. 무안경 방식으로 블루레이 등을 지원해 입체감 있게 3D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 뷰소닉·인포시스 등 주요 프로젝터 업체도 3D 프로젝터 출시 경쟁에 가담했다. 특히 뷰소닉이 내놓은 제품은 HD급 화면을 구현해 주며 3000안시루멘급 밝기에, 명암비는 3200 대 1이다.
3D 콘텐츠 시장은 스포츠 채널 ESPN이 3D 전문 방송 ‘ESPN-3D’를 신설하고 올해 6월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을 생중계하고 소니가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인 디스커버리와 대형 스크린 배급사 아이맥스 등과 손을 잡고 3D 방송 네트워크를 출범시키는 등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와 별도로 올해를 기점으로 영화 등 다양한 3D 콘텐츠가 블루레이 디스크 등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영화 스크린과 TV·모바일 등을 포함하는 3D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2008년 9억200만달러에서 오는 2018년 220억달러(24조6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