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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 안경, '호모글라시쿠스'시대의 도래

    • 매일경제 로고

    • 2010-03-04

    • 조회 :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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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을 착용하는 이른바 ‘호모글라시쿠스’가 부쩍 늘었다. 3D 안경은 극장의 진풍경을 연출하더니 급기야 안방까지 노크하기 시작했다. 전국 40여개 안경광학과와 안경공학과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안경 전문가의 몸값도 상한가다. 삼성전자 등 TV업체는 안경 전문가 영입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그야말로 ‘멀티 안경시대’다.

     

    3D 시대 도래로 입체 영상 시청에 필수 조건인 안경에 관심이 높아졌다. 지금 기술로는 안경을 쓰지 않고 3D입체 영상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 전문가들도 안경없이 TV를 시청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 모니터는 나와 있다. 안경 없이 TV를 보려면 풀HD 해상도를 9배 올려야 한다. 그러면 패널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가야 한다. 머리도 고정시켜 놓고 봐야 한다”면서 비안경 방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론적으로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 TV는 당분간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3D 안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3D 화면, 안경이 필수=사람이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은 ‘눈과 뇌’가 제대로 기능을 한다는 뜻이다. 사람이 입체감을 느끼는 이유가 100%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양안 시차(binocular disparity)와 뇌의 상호 작용 결과라는 게 지금까지 밝혀진 학설이다. 양쪽 눈만 있다고 해서 3D 영상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고 눈 속 수정체와 뇌의 시신경이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입체감을 느낀다.

     

    양안시차는 오른쪽과 왼쪽 눈에 다른 형상이 들어오면서 입체감이 생기는 원리다. 예컨대 한 눈을 가리고 특정 물체를 보다가 다른 눈을 가리고 보면 그 물건이 조금 이동한 것처럼 보이는 게 바로 양안시차 원리다. 입체감을 느끼기 위해선 두 눈이 사람, 원숭이처럼 같은 평면 위에 있어야 한다. 금붕어 눈처럼 머리 양쪽에 눈이 있다면 오른쪽과 왼쪽을 각각 따로 보기 때문에 입체로 볼 수 없다.

     

    ◇3D 안경, 액티브와 패시브로 구분=3D 안경은 양안시차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준다. 두 대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하나로 구현한 3D영상은 그림이 중복돼 깨끗하지 않기 때문에 3D 안경이 인위적으로 좌우영상을 구분해 주는 것이다. 가령 왼쪽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왼쪽 눈으로, 오른쪽 카메라로 찍은 화면은 오른쪽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 방식이 바로 셔터글라스(액티브)다. TV는 좌우 영상을 시분할적으로 교대로 나타내며 안경은 그 시간에 맞춰 전자적으로 열고 닫힘을 반복한다. 시간에 맞춰 열고 닫힘을 반복하는 동기식이다. 김달영 서울산업대 안경광학과 교수는 “전자적으로 빛이 한 쪽만 통과하게 만드는 제어가 가능하다”며 “3DTV에서 적용되는 안경은 특별한 기술적 도전은 없고, 원리도 복잡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편광(패시브) 안경 방식은 서로 다른 형태의 편광판이 부착된 안경을 쓰고 영상을 시청하는 형태다. 왼쪽과 오른쪽 영상이 분리돼 양안시차가 만들어짐으로써 쉽게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영화 아바타를 보기 위해 관람객이 착용했던 안경은 편광방식이다. 편광방식은 편광판을 배치하는 형태에 따라 원평광, 수직편광 등으로 세분화된다. 김달영 교수는 “안경이 어떤 방식을 채택하는지는 디스플레이 성질에 따라 다르다”면서 “안경이 디스플레이에 종속돼 있다”고 덧붙였다.

     

    ◇3D 안경 사용 시 주의할 점=전문가들은 3D 안경을 장시간 사용하는 건 금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어지러움, 눈의 피로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지러움이 느껴지면 TV 시청을 그만둬야 한다. 안경 전문가들은 “뇌신경의 50%가 눈과 연결돼 있다”며 “3D 영상을 장시간 시청하면 눈 안의 수정체와 뇌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뇌가 무의식적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안정피로’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소박스/ 베일 벗는 TV제조사 안경

     

    TV업체 역시 3D 전용 안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3D 안경은 무안경 3DTV가 나오기 전까지 적어도 5년가량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셔터글라스 방식 안경을 출시한 데 이어 소니, LG전자 등 메이저 TV제조사 역시 가정용 TV를 위한 셔터글라스 방식 제품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LG는 B2B 시장을 겨냥한 편광방식 3D 안경도 함께 내놓을 계획이다.

     

    셔터글라스 방식 안경은 수동형 3DTV에 사용되는 ‘편광형 안경’보다 입체감과 해상도가 더 뛰어나다. TV화질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TV제조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다만 셔터식은 안경에 배터리를 내장해 다소 무겁고, 가격도 비싼 게 흠이다.

     

    삼성전자의 셔터글라스 방식 3D 안경은 크게 배터리식과 충전식 2모델로 개발됐다. 국내 모 대학 안경전문가들과의 산학협력으로 개발된 충전식은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무게는 기존 3D 안경의 절반 정도인 30g에 불과하다. 이건희 회장이 착용감을 강조한 탓에 ‘이건희 안경’으로도 불린다. 3D 입체영상을 시청하기 위해선 안경을 쓴 후 안경테에 위치한 턴온 버튼을 누르면 된다. 3D 안경 생산은 중국에서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안경을 별도로 판매하기보다는 3DTV·3D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을 패키지 형태 혹은 옵션으로 묶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니 역시 셔터글라스 방식을 채택했다. 소니는 2010년형 3D ‘브라비아(BRAVIA)’ LCD TV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풀HD 3D TV 입체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안경 한 쌍을 제공할 계획이다. 액티브 셔터 안경은 별도로 추가 구매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3D 게임용 안경을 출시한 기업이 3D 안경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또 안경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과 전자업체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DTV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든다면 일반 안경처럼 안경원에서 맞춤식으로 3D 안경을 구입하는 광경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별취재팀> 강병준 차장(팀장 bjkang@etnews.co.kr), 김원석 기자, 양종석 기자, 문보경 기자, 황지혜 기자, 허정윤 기자, 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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