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는 납 덩어리, 쿨러는 비누에 스티커 붙여. 제품 구입 전 소비자 철저한 주의 요망"
거금을 들여 구입한 CPU에 CPU가 들어 있지 않았다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 국내외에서 일어나고 있다. 인텔 코어 i7 920 제품 중, 납 덩어리와 비누 쿨러가 들어 있는 가짜 CPU가 발견됐기 때문.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기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프로세서 유통업계는 발 빠르게 문제를 확인하고 나섰고 정품 프로세서를 유통하고 있는 유통 삼사(인텍앤컴퍼니, 코잇, 피씨디렉트)도 진위 여부를 재빠르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CPU는 한 해외 소비자가 구입한 코어 i7 920 프로세서에서 발견됐다. 유명 PC 판매점에서 구입한 CPU를 가져와서 확인해보니 CPU는 납덩어리로 되어 있으며, 쿨러는 비누에 쿨러 스티커가 붙어 있는 형태였다는 것.
이 소비자는 즉각 해당 쇼핑몰에 항의했고, 쇼핑몰은 전시품이 잘못 포장되어 전달된 것 같다며 배상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해외와 같은 사례의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인텔 코어 i7 920 프로세서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는 코어 i7 930 프로세서와 세대교체가 이뤄진 제품으로 공식 수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부 병행수입상이 해외 수입 경로를 활용해 일부 제품을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가짜 CPU가 샘플로 만들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중국 및 기타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대량 만들어진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CPU 전면 인쇄나 박스의 형태 등으로 봐서 대량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한 소비자 피해가 앞으로 속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 정품 CPU를 유통하고 있는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당 CPU는 비정품(그레이) 판매처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품 CPU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비정품 CPU의 경우 수입 경로가 다양해 위와 같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