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휴대폰 제조사 HTC가 자사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며 제소했다. 지난 3월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에 맞제소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HTC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글 대 애플’의 대리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포천, AP 등은 12일(현지시각) HTC가 “애플이 5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HTC가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특허는 △기기의 다른 기능과 휴대폰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동작하게 함으로써 배터리 수명을 연장시키는 기술 △배터리가 얼마나 남아있느냐에 따라 저장된 정보가 다른 종류의 메모리 사이를 이동하는 기술 △휴대폰이 숫자를 저장하고 그것을 띄워 전화를 거는 방식 등에 관한 것이다. HTC는 제소와 함께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의 미국 내 판매 금지 조치도 요청했다.
제이슨 매킨지 HTC 북미지사 부사장은 “IT산업은 공정한 경쟁과 기술 혁신에 의해 발전돼야 한다”며 “우리의 지적재산권과 파트너 기업, HTC의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에 애플을 상대로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번 제소는 애플이 지난 3월 “HTC의 휴대폰이 애플 아이폰 관련 특허 20개를 침해했다”는 법적 소송에 맞대응한 것이다. 특허 침해 공방은 표면상 애플과 HTC가 당사자로 돼 있지만, 애플이 소송을 통해 공격하려는 대상이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어서 사실상 애플과 구글의 맞대결로 볼 수 있다. HTC는 구글의 첫 번째 스마트폰 ‘넥서스원’을 제조한다. AP는 “특허 소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 금지하기는 어렵다. 특허 분쟁은 IT기업들 간에 흔한 일이고 수년에 걸쳐서 해결된다. 대부분 판결은 제품을 완전히 막기보다는 라이센스 합의를 이끌어낸다”고 전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