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게임 속으로 들어갔다. 게임은 단지 눈으로 즐기는 차원을 넘어 온몸으로 짜릿한 경험을 느끼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게임이 사람의 동작을 읽고 그대로 표현한다. 휴대형 게임기에서는 3D 입체 영상이 보인다. 영화에 이어 게임까지 밀려온 세계 콘텐츠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현장, 세계 최대 게임쇼 ‘E3’가 그 주인공이다.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E3 2010의 관람객이 단연 주목한 제품은 닌텐도의 휴대형 3D 게임기 ‘닌텐도 3D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작인식 기술 ‘키넥트’, 소니의 ‘무브’다.
닌텐도 3DS는 세계 최초로 특수 안경을 쓰지 않아도 3D 영상을 볼 수 있는 게임기다. E3에서 처음 공개됐다. 닌텐도 3DS는 위쪽 3.5인치 크기의 화면에서 3D 영상이 나온다. 아래쪽 화면은 기존 닌텐도 DS와 마찬가지로 터치스크린 화면이다. 닌텐도는 워너브러더스와 드림웍스, 디즈니 등과 제휴를 맺고 할리우드에서 만든 3D 영화도 닌텐도 3DS용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닌텐도 3DS는 내장된 두 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3D 사진이나 동영상을 만들 수도 있다. 무선인터넷 기능은 기본으로 갖췄다. ‘프로젝트 나탈’로 알려졌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작인식 게임도 E3에서 ‘키넥트’라는 이름으로 실체를 드러냈다. 키넥트는 한마디로 사람의 동작을 읽는 게임 기술이다. 몸에 아무런 센서를 붙이지 않아도, 컨트롤러를 손에 쥐지 않아도 사용자가 움직이는 대로 게임 속 캐릭터가 움직인다. 댄스 게임에서는 사용자가 신나는 춤을 추고, 요가 게임에서는 요가 동작을 해야 한다. 키넥트는 오는 11월 미국에서 먼저 판매될 예정이다.
앨런 보우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동작인식은 게임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동작인식 기술이 적용되면서 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발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소니 역시 동작인식 게임인 ‘무브’를 E3에서 처음 선보였다. 무브는 ‘닌텐도 위(Wii)’처럼 전용 컨트롤러가 필요하다. 무브는 소니가 E3에서 선보인 스포츠 게임은 물론이고 쿵푸 게임에서 빛을 발한다. 게임 밖 사람이 그 속에 들어갔다.
로스엔젤레스(미국)=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