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4 출시 연기는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에 대한 KT의 준비 불충분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애플이 KT에 아이폰4 국내 출시 연기를 이달초 사전통보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출시를 앞두고 애플과 망연동시험(IOT)을 진행하던 중 아이폰4의 새로운 기능 중 하나인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 3G와 와이파이 간의 끊김없는 전환 기능인 핸드오프에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 이 기능과 함께 와이파이 및 전파(RF) 수신율도 떨어진다는 게 애플이 내놓은 결과였다.
이 통보를 받은 KT의 책임자가 지난 10일께 애플 본사에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회의를 가진 결과, 아이폰 출시 보류가 결정됐다.
KT는 당시 이런 문제를 출시 이후 수정하거나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애플은 직접 신청하는 국내 전파 인증 등의 절차를 미뤘고 스티브 잡스는 지난 17일 이달 출시국가 발표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KT 고위관계자는 “7월 출시가 불가능 했던 것은 아이폰4의 새로운 기능을 우리나라 망에 적용했을 때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로 아이폰4를 개통한 사람들도 똑같은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술적인 결함이 굳이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기술적 문제보다는 아이패드 출시를 검토하는 SK텔레콤과의 관계나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의식한 애플이 출시 일정을 재검토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이동통신업계 전문가는 “핸드오프 기술은 국가별로 큰 차이는 없을 뿐 아니라 와이파이 망으로만 m-VoIP가 가능하도록 한 애플의 아이폰4 기능에다 3G망 연동까지 미리 시험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다른 KT 고위관계자는 “애플이 한국 출시 연기는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한국 시장에 삼성 등의 경쟁자가 있는 만큼 더 완벽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의지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KT 약관에는 3G망을 이용한 m-VoIP를 제한하고 있지만, 개인 사용자의 이용을 통제하지는 않고 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