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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특집]산업지형을 바꾼다

    • 매일경제 로고

    • 2010-09-14

    • 조회 : 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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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리모컨에 표시된 30∼40여개 버튼 중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무엇일까?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이 같은 의문을 갖고 시청자들의 TV 리모컨 이용행태를 조사했다. 수 십 여개의 버튼 중 지문이 많이 묻은 곳은 채널 및 음향을 상하로 조절하는 버튼 4개였다. 이는 시청자들의 귀차니즘과 방송사의 일방향적 송출시스템이 빚어낸 불가피한 행태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스마트TV 시대에는 어떤 변화가 발생할까.

     

     

    2010년 5월 2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날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기존 TV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선언이 나왔다. 구글 · 소니 · 인텔 등 세계적 IT기업들은 새로운 TV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다.

     

    새로운 물결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스마트TV. 무성에서 유성, 흑백에서 컬러TV,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2D에서 3D로의 기술발전에 이어 인터넷과 TV의 결합으로 요약되는 스마트TV가 거실혁명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발표였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애플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혁명처럼, 스마트TV 역시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올 가능성을 점친다.

     

    ◇바뀌는 거실 문화=스마트TV는 일상 생활에도 일대 혁명을 불러올 전망이다. 우선 바보상자에서 똑똑한 정보제공자 또는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역할이 바뀐다. 생활의 도우미, 지식정보의 보고로 불릴 스마트TV는 사고의 부재로 인한 무뇌아 양산이라는 TV에 대한 폄하를 불식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자와 TV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출현할 TV는 단순한 디스플레이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시청자가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실시간 제공하는 또 다른 가족의 일원이 될 전망이다.

     

    사용의 편의성도 한층 강화된다. 기존 리모컨뿐 아니라 입력장치가 다양화된다. 온라인 결제도 한결 수월해 지면서 주문형비디오(VOD) 시청도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애플이 개발한 아이패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역시 양방향TV의 핵심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구글TV 사용자들은 넷플릭스(Netflix), 아마존 비디오 온 디맨드(Amazon Video On Demand), 유튜브(YouTube) 등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구매한 애플리케이션도 TV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TV는 홈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하면서 스마트폰 · PC에 내장된 콘텐츠를 무선으로 전송받아, 구현하는 창(window)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스마트폰에 저장한 영화를 거실의 TV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바로 휴대폰에 저장된 동영상 사진 등을 무선으로 TV에 전송할 수 있게 해 주는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기술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자제품 기기 간에 무선으로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는 DLNA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이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5.1채널 홈시어터에는 지저분한 느낌을 주는 연결선을 없애주는 DLNA가 사실상 기본기능으로 채택되고 있다.

     

    트위터 · 페이스북 등 최근 각광받은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 사이트를 컴퓨터를 켜지 않고도 TV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지상파 및 유료방송에도 혁명=방송사들은 다양한 방송상품을 기획하면서 `운영의 묘`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그 동안 기술적 제약으로 활성화 되지 못했던 양방향 t커머스, m커머스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지상파 방송 환경에서는 데이터방송을 위한 리턴채널이 없어 제약이 있었다”며 “앞으로 이 같은 한계가 상당수 극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TV는 기름과 전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방송 주파수(RF)와 인터넷 IP망이라는 강력한 인프라를 지원받는다. 즉 방송망을 통해 가정으로 배달되는 영상은 TV를 통해 시청하고, t커머스 등에 필요한 요금결제는 인터넷 망을 이용하면 된다. 가령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홈쇼핑을 시청하다가, 마음에 드는 의류를 구입하고자 할 경우, 아이패드 또는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환경이 마련되면 스마트폰은 스마트TV와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리모컨으로 역할과 기능이 변경된다. 시청자들은 소파에 앉아서 홈쇼핑 쇼호스트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실시간으로 하게 된다. 현재 사용하는 리모컨으로는 인터넷뱅킹 이용을 위한 공인인증서 발급, 안심결제 등의 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따랐다.

     

    ◇TV콘텐츠 시장 개화=스마트TV 시대 개막은 TV용 애플리케이션 산업 활성화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세계1위 기업인 삼성전자 등 다국적 기업들이 스마트TV 생태계 조성을 위해 콘테스트를 개최하자, 그 동안 휴대폰용 앱개발에 매달렸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TV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 앱스토어에는 비디오 · 게임 · 스포츠 · 라이프스타일 · 인포메이션 등 다양한 TV용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와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도 개발자 대회를 개최하면서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멀티 채널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 콘텐츠는 TV의 효용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업체에 이어 애플 아이패드, 삼성전자 캘럭시탭 등 태블릿PC 역시 콘텐츠 개발업체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콘텐츠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에게는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창이 많아질수록 시장이 커지는 것이다. 미국 유료방송 및 케이블방송 업체들은 애플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를 이용해 TV와 똑같은 실시간 방송서비스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스마트TV는 전통적 라이벌 관계에도 적잖은 변화를 예고한다. 세계 1위 노키아의 존재감이 없어지고, 대신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한 것처럼, TV시장 역시 애플과 구글이 존재감을 확대할 전망이다.

     

    여기에 TV시장의 패권을 놓고 지난 수십 년간 경쟁을 벌여 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결도 흥미를 더하고 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는 플랫폼에서부터 콘텐츠까지 스마트TV 생태계를 독자노선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고 TV사양은 인터넷이 되면서 LED와 3D가 지원되는 TV라는 점에서 인터넷과 스마트TV는 2011년부터 하이엔드 제품의 기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셋톱박스 업계는 `우려반 기대반`이다. 스마트TV가 셋톱박스 시장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는 초고속 브로드밴드망을 타고 콘텐츠가 바로 디스플레이될 경우, 셋톱박스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를 경우, 케이블 및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시장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상반된 시각도 만만치 않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이 대표적이다. 단순 셋톱박스는 스마트TV 안으로 들어가지만 하이엔드 박스는 TV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하이엔드 셋톱박스는 홈미디어서버로 진화할 것이라고 본다. 스마트TV 시대에도 TV와 별개의 셋톱박스 시장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과 손잡고 있는 일본 소니는 CPU를 TV에 내장한 일체형 모델과 기존 TV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셋톱박스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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