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프로세서 역사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합친 통합프로세서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세계 PC용 프로세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인텔과 AMD 두 회사가 연이어 통합칩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0 인텔 개발자회의(IDF)`에서 인텔은 그래픽 통합 프로세서 `샌디브리지(Sandy Bridge)`를 발표했다. 그보다 3개월 전, AMD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2010`에서 CPU와 GPU가 합쳐진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s)`를 선보였다.
AMD는 지난 2006년 외장 그래픽카드 업체인 ATI를 인수 · 합병(M&A)하며 통합칩 개발에 착수했다. APU를 발표한지 두 달 뒤인 지난달 말에는 지금까지 써오던 ATI브랜드를 AMD로 통합해 CPU와 GPU의 구분을 없앴다. 이 제품은 고선명(HD) 720p 화질 동영상이나 게임은 별도의 그래픽카드 없이 구동할 수 있다. 다이렉트11 플랫폼과 호환성, 인터넷 브라우저 가속화 기능 등을 지원한다. 김재민 AMD 상무는 “일반 노트북에서 스타크래프트2를 구동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양에 따라 보급형 · 초슬림형 · 저가형 노트북과 데스크톱PC에 쓰이는 코드명 `자카테(Zacate)`, 넷북이나 휴대용 기기에 적합한 코드명 `온타리오(Ontario)` 2종으로 나뉜다. AMD는 서버용 프로세서인 x86프로세서 코어 `밥캣(Bobcat)`과 `불도저(Bulldozer)`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보급형 통합칩인 샌디브리지를 올 4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인텔은 지금껏 그래픽 기능을 일정부분 CPU에서 처리하는 통합 정책을 시행해왔는데, 아예 GPU 코어를 CPU와 통합한 건 처음이다. 종전에는 CPU칩과 GPU칩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구현했지만 이번에는 하나의 패키지 안에 칩으로 구현했다. 이 제품은 외장 그래픽카드 없이 대부분 게임을 구동할 수 있으며, 영상회의나 동작 인식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 PC에서 TV로 콘텐츠를 무선 전송하는 속도도 대폭 높여준다. 한인수 인텔 이사는 “제품이 출시된 게 아니라 정확한 사양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인텔 HD그래픽 기존 제품도 초고화질(FHD) 1080p 해상도를 지원했는데 샌디브리지는 성능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프로세서 시대가 개막함에 따라 외장 GPU 업체 엔비디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업 전략을 초고성능PC(HPC)나 서버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3차원(D) 입체영상 구동 성능을 높이고, 소프트웨어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