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행운 그리고 부담감의 시작 ;
필립스-세코 전자동 커피(에스프레소) 머신 HD-8944의 에누리 체험단에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기뻤던 것도 잠시, 필립스-세코 에스프레소 머신의 Line-up을 검색하여 보니 우리나라 시장에 소개된 제품 중 가장 상위 모델 중 하나인 것을 확인하고는 리뷰에 대한 부담감이 다가오더군요.
더군다나 에누리 담당자의 메일 중에는 “제품 특성상 설치기사가 직접 설치와 간단한 사용법을 교육할 예정” 이라는 군기(?) 잡는 문구까지 있어, 상당히 복잡하고 정교한 제품이구나(!) 하는 선입견에, 제품을 받아 모셔두고는 설치기사의 방문을 기다리던 중 메일을 확인하니, 에누리에서 “설치기사 방문 및 교육은 없다”는 2차 공지를 보내와 주말에 제품을 개봉하고 리뷰를 하였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사용 개인 이력 사 ;
리뷰 전 참고로 저의 에스프레소 머신 사용 이력을 소개하면, 약 10여 년 전부터 분쇄거피를 사용하는 반자동 머신을 사용하였으나 별도의 원두 그라인딩과 원두 분쇄 후 맛의 변화 등 여러모로 불편하여, 5년 전 지인을 통해 유럽용으로 제조된 이태리산 전자동 머신(가*아 제품)을 구입하여 사용하였으나 이 제품 또한 유럽과 한국의 전기 차이(200~240V/50Hz vs. 220V/60Hz, 압력펌프 등 모터가 사용되는 기기에는 교류 주파수인 Hz 도 중요함) 때문인지 맛(크리마 및 커피향 등)도 떨어지고 센서 오작동에 따른 “작동정지” 등의 불편함을 겪고는,
제품의 AS 를 고려하여 두 곳의 국산 메이커 제품을 비교 후 완전 전자동 제품의 내구성에 대한 우려 및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맛과 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인 펌프 압력을 고려하여 아**소 제품을 구입하여 현재까지 잘 사용 중에 있습니다.
중간에 캡슐커피 머신을 병행 사용하였으나, 캡슐커피 가격도 만만치 않고, 진공 밀봉되었다고는 하나 원두 그라인딩 후 바로 추출하는 것 보다는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 2~3개월 사용 후 정리하였습니다.
개인적 평가 기준 ;
제가 필립스-세코 HD-8944를 리뷰 하면서 고려한 사항은, 첫째 명품(High-End 제품)으로서 “필립스-세코”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메이커의 전통을 포함)을 느끼게 해주는지, 둘째 사용상의 즐거움(스위치 & 버튼의 조작감, 낮은 사양의 제품이 제공 못하는 사용자의 적당한 집중도를 요구하는 제품의 Complexity)을 느낄 수 있는지, 셋째는 둘째 기준과는 약간은 상충되는 점이 있는 다양한 커피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사용상의 편리함이 있는지, 넷째로 제품의 외관에 고객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존재감이 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내구성 및 AS 관련 입니다.
제품의 외관 및 초기 설정 ;
개봉 및 리뷰 하면서 몇 장의 사진을 찍었으나, 사진의 상태가 안 좋아 사진을 첨부하지 않았으니 양해바라며 검색사이트에서 본 제품을 검색하여 나오는 전문가 사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단히 포장된 제품을 개봉하니, 제품사양서 상 중량 17kg, 사이즈 280mm X 370mm X 420mm(H) 직육면체의 외양이 꽤 묵직한 느낌을 주며, 무엇보다도 스테인리스 외관이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이 가격대에서는 당연하겠지만!)
전원을 On 시키니 상단중앙 액정 판넬(칼라)에 언어 설정이 나오는데, 수만은 언어(중국어, 일본어 등) 중에 아쉽게도 한글은 없어 영어로 설정하였습니다. (다행히도 동봉된 한글 설명서는 잘 정리된 것 같습니다.)
설정에는 일반설정, 시간설정, 워터설정, 유지관리설정, 공장설정(초기값으로 환원) 등이 있으며, 이 초기설정 과정이 약간은 복잡하고 사용자를 괴롭히는(한편으로는 조작의 즐거움을 주는?) 과정 이었습니다.
특히 이중에서 워터 설정의 경우, 물의 경도 값(1~4) 설정(경도검사지 동봉되었음) 및 동봉된 브리타 간이정수 필터의 사용여부 설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별도의 구성품으로 스케일 제거용액,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되는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의 핵심인 추출그룹용 세척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경도의 경우 물에 석회질이 많은 유럽에서나 중요하고, 금수강산 물 맑은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중요할 것 같지는 않으며 (따라서 경도 값은 당연히 1로 설정, 실제 경도검사지로 테스트한 경도 값도 1이었음), 일반적으로 수돗물을 바로 사용하는 유럽과 달리 각 가정에서 정수기를 많이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브리타 간이정수 필터의 사용 또한 필요치 않을 것 같습니다.
초기설정 과정은 설명서에 따르면 되니까 생략하고, 여러 종류의 에스프레소 관련 커피(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롱, 카프치노, 라떼마끼아또, 까페라떼 등)의 각각에 따른 설정 값(원두분쇄량, 물량, 커피온도, 우유량, 거품의 농도 등등)을 세팅하고 나니, 전면 디스플레이어에서 원터치로 다양한 커피를 취향에 따라 만들 수 있어 매우 심플하고 편리하였습니다.
또한 사용 전후로 자동 세척되어 편리하게 청결한 유지 보수가 되어 좋았습니다. 카프치노 등을 제조할 때 필요한 우유통의 탈 부착이 좋았으며(사용 후 탈착하여 따로 냉장고에 보관), 특히 다른 제품의 경우 사용 후 우유관련 노즐 등의 세척을 별도로 하여 불편하였으나, 필립스-세코 HD-8944의 경우 이 과정이 자동이라 매우 편리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 그야말로 전자동(All Automatic)이었습니다.
커피를 뽑아 봅니다 ;
커피의 맛과 향 관련하여, 저의 의견은 기본적으로 원두의 종류 및 신선도에 좌우되며, 커피 머신은 커피 원두를 잘 분쇄하고 충분한 압력으로 커피 원액을 원두로 부터 추출하는 보조적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하여, 필립스-세코 HD-8944의 세라믹 그라인더의 경우, 타제품의 주물 그라인더와 대비되는 몇 가지 장점이 있었습니다. 리뷰용으로 함께 보내준 에스프레소 원두 역시 기름기가 많은 강하게 볶아진 원두여서 곱게 갈려고 할 때 커피통 홉퍼에 달라 붙지 않고 잘 갈리면서 그라인더를 통과할까 (과거의 경험상 주물 그라인더의 경우 원두표면 기름의 접착성 때문에 달라붙어 잘 내려가지 않고 헛도는-공회전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때문에 저는 기름기 많은 에스프레소용 원두보다는 조금 덜 볶은 원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는 우려를 말끔히 없애주면서 "쌕~~엑~~" 하는 경쾌한 소리로 갈리면서 원활히 원두를 분쇄해 주더군요. 또한 그라인더 재질이 세라믹이라 쇳가루와 녹 걱정도 없겠지요!
충분한 압력의 경우 제원상 펌프압력 15Bar (일부 제품의 경우 입구 및 출구 압력 중 유리한 입구 압력으로 숫자를 높인다고 하는데, 세코의 경우 보수적 수치를 적용했겠지요??) 로 가정용으로는 충분하고, 또한 실제로 커피 추출 시 크리마 상태도 훌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소한 것이지만, 밑부분 물받침에 빨간색 부표(Float)가 있어 물이 차면 떠올라 알려주는 점, 우유통 연결부 덮개가 자석으로 되어 쉽게 탈 부착되게 한 점, 사용자와 기계를 연결하여 주는 편리한 유저-인테페이스 등을 보면서, 세계 최초의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메이커인 세코의 연륜 있는 세심함 및 Know-how를 느낄 수 있었고, 필립스-세코의 캐치프레이즈인 “오리지널에는 오리지널만의 이유가 있다” 가 허언은 아니구나 하는 공감이 있었습니다.
유지보수, 각 기능 및 부품의 내구성 및 AS 등과 관련한 2차 리뷰는 좀더 긴 사용기간이 필요할 것 같아 이후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속하겠습니다.
개인적 소회 ;
사족으로, 몇 가지 느낀 아쉬운 점은, On/Off에 따른 잦은 클리닝에 비해서는 물통이 너무 작아 수시로 물 보충을 해주어야 했으며, 가격적인 면에서 현재 제가 사용중인 국산 아**소 제품 대비 에누리 최저가 약 10배 되는 가격을 고려할 때 그만큼의 만족감과 성능을 느끼게 하는가(?) 하는 점도 있으나,
이는 천만 원짜리 국산 경차나 1억 원짜리 고급 수입차 모두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품은 그것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만족감을 통해 고객을 만족 시킨다는 시장의 원리로 마무리하며, 국내에서 가장 수요층이 두꺼운 중형 자동차 급에 비유될 수 있는 가격대의 필립스-세코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기대해 봅니다.
https://cafe.naver.com/coffeemaru/71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