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와 엔비디아, 라데온과 지포스로 양분되는 경쟁은 언제나 게이머에게 즐거움을 안겨줬지만 다이렉트X 11 시대가 도래하면서 경쟁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만년 2등이었던 AMD가 라데온 HD 5000 시리즈로 반격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 선보인 라데온 HD 5000 시리즈는 뛰어난 성능에 저전력 저발열을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갔다.
엔비디아도 지포스 400 시리즈를 뒤늦게 투입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480은 뛰어난 성능을 갖췄음에도 발열과 전력 소모량에 대한 논란을 낳으며 이렇다 할 인기를 끌지 못했다. 반면 AMD는 시장 점유율을 절반 이상 차지하며 인기 몰이 하고 있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AMD는 분위기를 전환할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술 선도와 빠른 움직임으로 경쟁사를 제압할 생각이었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인 물량전으로 상대의 기를 완전히 꺾어 놓을 기세로 달려들고 있다. 라데온 HD 5000 시리즈를 선보인지 1년 남짓해 차세대 라데온, 라데온 HD 6000 시리즈를 선보인 것이다.
◇ 하이엔드 시장 휘어잡은 AMD, 이번에는 퍼포먼스 시장까지 노린다 = 다이렉트X 11 기반의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시장은 이미 AMD가 휘어 잡았다. 반면, 주류급으로 분류되는 퍼포먼스 제품군 시장에서의 주도권은 의외로 엔비디아가 쥐고 있는 상황이다.
라데온 HD 5850, 5830, 5770으로 이어지는 주류급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460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고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국내에서 약 2~30만원대에 구입 가능한 GTX 460이 가격대 성능을 무기로 탄탄한 방어선을 구축한 덕이다.
그러나 AMD가 라데온 HD 6800을 선보이고 총구를 주류 시장에 겨누면서 예측불허의 전개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HD 6870은 지포스 GTX 460 1GB를 HD 6850은 GTX 460 768MB를 견제하며 시장을 이끌 성장 동력의 역할을 하게 된다.
제품이 좋아도 소비자가 손에 쥘 수 없다면 무의미하다. 때문에 라데온 HD 6800 시리즈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제조사들이 제품을 생산할 예정인 상태다. 꾸준히 ATI 제품 만을 고집해 오던 사파이어도 빠르게 라데온 HD 6800 시리즈를 선보였다.
라데온 HD 6800 시리즈는 6850, 6870 등 총 2종으로 경쟁 제품은 지포스 GTX 460이다. 처음 정보를 통해 이 제품이 라데온 HD 6700 대의 이름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종 제품명은 라데온 HD 6800 시리즈로 결정됐다. 코드명은 바츠(Barts)고 상위 제품으로는 라데온 HD 6900 시리즈가 될 케이먼(Cayman), 듀얼 그래픽 칩셋을 얹은 안틸레스(Antilles)가 있다.
사파이어가 내놓은 라데온 HD 6800 시리즈도 국내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은 HD 6850이 25만원대, HD 6870이 31만원대로 구입에 부담이 없는 수준으로 책정된 점이 눈에 띈다.
경쟁 모델로 지목된 지포스 GTX 480도 2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한 만큼 양 제품간 경쟁은 더욱 뜨겁게 펼쳐질 것이다. 두 제품에 대한 차이는 뒤에 테스트를 통해 언급하도록 하겠다.
◇ 가장 합리적인 퍼포먼스 그래픽카드 '라데온 HD 6850' = HD 6850은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실질적인 판매가 이뤄지는 그래픽카드라 할 수 있다. 사파이어 라데온 HD 6850은 AMD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는 자체 디자인으로 설계돼 기판의 길이 및 외형에 일부 차이가 있다.
그래픽 프로세서는 960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지녔다.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전 세대의 라데온 HD 5000 시리즈와 비교해 테셀레이션 가속 및 지오메트리 처리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안티 앨리어싱 및 비등방 필터링의 처리 방식도 변경돼 더 부드러운 화면을 그리면서도 성능 하락을 최소화 했다.
기본 작동속도는 775MHz로 설정된다. 그러나 차후 여러 제조사들이 자체 제작을 통해 속도를 높인 모델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어서 큰 의미가 없다. 현재는 출시 초기이기에 AMD의 기존 설정 속도를 사용하고 있다.
▲ 사파이어 라데온 HD 6850의 기판 디자인, 단순하면서 깔끔하게 부품이 구성됐다.
메모리는 GDDR5 규격을 그대로 쓴다. 256비트 인터페이스에 용량은 1GB로 구성되고 속도는 4,000MHz로 작동된다. 메모리 구성이나 속도 등을 보면 라데온 HD 5850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특히 국내에서는 256비트, 1GB 메모리 구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제품 발매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보조 전원은 PCI-익스프레스 6핀 1개가 필요하다. 대부분 고성능 제품군도 2개 이상을 꽂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력 소모량이 적은 제품 특성상 1개의 보조전원으로 충분히 작동한다. AMD 자료에 따르면 HD 6850의 유휴시 전력 소비량은 19W, 최대 부하시 127W를 쓴다.
이 수치는 라데온 HD 5850의 151W보다 적고 라데온 HD 5770의 108W 보다는 조금 많은 수치로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비해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 지포스 GTX 460 1GB '꼼짝마!', 제대로 맞붙는 라데온 HD 6870 = HD 6870은 지포스 GTX 460 1GB와 경쟁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품으로 30만원 초반대 가격에 라데온 HD 5850을 뛰어 넘는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제품이다.
그래픽 프로세서에는 HD 5830과 같은 1,120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얹었고 32개의 컬러 ROP와 56개의 텍스처 엔진, 128개의 Z스텐실 ROP를 얹었다. 스트림 프로세서 수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틀은 라데온 HD 5850과 대부분 동일하다.
그러나 그래픽 프로세서의 다이 사이즈는 334㎟에서 255㎟로 줄었고 지오메트리 연산 능력도 초당 725만 폴리곤에서 초당 900만 폴리곤으로 10% 이상 늘었다. 작동 속도는 900MHz로 1GHz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사파이어 라데온 HD 6870의 기판 디자인, 레퍼런스 디자인과 동일하게 구성됐다.
메모리는 GDDR5 규격을 쓰고 있으며 256비트 인터페이스에 용량은 1GB로 구성된다. 속도는 4,200MHz로 작동해 라데온 상위 제품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보조 전원은 PCI-익스프레스 6핀 2개가 필요하다. 그러나 유휴시 전력 소비량은 19W, 최대 부하시 151W를 사용해 부담은 덜한 편이다. 이 수준으로 미뤄봤을 때, 80플러스 스탠다드 인증을 획득한 500W급 전원공급장치에서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 수치는 라데온 HD 5850의 151W와 같지만 유휴시 소비량은 오히려 HD 5770과 비슷하기 때문에 경쟁사 제품대비 큰 장점을 갖추고 있다.
라데온 HD 6850, 6870의 성능은 과연 어떨까?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보자, 비교는 기본 클럭 상태의 지포스 GTX 460 1GB와 라데온 HD 5770, 5850, 5870 등과 함께 진행했다.
시스템은 인텔 코어 i5 750 프로세서와 PC3-12800 4GB 메모리, MSI P55 메인보드, WD 벨로시랩터 하드디스크, 기가바이트 800W 전원공급장치로 구성됐다. 드라이버는 지포스와 라데온 모두 최신 버전을 사용했다. 운영체제는 64비트 기반의 윈도우 7 얼티미트K 버전이다.
◇ 3D마크 밴티지 - 퍼포먼스 GPU 점수
다이렉트X 10 기반의 3D마크 밴티지 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 제품을 비교했다. 우선 1,280 x 1,024 해상도의 퍼포먼스 설정으로 알아본 결과, 라데온 HD 6850은 지포스 GTX 460 1GB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고 HD 6870은 HD 5870과 5850 사이에 위치했다.
◇ 3D마크 밴티지 - 고급 옵션 GPU 점수
해상도가 1,680 x 1,050으로 설정되는 고급 옵션에서 테스트에서 각 제품 모두 하락폭은 있지만 퍼포먼스 테스트와 큰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 헤븐 벤치마크 2.1 - 프레임 평균
다이렉트X 11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헤븐 벤치마크를 통해 각 제품을 비교했다. 테스트한 결과, 라데온 HD 6870은 5870을 HD 6850은 5850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6800 시리즈가 5800 시리즈에 비해 지오메트리 및 테셀레이션 성능이 개선되었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적은 스트림 프로세서로 근소한 성능을 보인다는 점에서 향후 전개되는 HD 6000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 합리적인 가격대, 알찬 성능 갖춰... AMD의 성장 동력으로는 충분할 듯 = 다이렉트X 버전에 따라 일부 성능에 기복은 있으나 실 게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라데온 HD 6800 시리즈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 4:4 리플레이 테스트 결과 두 제품은 70프레임 수준의 성능을 보여 줌으로써 이를 증명했다.
이번 제품군은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460을 겨냥해 내놓은 제품으로 엔비디아의 텃밭을 장악함으로써 AMD의 성장에 힘을 보태고 다이렉트X 11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완전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2~30만원대로 저렴해진 가격 뿐만이 아니라, 적은 수의 스트림 프로세서로도 이전 세대 라데온 수준의 테셀레이션 및 지오메트리 가속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성능이 향상 되면서 앞으로 출시될 예정인 상위 제품 라인업에도 큰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
라데온 HD 5000 시리즈와 비교해 여러 부분에서 성능 향상이 이뤄진 라데온 HD 6800 시리즈, 가격대 성능이 뛰어난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지포스 GTX 460과의 비교가 즐거운 고민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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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명 : 사파이어 라데온 HD 6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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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프로세서 : 라데온 HD 6850(Barts Pro)
제조공정 : 40nm
스트림 프로세서 : 960개
GPU 클럭 : 775MHz
메모리 인터페이스 : 256비트
메모리 용량 : GDDR5 1GB
메모리 클럭 : 4,000MHz
인터페이스 : DP 1개, HDMI 1.4a 1개, DVI 2개
문의처 : 이엠텍아이앤씨 (www.e-mt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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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명 : 사파이어 라데온 HD 6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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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프로세서 : 라데온 HD 6870(Barts XT)
제조공정 : 40nm
스트림 프로세서 : 1,120개
GPU 클럭 : 900MHz
메모리 인터페이스 : 256비트
메모리 용량 : GDDR5 1GB
메모리 클럭 : 4,200MHz
인터페이스 : 미니DP 2개, HDMI 1.4a 1개, DVI 2개
문의처 : 이엠텍아이앤씨 (www.e-mt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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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석 기자
(kanghs@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