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블리즈컨 2010의 최대 관심사는 `디아블로3`였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마지막 직업, `데몬헌터`와 새로운 대결 콘텐츠 `투기장`이 함께 공개돼 기대감을 한층 더했다. 블리즈컨 행사장에서 직접 디아블로3 체험판을 즐기는 기회를 얻었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다양한 게임 팬들과 한 공간에서 즐기는 디아블로3의 맛은 특별했다. 디아블로3 오프닝에서 풍기는 특유의 음산함이 반가웠다. 새로운 직업, 데몬헌터를 선택해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갔다.
원거리 무기에 특화된 스킬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데몬헌터는 `팬오브나이프(Fan of Knifes)`와 같은 기존 `워크래프트3`에서 선보인 바 있는 스킬도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석궁 두 자루를 한 손에 한자루씩 쥐고 연사하는 데몬헌터의 모습은 마치 영화 `영웅본색`의 주윤발을 연상시킬 정도로 화끈한 면모를 자랑했다.
◇익숙하지만 어려워진 디아블로=디아블로3의 플레이 방식은 전작과 크게 차이가 없다. 마우스 좌 클릭과 우 클릭에 해당하는 스킬들을 지정 후 몬스터들을 클릭하면 된다. 5개까지 등록 가능한 스킬바에 스킬을 지정해 쓸 수 있게 된 것은 전작과는 달라졌다. 디아블로3는 전작에 비해 다소 어려워진 편이다. 물약 복용에 제한이 없었던 전작에서는 수많은 적들과도 대등히 싸울 수 었었지만, 디아블로3에서는 재사용 대기시간이 생겨 남발할 수 없게 됐다. 전작과 같이 `무조건 돌진하고 보는` 객기는 이제 통하지 않게 된 셈이다. 또 몬스터들의 체력이 크게 늘어나 한두 번의 공격만으로는 쓰러지지 않는다. 몬스터들은 잠시만 방심하면 플레이어를 빈사상태까지 몰고 가는 강력한 공격을 펼치기 때문에 요리조리 피해가며 유리한 지형을 지속적으로 선점해 나가야 한다.
변화된 인터페이스도 눈여겨 볼만하다. 게임 화면 우측 상단부에 미니맵이 항시 표시되어 보다 직관적인 던전 탐험이 가능해졌다. 일일이 하나씩 클릭해야 했던 골드 역시 아케이드 게임처럼 근처에 다가가기만 해도 습득할 수 있다.
◇너무 밝은 분위기는 필요 이상의 가벼움=디아블로3를 즐기면서 게임이 너무 밝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또 골드를 습득할 때마다 캐릭터 주위에 습득한 골드량만큼 숫자가 표기되는데, 이는 마치 아케이드 게임을 보는 듯한 연출로 디아블로 특유의 묵직함을 저해하는 요소다.
투기장 역시 `과연 디아블로!`라고 외칠만한 콘텐츠는 아니었다. 투기장은 최근 워낙에 많은 게임들이 내세우고 있는 콘텐츠로 다소 식상했고, 유독 마법사 직업이 강한 면모를 보여 밸런스 문제를 예고했다.
야만용사만이 오직 `분노`를 통해 스킬을 사용할 뿐, 데몬헌터를 포함한 다른 4개 직업이 모두 마나(mana)를 사용하는 획일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디아블로3 아트를 담당하는 제프 강은 블리즈컨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5개 직업이 모두 서로 다른 소스를 사용하게 할 계획이 있다”고 언급했다.
디아블로3는 당장 출시한다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일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물론 이는 마니아 입장에서 내놓은 견해 일 뿐, 블리자드 입장에서 디아블로3의 개발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완벽주의` 블리자드가 내놓는 디아블로3의 최종 결과물이 기대된다.
문영수 플레이포럼 기자 mj@playforum.net
게임성: ★★★★ 디아블로 시리즈의 정통 후속작!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래픽: ★★★★ 3D 배경과 캐릭터의 기가 막힌 조화를 확인할 수 있다
사운드: ★★★★ 극도의 공포를 완성하는 것이 바로 완벽한 사운드다
조작성: ★★★ 마우스만으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특이성: ★★★ 전작에 비해 크게 달라진 면은 없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총평: 7.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