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동통신사 고객센터를 사칭한 스팸 메시지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이통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팸 메시지들은 대부분 `최신 스마트폰으로 무료 교체해 준다`는 내용으로 이통사 고객 전화번호를 무단 사용해 무작위로 뿌려지고 있다.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 같은 메시지를 전송하는 것은 개인정보를 무단 사용하는 것으로 명백한 불법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무료 교체` 스팸 메시지는 지난달부터 급증하면서 이통사 고객센터에 접수되는 신고 건수가 최대 2~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고객들의 문의나 항의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최신 스마트폰을 최근에 개통한 고객에게까지 마구잡이로 스팸 메시지를 전송하고 있어 편법으로 확보한 고객 DB를 무단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이 같은 스팸 메시지를 전송하는 근원지를 이통 3사 휴대폰을 모두 취급하는 일선 대리점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들은 번호이동으로 휴대폰을 개통시킬 경우, 단말기당 최대 수십만원의 리베이트를 노리는 것으로 정상적인 판매 마케팅에 비해 손쉽게 대량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스팸 메시지 전송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최근 들어 스팸 메시지가 대량으로 유포되는 것은 휴대폰 교체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전 휴대폰 보조금 일몰제가 실시되기 이전에 휴대폰 보조금 지급 경쟁이 치열할 당시 개통한 고객들이 최근 대부분 2년 약정에서 풀리면서 휴대폰 교체가 가능해지자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고객 정보를 입수하기 용이한 판매점들이 스팸 메시지들을 뿌려대면서 하루에도 3~4통 이상 스팸 메시지를 받았다는 이용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 스마트폰 이용자는 “최근에 스마트폰으로 교체한 이후에 매일같이 평균 2~3차례의 스팸 메시지를 받고 있으며 많은 날에는 6, 7통을 받기도 한다”며 “대부분 최신 스마트폰 교체를 권고하거나 이통사 고객센터를 사칭해 이벤트에 당첨돼 최신 스마트폰을 상품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관련된 메시지를 받았다며 이통사 고객센터에 확인 문의를 하거나 항의하는 고객들이 계속 늘어나는 등 스팸 메시지들이 기승을 부리자 이통사들이 차단에 나섰으나 스팸 메시지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해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통사 관계자는 “스팸 전담 부서가 고객들의 신고를 접수받아 역추적 형태로 메시지 발송 대상자를 찾고 있으나 워낙 빠르게 연락처를 바꾸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다”며 “4분기에 이통사별로 새로운 스마트폰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어서 올해 말까지는 스팸 메시지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동의를 받은 고객에게만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자체 CRM을 통해서만 마케팅을 한다”며 “교체 권유나 제공 내용이 포함된 메시지는 모두 스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응답을 하지 말고 고객센터에 곧바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