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니는 ‘워크맨’의 일본내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워크맨은 1980년대만 하더라도 전자업계에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일으킨 주인공이다.
3040세대로서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특히 1980년대에 감수성 예민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워크맨에 대한 자신만의 기억과 느낌을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워크맨은 단순한 전자제품이 아니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순식간에 바꾼 제품이다. 워크맨은 제품 이름이 상징하듯, 과거 자신의 방이나 다방 등에서 앉아서 들어야 했던 음악을 거리로 불러냈다. 자신이 원하는 곳 어디에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새로운 컨셉트를 제공한 것이다.
단순한 컨셉트 변화 하나로 소니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1979년 처음 출시한 이래 지난 3월까지 전 세계에서 무려 2억여 대의 워크맨을 판매한 것이다. 이런 워크맨이 MP3플레이어의 등장 이후 서서히 퇴색하기 시작해 31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온라인판이 1923년 이후 출시된 다양한 상품 가운데 인류 생활에 영향을 준 100대 제품을 선정했다. 세계 최초의 휴대폰인 모토로라의 ‘다이나택 8000’, 소니의 휴대형 CD플레이어, 닌텐도의 휴대형 게임기 등이 눈에 띈다.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모두 뽑혔다. 국내 제품으로는 2001년 해외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휴대폰 ‘업로어’가 유일하다. 이 제품은 MP3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최초의 휴대폰으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고 한다. 국내 전자산업이 그동안 비약적 발전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인류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제품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가 국내에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탑재한 ‘갤럭시탭’을 출시했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스마트패드 열풍을 타고 출시 전부터 글로벌 IT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아 온 갤럭시탭에 대해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진정한 스마트 라이프를 구현할 혁신적인 디바이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갤럭시탭은 그동안 소수 마니아의 영역으로만 생각되던 ‘모바일 인터넷’이 보통 사람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386g 초경량 기기에 중고교 교과서와 참고서의 내용이 들어가는 것은 생각만 해도 엄청난 생활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갤럭시탭은 이리딩, 이러닝, 유틸리티, 멀티미디어, 스마트 워크 등 5개 카테고리별로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24시간 내내 갤럭시탭과 연결된 라이프 스타일이 가능해진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일과 여가를 구분하지 않는 진정한 모바일 라이프족들이 출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교육, 금융 등 각 분야가 모바일 시장으로 달려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온라인 및 SNS 시장도 모바일을 중심으로 그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그 시장의 중심에 있는 제품이 스마트패드고 국내에 처음 출시된 제품이 갤럭시탭이다.
갤럭시탭이 당초 표방한 대로 라이프 스타일의 진정한 혁명을 가지고 오는 디바이스로 자리 잡아 훗날 인류사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선정할 때 명단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서강대학교 전성률 경영학부 교수 syjun328@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