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지포스 GTX 500 시리즈를 통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지포스 GTX 580'은 성능은 물론, 과거 GTX 480에서 제기된 일부 아쉬운 모습이 개선되면서 엔비디아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지포스 GTX 570은 지포스 500 시리즈의 준플래그십 라인업으로 지포스 GTX 470을 대체할 예정이다.
이번 제품 역시 엔비디아에게 희망을 넘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을까? 아수스 GTX 570을 통해 2세대 다이렉트X 11 준플래그십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 '지포스 GTX 480 코어+지포스 GTX 470 기판' = 지포스 GTX 570 = 지포스 GTX 570의 뼈대는 GTX 580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코드명 GF110에 기반한 페르미 코어가 탑재돼 있고 다이렉트X 11과 쿠다(CUDA) 병렬 컴퓨팅 기술을 쓸 수 있다. 게임을 즐길 때 생생한 움직임을 보이는 피직스(PhysX) 물리연산 가속도 지원한다.
하지만 일부 제원에 차이를 보인다. 이번 제품에서 쿠다 코어는 480개로 지포스 GTX 480과 동일하게 구성돼 있지만 384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와 1.5GB의 GDDR5 메모리 구조는 각각 320비트 인터페이스와 1.25GB GDDR5 메모리로 하향 조정됐다. 머리는 GTX 480, 몸은 GTX 470인 셈이다.
다른 점은 작동 속도가 GF100 제품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해 있다는 점이다. 과거 GTX 470은 그래픽 프로세서가 607MHz, 메모리가 1,674(3348)MHz 였지만 GTX 570에서는 732MHz의 그래픽 프로세서 작동 속도와 1,900(3,800)MHz의 메모리 속도를 갖는다. 각각 20% 이상 상승했다. 그래픽 프로세서의 일부 구조 개선과 속도 상승이라는 부분은 GTX 570에 장점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퍼런스' 철저히 지켰다... 아수스 GTX 570
아수스 GTX 570, 엔비디아 지포스 GTX 570에 기반한 그래픽카드로 준플래그십 라인업을 담당하는 제품이다. 480개의 쿠다 코어를 얹어 GTX 480에 준하는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비디아 레퍼런스 기준 작동 속도는 732MHz지만 이 제품은 10MHz 오버된 742MHz로 작동한다. 실제 큰 수치는 아니어서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는 이전 제품 또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GDDR5를 채용하고 있다. 지포스 GTX 400 시리즈에서는 낮은 메모리 속도를 가졌지만, GTX 500 시리즈에 와서는 경쟁사 제품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속도를 보인다. GTX 570의 메모리 작동 속도는 1,900(3,800)MHz다.
인터페이스는 GTX 400 시리즈의 준플래그십 모델 GTX 470과 같은 320비트에 1.25GB GDDR5 메모리 구성을 하고 있다.
▲ 좌측부터 지포스 GTX 480, 아수스 GTX 570, 레퍼런스 GTX 570.
세 그래픽카드 모두 길이나 디자인 등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픽카드 디자인 자체는 GTX 580과 큰 차이가 없다. 길이도 동일하고 쿨러 디자인도 같다. GTX 470은 다소 짧았던 것을 떠올리면 아쉬운 대목이다.
전력 소모는 최상위 제품보다 줄었기 때문에 보조전원 커넥터는 8+6이 아닌 6+6 구조를 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밝힌 GTX 570의 TDP(열 설계 전력)는 219W로 GTX 580의 244W보다 25W 적다. 이 수준이면 80플러스 규격의 550W 전원 공급장치에서 무난하게 작동 가능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준하이엔드 PC 사용자의 전원공급장치 용량이 600W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GTX 570이 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말한다.
지포스 GTX570의 성능은?
아수스 GTX 570을 통해 지포스 GTX 570의 성능을 가늠해보자. 오버클럭이 이뤄지긴 했으나 큰 폭의 차이는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인 결과값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조군은 지포스 GTX 480과 진행하게 됐다. GTX 470도 함께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몇몇 문제가 발생해 실제 비교에서는 제외됐다.
GTX 480의 쿠다 코어가 480개지만 384비트, 1.5GB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는 것에 반해 GTX 570은 코어 수가 같아도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낮다. 이 점을 감안하고 테스트 결과를 확인하면 어느정도의 성능인지 가늠하기 쉬울 것이다. 테스트는 인텔 코어 i5 750 시스템에서 진행됐다.
- 시스템 사양
CPU - 인텔 코어 i5 750 (터보부스트 끔) / 메인보드 - MSI P55-GD85 / 메모리 - G.SKILL PC3-12800 CL9 4GB / 하드디스크 - WD 벨로시랩터 150GB / 전원공급장치 - 기가바이트 오딘GT 800W / 윈도우7 얼티밋K 64비트 / 드라이버 버전 - 260.99(GTX 480), 263.09(GTX 570)
◇ 3DMark 11 테스트
다이렉트X 11 성능을 가늠 할 수 있는 3D마크 11을 통해 성능을 비교한 결과, GTX 480과 570이 거의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근본적인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다름에도 두 제품이 비슷한 성능을 냈다는 것은 GTX 570이 전체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능을 위해서는 작동 속도와 코어의 수도 중요하지만 메모리 인터페이스 및 용량 구성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GTX 570은 근본적인 제원에서 GTX 580에 뒤쳐짐에도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는 점은 눈에 띈다.
◇ 헤븐 벤치마크 (Heaven Benchmark) - 초당 프레임 테스트
헤븐 벤치마크에서도 3D마크 11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아수스 GTX 570은 레퍼런스와 비교해 10MHz 오버가 되어 있는 관계로 성능 향상 폭은 크지 않은 점을 주목하자. GTX 570 자체는 GTX 480과 비교해 약 2~3% 수준의 성능 향상이 있는데 오차범위 내이기에 실제 체감 성능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 로스트 플래닛 2 - 타입2 초당 프레임 테스트
다이렉트X 11 기반의 게임 로스트 플래닛2를 통해 테스트한 결과 GTX 480과의 성능차가 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체감했을 때 GTX 570 쪽이 후반부로 가면서 프레임 저하율이 크다는 점을 발견했는데, 이는 GTX 570의 메모리 인터페이스의 한계에서 오는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GTX 480은 프레임 자체는 낮게 시작했지만 꾸준히 유지됐기 때문이다.
◇ 전력 소모량 측정
GTX 570의 평균 전력 소모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시스템 기준으로 325W, 게임에서는 285~295W 수준이었다. 이는 GTX 580에서 논란이 됐던 온도 측정 센서는 탑재되지 않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GTX 580은 게이밍 테스트 결과 동일 시스템에서 평균 380W 수준의 전력 소모를 보였는데, 결과적으로 최대 60W 이상의 전력 절감 효과가 있으니 엔비디아가 밝힌 219W의 TDP는 허언이 아닐 것으로 분석된다.
◇ 발열 테스트 - 퍼마크 부하 테스트
발열 수준은 어느정도일까? GTX 580, 570, 480을 통해 알아본 결과, GTX 570은 580보다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최대 도달 온도가 85도 수준이었는데 이는 GTX 580보다 6도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GTX 580은 퍼마크에서 강제 전력 억제가 이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 온도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약간 아쉬운 모습이지만 그나마 위안 삼을 만한 것은 GTX 480보다는 온도가 낮다는 점에 있다. 약 9~10도 가량 낮은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시스템 환경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 GTX 480에 준하는 성능, GF110의 본색 드러나 = 이전 세대 최상위 제품과 대등한 성능을 보인 지포스 GTX 570. 가격, 성능 모두 준플래그십 그래픽카드에 걸맞는 모습이라는 점은 고성능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성능, 전력 소모 모두 나무랄 데 없이 뛰어난 수준이기 때문에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 입맛에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어느덧 2세대로 접어든 다이렉트X 11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지포스 GTX 500 시리즈가 보여준 성능은 인상적이다. 압도적인 성능과 다양한 기술 지원은 역시 엔비디아 다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오해도 남아 있는게 사실, GTX 570을 통해 보여준 발열과 전력 소모 부분은 지포스 GTX 580이 풀어야 할 숙제다.
AMD 라데온 HD 6900 시리즈와의 일전만을 남겨 둔 지포스 GTX 500 시리즈, 그 중 GTX 570은 GTX 580보다 폭넓은 사용자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준플래그십에 맞는 가격대에 이전 세대 최상급 제품의 성능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형석 기자
(kanghs@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