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는 머리에 뿔을 달고 태어난 아이. 13세가 되는 생일날, 마을의 규칙에 따라 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어느 성으로 끌려간다. 관 속에 묶여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던 그는 우연히 발생한 지진으로 자유의 몸이 되어, 성에서 탈출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그리고 도중에 마주치게 되는 수수께끼의 소녀. 말도 통하지 않는 두 사람이지만 함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조금씩 밝혀지는 그녀의 비밀과 성의 진실...
주인공은 성의 각종 기계장치를 조작해 퍼즐을 풀며 앞길을 열어나간다. 퍼즐의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며, 도중에 진행이 막히거나 할 경우 소녀가 주는 힌트를 잘 생각해 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따금씩 그림자처럼 생긴 적들과 싸우며 소녀를 지켜야 하는데, 주인공은 추락사를 제외하고는 절대 죽지 않으므로 안심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
어둠침침한 실내와 햇살이 비치는 바깥 풍경,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캐릭터들과 소도구들. 이코의 그래픽은 동화풍의 은은한 색감과 어울려 작품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정밀하게 제작된 성의 디자인은 플레이하는 동안 실제로 성 안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멀리서 바라본 배경화면. 두 사람은 어디에?
배경음악이 없는 것 또한 이코의 특징인데, 이것이 오히려 집중에 방해받지 않고 차분히 플레이에 몰입할 수 있는 효과를 주고 있다. 게임 도중에 들을 수 있는 것은 바람이나 빗소리, 각종 장치의 효과음, 등장인물의 짤막한 대사 정도. 각 장면마다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 한층 분위기를 돋구어 준다.
그리고 언제나 주인공의 곁에 있는 요르다. 말도 통하지 않고, 늘 손을 잡고 보살펴 주어야 하는 가녀린 소녀. 처음엔 귀찮은 짐짝 정도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적들에게 쫓기고 함께 퍼즐을 풀면서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샌가 내 전부를 걸고라도 지켜주고 싶은 소중한 존재가 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이야기의 핵심을 쥐고 있는 중요인물로서...(이하 생략)
나메크어(?!)로 이야기하는 요르다. 첫번째 플레이때는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
게임하는 내내 손을 잡아 끌어주고, 그림자한테 잡혀가지 않도록 지켜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일도...
모험에 지치면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
아름다운 그래픽과 정감있는 캐릭터, 절제된 음악과 사운드, 게임을 끝내고 살며시 웃음짓게 만들었던 마지막 그 장면...
어른이라면 오래전에 잊고 있었던 꿈 속의 세계를 떠올리며 푸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조작과 적당한 퍼즐은 아이들에게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일단 엔딩을 보았더라도 두번째 플레이시엔 특전과 숨겨진 아이템이 추가되므로 손쉽게 재도전할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퍼즐을 풀며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게임으로 추천하고 싶은 바이다.
두번째 플레이시 나오는 비밀무기 "요르다 세이버".
이름의 유래는 플레이하며 직접 확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