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와이파이 무선 인터넷 연결을 통한 클라우드 카메라로 전략을 수정할 전망이다. 당초 개발이 유력했던 안드로이드나 바다와 같은 별도 운영체제를 탑재한 디지털카메라는 일단 보류됐다.
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전무)은 2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열린 ‘스마트 카메라’ 전략 발표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OS 탑재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중이긴 하지만 갈 길이 멀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는 NX200을 국내 발표하는 자리에서 “바다OS가 카메라에 탑재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월 미국 주요 외신들은 머지않아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카메라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안드로이드 탑재 여부는 고려 대상이며,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전략 수정은 OS 지원에 따른 다양한 기능을 무선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외부기기에서 하는 사용 방식이 카메라 본연의 사진 촬영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OS 내장 카메라의 부품 원가가 상승하는 점도 무시 못 할 이유다.
모바일 OS 구동에 필요한 하드웨어 사양을 갖추기 위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메모리 등을 탑재하다보면 카메라 제조 원가가 크게 높아진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새 버전이 언제, 얼마나 자주 나올지도 모르는데다, 갤럭시S2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 업그레이드와 같은 예기치 않은 문제도 일어날 수 있다.
카메라 업계 전문가는 “와이파이 모듈의 경우 제조사가 대량 구입할 때 카메라 한 대당 1천원이 들지 않는다”며 “OS를 탑재하겠다고 별도 사양을 높이느니 이미지센서와 이미지처리엔진 칩셋에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 현명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OS 탑재 카메라 대신 와이파이 기능을 갖춘 미러리스 카메라 3종, 콤팩트 카메라 3종을 공개했다. 한명섭 전무는 “향후 10만원대 저가 콤팩트 카메라를 제외하고 모든 제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기본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디지털카메라 사업 방향을 와이파이 연결에 따라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와 연동하는데 주안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무는 “카메라 트렌드가 찍고 보관하는 쪽에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진 공유 사용 방식을 특별히 강조했다.
이에 따라 OS가 제공하는 부가 기능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특히 삼성전자는 연내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인 ‘에스(S) 클라우드’를 선보일 계획이며, 이날 관련 기능을 ‘스마트 카메라’ 전략의 마지막으로 보기도 했다.
카메라 업계 소니와 니콘도 비슷한 전략이다. 소니는 지난달 ‘플레이 메모리즈 스튜디오’를 선보이며 네트워크에서 이미지와 동영상을 감상하고 편집,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니콘의 ‘마이픽처타운’도 유사 서비스가 많지만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카메라에서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형 기자 psooh@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