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인기 1위를 고수하는 격투 게임을 꼽자면 단연 ‘철권’ 시리즈를 들 수 있다. 작년 출시된 ‘철권 태그토너먼트2’가 유통사의 어이없는 정책으로 무너졌지만 기존 시리즈의 아성은 아직도 견제하다.
최근에는 이런 열풍이 가정용 게임기로 번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달 28일 닌텐도 3DS의 론칭 타이틀로 등장해 주목을 산 ‘철권3D 프라임 에디션’(이하 철권3D)의 경우 이용자들이 궁금해 하던 3D입체 격투 게임을 실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완벽 한글화로 재탄생된 이 게임은 철권 시리즈 중 가장 최신 버전을 3DS용으로 이식한 버전이다. 3D입체 화면에서 60프레임을 유지하며,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단축 콤보 기능을 통해 좀 더 손쉽게 철권 시리즈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블루레이 타이틀로 나와 철권 팬들의 관심을 받았던 3D입체 영화 ‘철권 블러드 밴전스’가 탑재돼 누구나 맨눈으로 철권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영화 역시 자막 한글화돼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다. 이 게임은 60분 간 즐겨봤다.
■3DS의 성능에 딱 맞는 수준을 보여준 철권3D
철권3D를 처음 했을 때 느낀 점은 심도 깊은 3D였다. 화면 밖으로 나올 것 같은 매뉴와 캐릭터들의 입체감은 생각보다 뛰어났으며, 부드러운 프레임 유지에 생각보다 괜찮은 그래픽 수준은 철권 팬이 아니더라도 납득할만한 수준이었다.
게임 모드는 ▲스페셜 서바이벌 모드 ▲로컬/인터넷 대전 모드 ▲퀵 배틀 모드 ▲연습/철권 카드/프로필 등으로 구성됐다. 이 모드는 철저하게 대전에만 맞춰져 있다.
기존 콘솔 버전들은 스토리 모드나 아케이드 모드, 그리고 챌린지 등 다양한 요소가 있었지만 철권3D는 이용자 또는 인공지능 적과 대결하는 요소로만 채워져 있었다. 스토리를 좋아하는 입장이라면 다소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격투 부분은 부족함이 없었다. 스페셜 서바이벌은 한 줄의 체력만으로 5명부터 100명의 상대를 격파하면서 카드 포인트 및 철권 카드를 수집하는 모드다. 당연히 기록 경쟁도 가능하며, 10명때마다 스페셜 매치가 나와 희귀 카드 수집 등을 할 수 있다.
그 외는 콘솔 버전과 동일하다. 다만 퀵 모드에서는 도전자를 일일이 선택하며 싸우던 방식을 떠나 무조건 상대방이 비슷한 급으로 변경됐다. 로컬과 인터넷 대전 모드는 접속 단계는 번거롭지 않았지만 아직 상대방이 많지는 않았다.
■십자키 조작, 이용자마다 많은 차이가 있을 것
우선 스페셜 서바이벌 모드로 게임에 들어갔다. 기자가 예전부터 했던 카즈야(철권5부터는 적응이 안 되는 캐릭터가 됐다)를 선택해 들어갔다. 터치스크린 쪽에 있는 4개의 버튼은 각각 4개의 기술에 반영이 돼 있어 초반은 이것만으로도 손쉽게 이겼다.
이 터치스크린 기술사용은 커맨드가 어려울 수 있는 기술들을 매우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줘 전투에서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했다. 카즈야를 예로 들면 ‘풍신권’으로 불리는 일종의 띄우기 기술을 마구 남발할 수 있어 초반 적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대부분 공통적으로 1번이 띄우기, 2번이 간단 콤보, 3번이 상대방을 멀리 날리는 기술, 4번이 커맨드 잡기 순으로 돼 있다. 이는 캐릭터마다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대로 만들 수 있지만 기대했던 10단 콤보나 연속기술 등을 적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다른 조작성은 다소 생각을 해봐야할 부분이다. 버튼이야 괜찮지만 십자키는 ‘최악’에 가까웠다. 이는 철권3D 문제라기보다 3DS의 단점이라고 봐야한다. 너무 작은 십자키 때문에 조작이 매우 어려웠고 특히 커맨드 기술은 정말 안 나갔다.
그나마 철권3D는 기본적으로 가드 보정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하단 대시나 공격 입력 도중에 나오는 십자키 입력은 정말 어려웠다. 기자가 손이 다소 큰 탓도 있기 때문에 생긴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개인차가 좀 있다고 본다.
5명을 가볍게 격파한 후에는 철권 카드를 2장 획득할 수 있었다. 이 카드는 별다른 특징은 없는 일종의 수집용 기능이다. 메뉴에서 철권 카드 부분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고 일부 카드는 3D입체감을 잘 살려 보는 재미를 줬다.
■괜찮지만 스토리 모드 부제와 3D입체 살린 요소 부족 문제
십자키 역시 적응하면 어쨌든 극복할 수 있다. 다만 기자에게 60분이라는 한정적 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점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서바이벌 스페셜과 퀵배틀, 그리고 인터넷 배틀을 해본 후 다른 모드를 찾기 위해 메인 모드로 나왔다.
근데 할 것이 없다. 격투 게임이 기본적으로는 대전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철권3D의 선택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되지만 혼자서 놀기 좋아하는 이용자나 철권을 처음 접한 캐주얼 이용자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영화 블러드 밴전스가 있다. 블루레이로 나와 멋진 집안 싸움을 화려한 CG로 보여줬던 이 영화는 다소 아쉬운 평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팬이라면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시간 관계상 영화는 초반 10분 정도밖에 볼 수 없었지만 사운드나 화질 모드 기대보다 좋아서 만족스럽게 봤다. 3D입체감은 3D입체 TV로 봤던 것 못지않게 입체감이 좋아서 몰입감이 상당했다. 다만 화면이 작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단점이다.
이 영상 덕분에 3DS를 활용한 영화나 영상물이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뷰 후에 영상은 끝까지 시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영상을 보는 동안 굳이 영화를 넣기보다는 스토리 모드와 멋진 CG 오프닝, 엔딩을 넣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다.
김동현 기자 dhkshj@games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