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가 소비자들에게 성큼 다가왔다. 값비싼 전문가용 제품 대신 가정에서도 쓸 수 있는 수백달러대 제품이 등장하면서다. `책상 위의 공장`으로 불리는 3D 프린터 성장세가 지속될 지 관심이 쏠린다.
<3D 프린터 대중화 시대를 이끈 메이커봇은 최근 1700달러짜리 `리플리케이터`를 내놓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7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은 미국 솔리두들이 가정용 3D 프린터를 499달러에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3D 프린터 가운데 가장 싼 제품이다. 산업용 3D 프린터는 최대 100만달러에 이르며 평균 가격도 수만달러에 이른다. 가장 저렴한 보급형 3D 프린터도 1000달러가 넘었다.
솔리두들 3D 프린터는 원하는 형태를 입력하면 가로세로 6인치인 정육면체를 깎아 실물 모형으로 출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 창업자인 사무엘 세르반테스는 경쟁사인 메이커봇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으로 가정용 3D 프린터라는 개념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메이커봇은 1700달러짜리 모델 `리플리케이터`로 3D 프린터 시장에서 소위 `대박`을 쳤다. 그동안 총 1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1988년 이후 세계에 팔린 산업용 3D 프린터가 5만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판매량이다.
최대 3D 프린터 업체로 평가받는 3D시스템즈는 지난 1월 북미소비자가전쇼(CES)에서 가정용 3D 프린터 `큐브`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오는 25일부터 1299달러에 판매가 시작된다. 수만달러짜리 전문가용 제품만 만들던 업체도 자존심을 버리고 저가 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이 시장의 성장성을 인정한 셈이다.
시장성장세를 겨냥해 업체 간 제휴, 인수합병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 3D시스템즈가 Z코퍼레이션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이스라엘 오브젯과 스트라타시스가 합병을 선언하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훌러즈 어소시에이츠는 3D 프린터 시장이 지난해 17억달러에서 2015년 37억달러, 2020년까지 5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팀 카프리 훌러즈 컨설턴트는 “3D 프린터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3D 프린터
대상을 평면에 출력해주는 2D와 달리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제 물체로 만들어 주는 프린터. 극도로 얇은 막을 쌓아 올리거나 합성수지 덩어리를 깎는 방법을 이용한다. 건축가나 항공우주, 전자, 공구제조, 자동차, 디자인, 의료 등의 분야에서 광범하게 사용돼왔다. 최근에는 한 대학 연구소가 상비약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를 선보이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 출시가 잇따르는 등 향후 활용법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