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가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결혼한 부부를 예로 들면 두사람의 핸드폰 요금에 인터넷 사용 요금, 케이블 방송 요금, 전화 요금 등이 더해져 10만원이 우습게 넘어간다. 전세값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뛰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감안 할 때 통신비의 부담이 피부로 와 닿을 것이다. (현재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고 있다. 다달이 나가는 통신비를 보면 왠지 기분이 상하곤 한다.)
평소 통화가 많고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유저들이라면 각 통신사에서 출시되고 있는 결합 요금제가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필자와 같이 통화량이나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유저들은 배려하는 요금제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결합 요금제를 사용해 불필요한 지출을 할 수밖에 없다. (통신사의 경우 최소 3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사용하게끔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통신비를 줄여 보고자 하는 유저들 이라면 이번에 살펴볼 MVNO 를 관심있게 살펴보기 바란다. (직접 요금제에 가입한 후 리뷰를 작성하는 것으로 상당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그럼 이제부터 MVNO 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MVNO 는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의 약자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또는 이동통신 재판매사업자를 의미한다. MVNO 는 이동통신망을 보유한 기존 이동통신사 (MNO) 로부터 망을 임대받아 독자적인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지칭하며 기반시설을 보유한 MNO로부터 여분의 주파수 대역폭을 임대해 고객에개 재판매 하고 있다. (자체적인 브랜드와 요금체계, 서비스 등이 독자적이지만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떨어트려 말할 순 없다.)
MVNO 는 통신망 관리비 및 유지비 등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요금을 낮출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최근 MVNO 가 활성화 되어 가고 있는 단계로 상단의 사진과 같이 다양한 사업자가 MNO 와의 망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MVNO 사업자의 요금체계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통화나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면밀이 살펴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으며 사용중인 스마트폰의 이동통신사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SKT 나 KT향 스마트폰의 경우 USIM을 지원해 호환이 가능하지만 LGU 는 유심을 지원하지 않아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처음 MVNO 사업자를 선택할 때 이런 점 까지 고려해야 한다.)
필자가 선택한 MVNO 사업자는 에버그린 모바일로 KT 망을 임대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본료가 없다는 것이 무척 매력적이었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SKT 갤럭시 탭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선택했다.) 상단의 사진은 에버그린 모바일 사이트의 모습으로 간단하게 요금제를 설계해 가입할 수 있다. @ 대부분의 MVNO 사업자 가입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어떻게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확인하는데 큰 무리가 없으리라 판단된다.
상단의 사진은 에버그린 모바일 요금제의 모습으로 별도의 기본료를 책정되지 않으며 데이터와 음성을 임의로 선택해 요금제를 설정할 수 있다. (기존 통신사에 비해 매리트가 있다는 것은 표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 스마트 제로 요금제를 신청할 경우 가입비도 면제된다.
요금제를 설계한 후 (필자는 통화량이 적어 별도의 음성요금은 설정하지 않았고 500MB 의 데이터 요금만 가입했다. 즉 만원을 내고 통화는 1초에 1.8원을 부가하며 500MB 의 데이터는 기본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만든 것이다.) 가입신청서를 작성하니 몇시간 지나지 않아 상품 배송중이라는 문구가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신규 뿐만 아니라 번호이동 서비스를 지원하며 별도의 신분증 전송 없이 가입이 가능하다. 홈페이지의 상품 신청 페이지 작성 만으로 번호이동 작업이 끝나게 된다.
며칠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측 했는데 하루만에 유심 카드가 도착했다. (박스는 큰데 유심 카드와 개통 설명서만 동봉되어 있다.) KT 망을 사용해 별도의 USIM 카드를 이용하지 않고 KT USIM을 사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자신의 스마트폰에 맞게 유심을 선택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금융 기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5,500원 짜리 일반 유심을 선택했다. 또한 최근 많은 기기에서 사용되는 마이크로 USIM 도 판매되고 있어 가입신청서 표시를 통해 받을 수 있다.)
@ MVNO 는 빠른 속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LTE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LTE 기기 사용은 가능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큰 불편은 없을 것이다. (LTE 지원 기기를 사용하면 3G 로 작동한다.)
사용하고 있던 SKT 유심을 빼고 배송받은 유심을 꽂은 후 설명서에 적힌 전화번호를 통해 개통작업을 진행하니 (등록중 몇 번 기기를 재부팅 해야 한다.) SKTelecom 문구가 olleh 로 바뀌며 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 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절차는 상당히 간단했다. 초보자라 하더라도 등록에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유심 등록을 통해 통화는 가능해 졌지만 필자의 경우 SKT에서 출시된 기기를 사용하다 보니 3G 가 작동하지 않았다. (에버그린 모바일이 KT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KT 기기 였다면 자동으로 연결 되었을 것이다.) 사용하던 통신사와 MVNO 의 임대망이 다를 경우 APN을 설정해야 정상적으로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KT 기기를 사용하던 유저가 SKT 임대망의 MVNO를 사용할 때에도 동일한 작업을 진행해야 하며 외국에서 직접 스마트폰을 구입해 사용할 경우도 APN을 설정해 주어야 한다.)
@ SKT 의 경우 별도의 표준 MMS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KT 통신망으로 등록할 경우 MMS를 사용할 수 없다. 이점 참고하기 바란다. (필자의 경우 MMS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 별다른 불편이 없지만 MMS를 자주 사용하는 유저의 경우 KT로 등록된 기기나 외산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바란다.)
설정-무선 및 네트워크-모바일 네트워크-액세스 포인트 이름 을 선택 한 후 메뉴 버튼을 누르면 '새 APN' 이 뜨는데 이것을 선택해 상단에 보이는 대로 설정값을 입력해 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폰이 동일한 환경을 지원하기 때문에 APN 등록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검색 후 등록하기 바란다.) @ 기기에 따라 유심을 장착하면 자동으로 APN을 등록하는 경우도 있다. 참조 바란다.
KT 의 경우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웹에서 'kt apn tool' 로 검색해 다운로드 받은 후 기기에 전송해 실행하게 되면 자동으로 APN을 설정해 주기 때문에 별도의 작업 없이 3G를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작업이 완료되어 좋아했건만 필자가 사용하는 갤럭시 탭 에서는 유심이 바뀌며 데이터 네트워크 설정이 비활성화 되어 3G를 사용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유독 갤럭시 탭 에서만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이 발생할 경우 마켓에서 3G 설정과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필자는 '갤럭시 3G/4G 설정' 이라는 어플을 설치한 후 바탕화면에 위젯을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
기본 설계한 500MB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올레와이파이를 기본 지원한다. APN과 마찬가지로 KT 기기들은 별도의 작업 없이 올레 와이파이를 사용 가능하지만 SKT 향 기기의 경우 고객센터를 통해 수동으로 맥 어드레스를 등록 후 사용할 수 있다. (설정-시스템 정보-상태를 누르면 맥 어드레스 확인이 가능하다.) @ 지하철 등에서 와이파이를 검색하면 두 개의 올레와이파이가 검색될 것이다. SKT향 기기를 사용하고 맥어드레스를 등록한 유저는 자물쇠가 있는 올레 와이파이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KT 올레 사이트를 보면 EG표준요금 으로 등록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각종 부가서비스의 등록 유무도 표시된다.
마켓에서 올레 미니 고객센터 어플을 검색해 설치하면 음성이나 데이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MVNO 로 가입했지만 KT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프로그램이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과정으로 필자는 얼마나 큰 요금혜택을 경험할 수 있었을까? 우선 기존에 사용하던 SKT의 경우 기본료 12,000 원에 500MB의 데이터 상품 (만원)을 가입해 총 22,000원부터 요금이 시작되었다. (통화량에 따라 요금은 계속 올라간다.) 하지만 MVNO를 사용할 경우 기본료가 없기 때문에 500MB 데이터 요금인 만원으로 출발한다. 50% 이상 요금이 절감되는 것으로 개인적으로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요금 설계에 따라 할인율이 달라지지만 30-50% 정도의 할인 해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통화나 데이터 품질에 대한 걱정도 많았는데 예상과 달리 사용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도입부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MVNO 는 통신사의 망을 임대해 사용하기 때문에 통화 및 데이터 품질 저하가 없다. 일주일 정도 통화와 데이터 사용 테스트를 해 보았는데 기존과 전혀 달라진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평소 통화량이 많지 않아 통신비에 큰 부담이 없지만 고정적으로 소비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상당히 만족스럽다. 특히 기존 통신망을 이용한 서비스 이기 때문에 통화나 데이터 품질이 우수하고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은 필자를 아주 즐겁게 해 주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MVNO 에 가입하면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일반 통신사의 경우 핸드폰 보조금을 지급해 최신 핸드폰을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으며 다양한 할인 혜택을 지원하지만 (온가족 할인, 장기간 사용 고객 할인, 복지 혜택 등등) MVNO 의 경우 기존에 사용하던 기기를 활용해야 하며 별다른 복지 혜택이 없다. 또한 최대 1GB의 데이터를 약정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경우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
평소 통화량이 많지 않고 많은 데이터 용량이 필요없는 유저들이라면 확실한 매리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모든 MVNO 와 정확히 일치하는 통화 및 데이터 사용패턴을 가지고 있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으며 통신비를 절약하고 싶어하는 유저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원영 기자 goora@noteforu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