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은 어느새 직장이나 가정에서 흔하게 쓰는 컴퓨터로 자리잡았다. 예전이라면 데스크탑 PC가 차지했을 업무와 예술작업에도 노트북을 쓰는 사용자가 늘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트북은 데스크탑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데스크탑 PC 성능이 한단계 높은 건 모바일 부품 특성상 당연하다. 모바일 부품은 전력을 더 적게 소모하면서도 크기는 작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가 프리미엄 제품에서도 노트북의 성능은 조금 무거운 업무나 창조적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그래픽 연산능력이 중요한 하드코어 게임에 있어서는 차이가 매우 컸다. 게임을 즐기려면 노트북을 사지 말고 데스크탑을 사야한다는 게 상식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고성능 부품을 탑재한 프리미엄급 노트북은 이런 상식을 뒤엎고 있다. 스마트폰에 밀려 데스크탑 PC의 발전이 주춤한 사이에 데스크탑과 이른바 '맞짱을 뜰 수 있는' 노트북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분류도 생겨났고 저발열 고성능의 모바일 그래픽 카드도 크게 발전했다. 이제는 고성능 노트북은 그 자체로 데스크탑이 부럽지 않은 완전체로 거듭난 것이다.
메인보드 명가인 기가바이트에서 프리미엄 노트북인 기가바이트 P37X를 내놓았다. 최고 성능을 원하지만 어느 정도 이동성도 갖춘 노트북을 원하는 사용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간단한 웹서핑과 오피스 작업은 물론이고 그래픽 작업, 고사양 게임까지 경쾌하게 즐길 수 있는 이 제품을 살펴보자.
디자인 - 고급스러운 블랙메탈, 두께 22.5밀리미터의 슬림형
프리미엄 제품은 겉모습부터 달라야 한다. 이 제품은 묵직하고도 품위있는 검은 색 메탈 재질을 썼으며 상판에는 은색으로 빛나는 기가바이트 로고가 새겨져 있다. 라운딩된 사각형이라는 노트북의 기본 틀 위에서 기능적이면서도 미려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노트북을 쓸 때 손에 직접 닿는 부분에서 금속의 느낌이 견고하고도 고급스럽다. 또한 메탈 재질은 효과적인 냉각에도 도움이 된다.
화면크기 17.3인치(43.94센티미터)제품이기에 자주 휴대하는 용도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휴대성과 편의성을 충분히 주는 디자인이다. 두께 22.5밀리미터는 가방에 넣었을 때도 부피를 적게 차지한다. 무게는 2.8킬로그램으로 성능에 비해 상당한 경량이다.
노트북에서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프로세서인 i7과 그래픽칩 가운데 최고 성능인 GTX980을 탑재하고도 이 정도로 경량화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같은 사양의 일반적인 제품의 무게는 5킬로가 넘고 두께 역시 30밀리미터에 가깝다.
뒤로 젖혀서 쓰는 디스플레이 상판은 사용자가 여는 부분이 살짝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 손가락이 미끄러지지 않고 바로 열린다. 상판과 하판을 연결하는 힌지는 단단히 이어져 있으며 화면 각도를 잘 유지해 준다. 힌지 아랫부분에는 돌비 디지털이 지원되는 스테레오 스피커가 있으며 중앙에 은색 메탈느 낌의 원형 전원 스위치가 위치한다. 그 아래로 키보드, 트랙패드, 상태표시 LED가 붙어있다.
맥북에 장착되어 인기를 누린 바 있는 화이트 LED 백라이트 기능이 달린 키보드를 탑재하여 어두운 곳에서도 문서작성이나 게임을 즐기기 편하다. 사용자가 단축키를 통해 백라이트 기능을 조절하고 밝기를 변화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숫자키 모음인 텐키까지 있는 풀 사이즈 키보드를 제공한다. 이렇게 널찍한 키보드를 넣어도 17인치라서 공간이 남는데 여기에 매크로 키까지 추가했다. G에서 G5까지 세로로 늘어선 6개의 특수 매크로 키는 게임에서 단축키로 설정해놓으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기능 - 극상의 화질, 풍부한 연결 단자
프리미엄 노트북으로서 기가바이트 P37X의 성능은 그야말로 최상이다. 우선 화면은 화면크기 17.3인치 풀HD(1,920X1,080) 해상도이다. 광시야각 패널을 탑재했기에 화질이 우수하며 어떤 각도에서 보아도 색감이 왜곡되지 않는다. 밝기나 선명도에서도 뛰어나서 일반적인 용도라면 별도의 모니터가 필요없을 정도이다.
고성능 노트북 답게 확장성이 뛰어나다. 제품 우측에는 USB 3.0단자 두개, HDMI단자 1개, D-SUB 모니터 단자가 달려있다. 그 옆에는 직류 어댑터와 연결하는 전원 연결 단자가 있다.
우측에는 보안을 위한 켄싱턴락 단자와 1Gbps 랜단자, USB 2.0 단자 두개, SD카드슬롯, 이어폰과 마이크 단자가 있다. 가지고 다니는 노트북이면서도 집이나 회사에서 쓰기에 충분해서 별도의 허브나 확장포트가 필요없다.
처리속도를 좌우하는 하드웨어 역시 뛰어나다. CPU는 미세공정 개선으로 전력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하스웰 기반의 인텔 코어 i7-4720HQ(2.6GHz)를 채택했다. 메모리는 16기가바이트(GB)이며 저장장치로는 속도빠른 SSD 256기가바이트가 달려있다.
일반적인 PC 작업이라면 전혀 느려질 걱정이 없다. CPU성능에서도 i5-4690K 같은 데스크탑용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더 좋다. 실제로 사진파일을 열거나 동영상을 재생하는 데 써보았지만 얼마나 빠른 지도 측정하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환경이다. 풀HD를 비롯해 4K동영상을 재생했을 때도 전혀 느려지지 않았다.
성능 - 노트북으로 가능한 최고의 속도
요즘 PC성능의 핵심이 되는 것은 3D 그래픽 처리능력이다. 일반적으로 노트북은 내장그래픽을 쓰거나 낮은 성능의 별도 그래픽 칩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3D그래픽 능력이 가장 떨어진다.
하지만 이 제품은 다르다. 엔비디아에서 내놓은 GTX980M 모바일 그래픽카드를 탑재했다. GTX980M은 노트북에 탑재할 수 있는 그래픽 카드 가운데 최고 성능을 가졌으며, 왠만한 상위 데스크탑 그래픽 카드와 동등한 성능을 보인다. 하위 모델인 GTX970M에 비해 20퍼센트 이상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우선 3D MARK를 이용해 그래픽 성능을 측정해 보았다. 게임 아이스스톰과 클라우드 게이트, 파이어스트라이커를 이용한 테스트에서 상당히 우수한 그래픽 처리 능력을 나타냈다. 이 정도라면 고사양이 필요한 게임에서도 옵션을 아래로 조정해서 원활하게 만들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GTX980M은 CPU에 내장된 HD 4600과 같이 듀얼그래픽으로 동작한다. 간단한 업무처럼 저전력소모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HD 4600을 쓰지만, 고성능 그래픽 처리가 필요한 소프트웨어에서는 자동으로 GTX980M으로 전환해서 작동한다. 그래픽 전용으로 8GB GDDR5 메모리가 별도 내장되었기에 폴리곤 처리양이 많아도 쉽게 느려지지 않는다.
시네벤치 R15를 이용해서 자세한 GPU 성능을 테스트했다. 오픈GL 가속능력에서는 지포스 GTX 460 같은 지난 세대의 중상위 그래픽 칩보다 두 배 이상 빠른 가속 능력을 보여준다. 데스크톱으로 보면 gtx760 그래픽카드 이상의 성능이다. 노트북으로서의 한계를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는 고성능이다.
게임플레이 - 어떤 게임이든 원활한 플레이 가능
사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각종 벤치마크가 보여주는 숫자는 체감이 잘 되지 않는다. 수치 데이터를 정확히 해석할 능력도 없을 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사용자에게 그런 수치보다 절실히 와 닿는 것은 직접 구동시켰을 때 얼마나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느냐이다.
게이머를 예로 들면 벤치마크 샘플로 이용되는 게임은 한정되어 있지만 사용자가 즐기는 게임은 보다 다양하다. 또한 장시간 게임을 즐기면서 여러 가지 그래픽 연산이 필요한 상황을 맞았을 때 얼마나 잘 처리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사용자가 원하는 건 최대한 고화질로 세팅한 게임을 얼마나 끊김없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기가바이트 P37X를 가지고 직접 게임을 즐겨보았다.
첫번째로 코에이의 진삼국무쌍 8을 실행시켰다. 위촉오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삼국연의의 무장들이 전장에서 직접 무기를 가지고 상대 병사를 물리치는 게임이다. 전투장면에서 화려한 액션과 비주얼 효과가 뛰어난 게임이다. 또한 그래픽칩 입장에서는 하나하나가 렌더링해야하는 작업인 병사들이 한꺼번에 수십명, 수백명씩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럴 때 그래픽 처리 능력이 낮은 노트북은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려지거나 그래픽 품질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 제품은 최고 품질의 그래픽 옵션을 설정하고도 끊김없이 빠른 프레임을 유지했다. 적이 아무리 몰려와도 걱정없이 적병을 상대로 하는 경쾌한 타격감을 즐길 수 있었다. 화면 상단 좌측에 보이는 노란색 숫자가 초당 순간 프레임 수이다.
두번째로 핵전쟁 뒤 몰락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 폴아웃 뉴베가스를 구동했다. 방사능으로 덮인 세상에 대한 풍자와 시니컬한 블랙코미디를 강조한 작품이다. 이 게임은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다양한 도구와 무기를 집어들고 싸우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래픽 옵션을 최고로 설정한 상태에서도 순간적인 마우스 움직임이나 키보드 조작에 즉각 반응했다. 배경도 잘 렌더링해서 음울하고도 때로는 폭소를 유발하는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역시 한번도 느려지거나 끊어지는 현상이 보이지 않았다.
세번째로 에뮬레이터를 이용한 게임도 해보았다. 플스2 에뮬을 이용해서 액션성이 강한 3D게임을 해보았다. 건담이 나와서 자쿠를 상대로 빔샤벨을 휘두르며 '무쌍을 찍는' 건담무쌍에서도 느려지는 현상 없이 경쾌한 타격과 무쌍난무가 가능했다. 에뮬레이터는 최적화가 덜 된 경우가 많아서 그래픽 수준에 비하면 PC에 부하를 많이 주는 편이다. 그럼에도 압도적인 가속능력으로 인해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었다.
총평 - 노트북으로 낼 수 있는 최고 성능을 원한다면!
기가바이트 P37X는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를 따져가며 구입하는 제품이 아니다. 가볍게 들고 다니며 문서작성을 하기 위한 제품도 아니다. 이 제품은 최고의 성능을 원하면서 그것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용자를 위한 노트북이다.
이제까지 게임이나 무거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데스크탑 PC를 구입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 제품은 거기에 선택의 여지를 준다. 때로는 가지고 다닐 수도 있으며 디자인도 매끈한 것이 노트북의 장점이다. 그런 노트북의 장점을 가지면서도 데스크탑 수준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GTX980M은 게임에 아주 강하다. 또한 고성능을 내면서도 요구전력(TDP)은 165와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동급 데스크탑의 절반도 안되는 전력을 소모하면서 같은 수준의 성능을 보이고 열까지 적게 내기에 소음도 적다는 이점이 있다. 노트북이 낼 수 있는 최고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매력이 있는 것이다.
간단한 업무부터 최신 하드코어 게임까지 모두 한 대로 가능한 노트북을 원하는 사용자는 상당히 많다. 그들에게 더 바랄 것이 없는 최고 성능의 노트북 기가바이트 P37X를 추천해본다.
베타뉴스 안병도 기자 (https://www.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