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프린터는 반드시 갖춰야 할 PC 주변 기기다. 연말 정산이나 민원서류, 비자나 항공권 이티켓 같은 서류도 프린트해야 한다. 회사에서도 계약서나 공문서 등 중요한 건 반드시 출력해서 보관한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후지제록스프린터스가 만든 M215FW. 프린트, 복사, 스캔, 팩스 기능에 무선 네트워크까지 더한 흑백 복합기다. 설치와 사용의 편의성, 속도를 높인 것이 특징.
특히 편의성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일단 초보자도 두렵지 않을 만큼 설치가 간단하다. 윈도우OS에선 유선랜을 연결하고 간편 설치 마법사가 시키는 대로 클릭만 몇 번 하면 된다. 맥 OS에선 마법사를 지원하지 않지만 드라이버만 깔면 끝. 복잡한 프린터 설정 생각하며 주눅 들거나 누가 설치해주길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Just Do It.
LCD 창을 달아 조작이나 관리가 편하다. 터치스크린이 아닌 걸 알면서도 자꾸 터치하게 되는 게 좀 머쓱하지만 적절한 한글화로 어렵지 않게 원하는 메뉴를 고를 수 있다. 두꺼운 가이드북을 보지 않아도 웬만한 기본 설정은 거뜬하다.
또 하나의 편의성은 무선 기능이다. 공유기에 연결해 놓으면 원하는 데이터를 무선으로 보낸다. 굳이 M215FW를 물려 놓은 PC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전용 앱도 만들었다. 후지제록스 프린터&스캔 유틸리티 앱을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있는 사진이나 연락처를 직접 출력한다. 스캔한 이미지도 바로 가져올 수 있다. 앱은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지원.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PC를 거치지 않아도 출력하거나 스캔하는 기능. 앞부분에 있는 USB 단자에 메모리를 꽂으면 내부에 있는 파일을 바로 출력하거나 스캔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PC에 앉아 파일을 열고 인쇄를 누르거나 스캔 프로그램을 여는 것보다 프린터 앞에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되니 훨씬 빠르다. 급하게 나가야 하거나 작업 결과물을 빨리 확인하고 싶을 때 아주 유용하다.
인쇄 속도도 빠르다. 예열 시간은 36초 이하, 첫 페이지 출력 시간은 8초 이하며 분당 최대 24장을 뽑아낸다. 실제로 뽑아 보니 테스트 때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첫 페이지 출력 시간은 7~8초, 텍스트와 이미지가 섞인 17장짜리 문서를 뽑는데 45~47초 정도 걸렸다. 한 장 나오는데 3~4초 정도 걸린 셈. 이 정도면 무난한 수준이다. 스캔도 A4 용지 한 장에 10초 내외.
친환경 기능도 M215FW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인쇄 정착 온도가 20도 이상 낮은 EA-ECO 토너를 사용해 최대 40%의 에너지 비용을 줄인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에너지세이버 버튼을 눌러 소비 전력량을 줄인다. 물론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전환된다.
결과물은 대체로 만족할 만한 수준. 인쇄의 경우 선명하고 깔끔하다. 특히 텍스트의 얇은 선과 둥근 부분 처리가 매끈하다. 단 이미지는 좀 아쉬운 편. 굴곡 있는 테두리 부분에 계단이 많이 보인다. 참고로 원본 파일에 컬러가 들어간 경우 결과물 퀄리티가 약간 떨어지는 편이니 출력하기 전에 흑백으로 바꾸는 게 좋다. 흑백인 경우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하니까.
스캔 결과물은 선명한 색감에 디테일까지 잘 살린다. 단 다른 스캐너도 마찬가지지만 빛이 안 들어가도록 주의할 것. 특히 책 스캔은 각별히 신경 쓰는 게 좋겠다. 복사 결과물은 굴곡 부분의 퀄리티가 약간 떨어지니 감안해야겠다.
410x389x318mm 크기에 무게는 9.9kg으로 좁은 공간에 두기 좋은 4-in-1 복합기다. 최대 해상도는 1200x1200dpi, 내장 메모리는 128MB며 가격은 현재 10만원대 후반에 형성돼 있다.
이 정도면 가정에서 개인용으로 쓰거나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간편하게 구축하려는 소규모 사무실에 어울리겠다. 설치부터 사용까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데다 무선 환경까지 갖췄으니 활용성도 충분할 것. 단 컬러 인쇄가 필요한 경우, 텍스트보다 이미지 출력이 많은 곳은 좀 더 생각해 보자.
한만혁 / TECH / 201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