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이밍 노트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트북이라고 하면 단순한 업무용으로 쓸 수 있는 성능이라는 인식이 점점 깨지고, 보다 다용도로 쓰는 사용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노트북은 데스크탑의 성능을 따라가기 힘든 점이 많다. 가지고 다닐 수 있게 작고 가벼워야 하며, 배터리로도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전력소모량이 작아야 하기 때문이다. 작고 가벼운 크기를 만들기 위해 기판 크기를 줄이고 발열을 고려한 설계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탑재하는 CPU의 성능이나 메모리 용량이 적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배터리 사용까지 고려한 저전력 소모를 생각하면 설령 고가 노트북이라고 해도 제대로 처리성능을 내기 힘들다.
또한 이런 부분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가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제작, 3D그래픽 능력을 많이 요구하는 하드코어 게임이다. 같은 데스크탑 PC에서도 높은 가격대의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있어야만 제대로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IT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점차 이런 한계가 무너지고 있다. 노트북에 장착할 수 있는 작고 전력을 적게 소모하면서도 고성능을 보여주는 그래픽 가속 칩이 장착된 노트북이 등장하고 있다. 기가바이트에서 내놓은 판타소스 P15F V3는 이런 흐름에 맞춰 적절한 게이밍 성능까지 품은 고성능 노트북으로 출시되었다. 이 제품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디자인 - 올 블랙, 커팅한 사각형, 풀 사이즈 키보드
판타소스 P15F V3는 15.6인치(36.6센티미터) 화면을 가진 포터블 노트북이다. 이 화면 크기는 언제 어디서든 가지고 다니다가 사용하는 사용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비교적 간편하게 장소를 옮겨 사용할 수는 있지만 한 자리에서 고정적으로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고객을 위한 제품이다. 따라서 디자인을 포함한 각종 요소들이 이런 사용자를 겨냥했다.
전체적으로는 중후한 느낌을 주는 검은 색을 적용했다. 광택없는 검은 색은 특별히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무게감과 깔끔한 느낌을 준다. 전형적인 사각형 디자인이지만 윗면의 양옆과 뒷면을 비스듬하게 커팅한 모양으로 변형을 준 것이 신선하다. 상단에는 GIGABYTE 마크가 은색으로 선명하게 박혀있다.
상판을 펼치면 키 사이가 분리된 아이솔레이트 스타일의 풀 사이즈 키보드가 드러난다. 키보드 색깔도 검은 색이며 각 키의 마무리 가공이 잘되어 있어 사용감이 좋은 편이다. 키 자체는 간격을 확보하기 위해서 약간 작지만 키감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키보드 아래로 위치한 트랙패드는 감도가 우수하며 만지는 느낌도 비교적 좋다. 스위치는 일자로 되어 있지만 왼쪽과 오른쪽 부분의 클릭이 독자적으로 가능하다.
아랫면은 열을 배출하기 위한 방열구와 배터리 장착부분, 하드디스크와 DVD드라이브를 위한 공간이 구역별로 나누어져 있다. 메모리를 증설하거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려면 아랫면의 해당 면 덮개를 조인 나사를 풀고 열면 된다.
확장성 - 다양한 단자 지원, eSATA 연결도 가능
외부기기와의 연결과 확장을 위한 단자배치는 어떨까?
판타소스 P15F V3의 왼쪽 옆면을 보면 전원단자와 CPU방열을 위한 통풍구가 있다. 그 옆으로 프로젝터 연결을 위한 D-SUB 디스플레이 단자, 유선 인터넷 연결을 이더넷 단자가 위치한다. eSATA와 USB3.0을 겸해서 쓰는 단자가 하나 있고 티비나 모니터 연결을 도와주는 HDMI단자가 옆으로 있으며 USB 3.0 단자가 있다. 각 단자 사이를 충분히 확보해서 연결이 쉽게 배려했다.
오른쪽 옆면에는 마이크 연결을 위한 3.5파이 단자, 이어폰이나 스피커를 위란 3.5파이 단자가 나란히 있다. 그 옆으로 USB 2.0단자와 USB 3.0 단자가 하나씩 있다. 그 옆으로 DVD 드라이브가 있으며 도난방지를 위한 켄싱턴 락포트도 준비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다양한 성향의 단자를 지원하는 편이기에 사용하면서 확장성이나 단자부족으로 불편을 느낄 일은 없을 듯 싶다.
성능 - 고성능 CPU와, 듀얼 스토리지, GTX 950M
판타소스 P15F V3는 고성능을 지향하는 노트북 답게 성능 좋은 부품을 사용했다. 핵심연산을 맡은 CPU는 인텔의 4세대 프로세서인i7-4710MQ를 탑재했다. 이 칩은 기본클럭 2.5GHZ에서 시작해서 처리량이 많이 요구되는 작업에서는 3.5GHz까지 속도가 올라간다. 메모리는 8GB로 DDR3L 1600을 썼다. 슬롯이 두 개 준비되어 있으므로 최대 16기가바이트까지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화면은 15.6인치 풀 HD(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한다. 16:9 비율의 와이드 스크린이며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색상의 왜곡이 없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래픽 가속은 두 칩을 사용하는데 기본적으로 CPU에 포함된 HD Graphics 4600 칩을 사용하다가 연산이 많이 요구되는 작업을 할 때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950M을 쓴다. 자체 그래픽 메모리로 DDR3 2GB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빠르고 끊김없는 그래픽을 보여 준다.
저장장치는 듀얼 스토리지 시스템을 사용하며 2.5인치 하드디스크 1개와 mSATA 방식의 SSD 1개로 구성된다. DVD 드라이브가 필요없는 사용자는 이것을 분리하고 별도 드라이브를 설치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음향에도 신경을 썼는데 사운드블래스터 시네마 음향 시스템을 통해 노트북에서 음악이나 영화를 볼 때 보다 웅장하게 현장에서 듣는 느낌을 재현하는 소리를 내준다.
처리능력 - 전문 게임용 노트북보다 약간 모자라는 정도
실제 처리능력은 어떨까? 먼저 씨네벤치를 사용해서 멀티미디어 작업에서 보여주는 CPU와 GPU의 성능을 간단하게 측정해보았다. CPU는 데스크탑 CPU의 i5-4690K와 비슷한 성능이다. 한단계 아래라고는 해도 데스크탑급의 처리능력과 비슷하다는 건 대단한 결과이다. 소비전력에 제한을 받는 노트북으로서는 이 정도면 업무와 게임 어느 쪽으로도 성능에서 부족함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
오픈 GL을 이용한 GPU 성능은 데스크탑용 지포스 GT 650보다 약간 떨어지는 정도로 나왔다. 역시 소비전력과 발열에서 제한을 받지 않는 데스크탑용 지포스 그래픽 카드에서도 중급에 속하는 그래픽 카드에 비해 그다지 뒤지지 않는다는 측정값이다. 이 정도라면 각종 게임에서 옵션을 조금 조정한다면 무리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4K영상을 재생하는 능력에서는 한꺼번에 두 개를 창에서 재생해도 원활한 재생능력을 보여주었다.
3D 마크11로 좀더 전문적인 게임능력을 측정했다. 파이어스트라이커와 스카이 다이버, 클라우드 게이트, 아이스스톰에서 측정한 값은 수준급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의 측정결과는 게임을 위한 전문적인 게임용 노트북에 약간 모자라는 정도이다. GTX 950M의 능력과 포지션에 딱 맞는 정도의 결과값이다.
수치만 표시되는 측정값이 아닌 실제 게임을 실행해서 살펴보았다. 비교적 높은 그래픽 능력이 필요한 디아블로3를 직접 플레이해 보니 프레임 수가 60~50까지로 안정되게 나왔다. 50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는 점에서 누구든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총평 - 합리적인 가격으로 게임도 즐길 수 있는 노트북
게임을 위해 완벽한 고사양을 갖춘 게이밍 노트북은 분명 환상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하지만 작은 노트북에서 고성능을 내려면 비싼 부품을 써야한다. 따라서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은 그만큼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선뜻 구입할 수 없다. 그렇다고 게임을 완전히 포기한 노트북을 쓰기에는 가끔씩이라도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 아쉽다.
판타소스 P15F V3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어느 정도의 게이밍 능력까지 갖추기를 원하는 사용자를 위한 노트북이다. 가지고 다니며 업무를 처리하다가도 가끔씩 하드코어한 게임을 적당한 옵션 조정을 하며 즐길 수 있으면서 가격도 많은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래픽 가속능력이 좋으므로 약간의 렌더링 작업이나 멀티미디어 관련 소프트웨어도 척척 소화할 수 있다. 적당한 가격으로 업무와 게임을 약간씩 즐기려는 사용자라면 이 제품을 눈여겨 보는 것이 어떨까?
안병도 기자
(catchrod@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