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인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발전에 의해 PC 시장이 침체되었다는 말이 있다. 폭발적인 CPU속도 경쟁이나 램용량 증설 경쟁이 부족하다는 의미라면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데스크탑을 비롯한 노트북 시장이 발전이 없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웹서핑이나 간단한 응용소프트웨어 부분을 태블릿과 스마트폰에게 어느 정도 넘겨주었지만 여전히 PC로만 제대로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3D 그래픽이나 멀티미디어 영상을 만드는 생산성 분야와 하드코어한 고해상도 3D 게임 분야이다.
최근에는 노트북의 발전이 돋보인다. 데스크탑에 비해 제대로 성능이 나오지 않는다고 간단한 업무에나 쓸 수 있다는 말을 듣던 노트북이 확 달라졌다.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겼으며, 4K 해상도의 게임을 무리없이 돌릴 수 있는 노트북용 그래픽 카드가 탑재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어느 정도의 가격을 치를 각오만 되어 있다면 사용자는 고급 게임용 데스크탑 PC와 동등한 성능을 가진 노트북 컴퓨터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어로스(AORUS)에서 새로 내놓은 X5는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15인치 노트북' 이란 타이틀을 내건 제품이다. 인텔 5세대 i7 프로세서를 사용했고 엔비디아 지포스 GTX 965M을 두개 SLI로 연결해서 탑재한 그래픽은 써보기 전부터 성능을 기대하게 만든다. 여기에 게임에서의 잔상현상을 없애주는 하드웨어 G-SYNC기술을 채택했다. 과연 이 제품이 타이틀에 어울리는 사용자 경험을 가지고 있는 지 사용해보며 알아보았다.
디자인 - 블랙메탈의 역동적인 직선형
어로스 노트북은 브랜드를 내세운 노트북인 만큼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게임을 위한 고성능 노트북이라고 그저 내부 부품에만 신경 쓰고 나머지는 대충 만든 제품이 아니다.
X5는 어로스 노트북의 일관된 디자인 철학을 계승했다. 전체적으로 광택없는 블랙을 바탕으로 금속재질에서 오는 차갑고 단단한 느낌을 구현했다. 일반 노트북이 정확한 직사각형으로 형태를 구현하는 것과 달리 약간 오각형에 가깝다. 평면적인 느낌을 탈피하고 보다 미세하게 각이 진 다각형이며 앞쪽 중앙부는 위로도 살짝 각이 올라왔다. 상판 중앙에는 비상하는 독수리를 상징화한 문양이 은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15인치 노트북은 일반적으로 매일같이 가지고 다니며 쓰는 용도가 아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이동성을 갖춰야 하며 성능을 한껏 끌어 올리면서 이동성을 높이는 것은 제조사가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발전하는 기술과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야 무게와 두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X5의 무게는 2.5킬로그램이고 두께는 22.9밀리미터이다. 15인치 노트북으로서는 얇고 가벼운 편이다.
화면은 15.6인치(39.624센티미터)이며 WQHD(2,880X1,620) 해상도를 지원한다. 완벽한 4K 해상도에 비해 약간 떨어지는 건 아쉽지만 일반적인 풀HD를 능가하는 세밀한 화소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광시야각을 제공하는 IPS 패널을 써서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색상왜곡이 없이 고품질 화면을 볼 수 있다.
하드코어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를 위해서 만든 만큼 게임전용 키도 지원한다. 키보드 왼쪽에 배치된 G부터 G5까지 키는 각종 게임에 단축키로 할당해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확장성도 좋은 편이다. 제품 왼쪽에는 미니 디스플레이, 서라운드 포트, USB 3.0, 이어폰, 마이크 연결을 위한 단자가 있으며 오른쪽에는 USB 3.0 단자 두 개, SD카드슬롯, HDMI단자가 있다. 뒷면에는 전원공급 어댑터 단자와 기가비트 유선랜 단자, USB 3.0단자가 탑재되었다.어로스 노트북의 특징으로 뒷면을 포함한 3면 배치에 단자를 배치해서 좀 더 편리한 연결이 가능하다.
기본성능 - 인텔 5세대 i7 5700HQ, 엔비디아 GTX965M 두 개로 탁월한 3D가속
요즘 인텔이 공을 들이는 분야는 전력 대비 성능과 저발열이다. 모바일 기기에 빼앗긴 주도권을 찾아오고 사용자에게 보다 쾌적한 사용경험을 주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처리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지는 게 아니라 같은 성능으로 보다 작고 가볍고 배터리가 오래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어로스 X5에서는 5세대 인텔 i7-5700HQ를 탑재했다. 2.7GHz-3.5GHz로 움직이며 보다 적은 전력을 소모한다. 여기에 메모리는 DDR3L 1866 8GBX2로 16GB를 넣었으며 최대 32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가운데 노트북에 탑재 가능한 최상급 처리장치이다.
게임과 3D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그래픽 가속칩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965M을 썼는데 이 칩 두 개를 병렬연결(SLI)해서 최고 성능을 내도록 구성했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 구성은 현존 모바일 최고 가속칩인 GTX 980M보다 20퍼센트 정도 더 빠르다.
저장장치는 운영체제용 구동용 SSD와 데이터 저장용 HDD를 따로 하나씩 장착한 시스템이다. 적은 비용으로도 가장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구성인데 개별 저장장치 용량은 별도로 선택할 수 있다. 리뷰에 사용한 제품은 SSD 512GB와 HDD 1TB를 장착했다. 여기서 SSD는 256GB 두개를 병렬로 써서 속도를 높인 RAID 0를 지원해서 성능을 향상시켰다.
온라인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끊김없는 네트워크 성능을 위해 킬러랜 기능도 있는데 네트워크를 조절해서 기민하게 게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론적으로 제공되는 스펙업은 실제 성능향상으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 시네벤치를 이용해서 연산능력을 측정해보았다. 5세대로 발전하면서 같은 i7 CPU도 성능향상이 좀 있었다. 또한 오픈GL을 이용한 그래픽성능에서는 GTX980M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이번에는 벤치마크 수치가 얼마나 체감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4K 동영상을 여러 개 동시에 재생하며 동영상 가속능력을 시험했다. 4K 영상은 하드웨어가 부담을 제법 주기 때문에 여러 개를 한꺼번에 처리하면서 일정 성능 이상을 초과하면 프레임수가 떨어지며 느리게 재생된다. X5는 4K 영상 4개를 무난하게 동시에 재생해냈다. 다만 이렇게 최고 성능을 이끌어냈을 때 팬이 높은 회전수로 도는 것만은 피할 수 없었다.
게임성능 - 일반 게임용 노트북보다 우수
게임성능을 더 정확히 보기 위해 3D마크11를 이용해서 정밀한 테스트를 해보았다. 그 결과는 게임성능에서 매우 뛰어난 수치를 보여주었다.
비교해보자면 GTX 980M보다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GTX 970M을 두 개 사용해서 최고 성능을 냈던 어로스 X7프로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그래픽카드는 물론 CPU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게임에서의 프레임을 보기 위해 3D 그래픽을 격렬하게 사용하는 게임을 해보았다. 일본 KOEI에서 만든 진삼국무쌍6는 삼국지의 무장이 되어 스토리에 따라 적장과 병사를 섬멸하는 게임이다.
한 세대 정도 지난 게임이지만 최적화가 잘 되어 있는 편은 아니라서 그래픽 능력을 제법 많이 요구한다. 게임에서 가장 높은 옵션을 걸고 플레이해보았는데 프레임이 거의 떨어지지 않고 고르게 나왔으며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최신게임은 어떨까? 요즘 주목받는 GTA5를 풀HD 해상도로 실행시켜 보았다. 가상의 미국 도시를 배경으로 여러 인물의 시점에서 은행강도를 하거나 차를 훔치는 등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제법 높은 그래픽 옵션임에도 59프레임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없었고 자동차를 고속으로 달리는 장면에서 엄청난 속도감이 직접 와 닿았다.
어로스 X5에는 매우 특별한 하드웨어적 게임기능이 탑재되었는데 바로 G-SYNC이다. 보통 우리는 움직임이 격렬한 게임을 하게 되면 화면에 잔상이 생기는 티어링 현상을 보게 된다. 하드웨어 성능이 충분하고 실제 프레임수가 잘 나오는 데도 그런 현상이 나오기도 한다. 이것은 디스플레이에서 화면을 새로 갱신하는 시간과 그래픽칩에서 신호를 보내주는 시간이 일치하지 않을 때 나오는 현상이다.
▲ G-SYNC 기능이 없이 티어링 현상이 나타나는 영상
G-SYNC는 지원하는 디스플레이와 연동해서 이것을 일치시켜서 언제나 부드러운 화면을 보내준다. 이번에 이 기술이 노트북까지 적용시켜 나오게 되었는데 X5에서 그 기술을 채택한 것이다. 이것을 직접 샘플동영상을 통해서 직접 체험해보았다. G-SYNC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쪽에서는 움직이는 시계추의 중앙부위가 중간에 잔상으로 인해 깨져보인다.
▲ G-SYNC 로 인해 티어링 현상 없이 깨끗하게 나온다
반대로 G-SYNC가 적용된 같은 모델링 영상에서는 잔상이 없이 같은 움직임에서도 제대로 나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처럼 G-SYNC는 3D게임을 즐길 때 사용자경험을 더욱 쾌적하게 해준다. 그동안 게이밍이라고 하면 높은 프레임률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G-SYNC 기술을 통해 이미지 잘림 현상을 해결하는 실제 퀄리티를 높이려는 경쟁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드웨어 스트리밍 엔진 X-SPLIT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요즘 사용자가 영상을 즉석에서 인코딩해서 보내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나 트위치 같은 사용법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방송 등에도 다양하게 이용한다.
엑스스플릿은 방송을 돕는 하드웨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X5 구입자에게는 1년 사용권이 주어지며 실제 하드웨어 엔코더가 탑재되서, 영상 엔코딩의 부하를 줄여준다.
총평 - 강력한 그래픽 가속과 5세대 인텔칩 능력이 빛나는 노트북
컴퓨터에 대해서 좀 안다고 자부하는 사용자 사이에서 게이밍 노트북은 종종 비판받는다. 같은 가격으로 훨씬 좋은 PC를 조립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선택하느냐는 가성비적인 측면이 주된 논쟁거리다. 여기에 굳이 노트북으로 게임을 해야겠느냐는 용도 논쟁까지 가세한다. 그럼에도 기술 발전과 다양한 수요에 힘입어 게이밍 노트북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노트북은 기본적으로 간편함과 이동성을 갖췄다. 비교적 크고 무거운 노트북이라 할지라도 그 무게는 데스크탑에 비할 바가 아니다. 또한 부품을 안에서 조립해야 하고 밖으로도 복잡한 케이블을 연결해야만 쓸 수 있는 데스크탑에 비해 전원만 켜면 쓸 수 있다.
집 안에서 차지하는 공간을 충분히 절약할 수 있으며 냉각팬에 낀 먼지를 수시로 제거해줘야 하는 수고가 별로 필요없다. 이런 점에서 하드코어 게임을 즐기고 싶지만 이동성을 갖추고 공간절약과 간편함까지 얻고 싶은 사용자에게 게이밍 노트북은 점점 매력적인 제품이 되고 있다.
어로스 X5는 15인치급 노트북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성능을 지녔다. 갈수록 그래픽 성능이 중시되는 MMO RPG게임은 몰론이고 가상현실(VR)같은 새로운 체험을 위한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쾌적한 게임경험을 위해 고속에서 잔상없는 화면을 제공하는 GSYNC 기술까지 탑재한 것은 고급 게이머에게 더욱 매력적이다. 고급스러운 취미로서 게임을 선택한 사용자라면 이 제품을 통해 성능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 없는 쾌적한 게임생활을 누려보자.
안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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