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지식

그렇지 않아도 덩치 큰 PC케이스. PC조립 한번 할라치면 주변 공간부터 확보해야 한다. 케이스를 이리저리 눕히고, 세우고, 커버와 베젤도 벗겨냈다가 씌우는 등 매우 번거롭다. 그래픽카드 하나 바꾸고, 하드디스크를 추가하는 간단한 작업도 마찬가지이다. 사이드 패널을 분리한 후 케이스를 조심스럽게 눕히고 나서야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강산도 바뀐다는 10년이 지났지만 PC케이스 구조만큼은 변함이 없어 여전히 조립 및 유지보수를 하려면 대공사(?)를 치러야 한다.

그런데 지난 6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컴퓨텍스에서 기존 틀을 깬 혁신적인 PC케이스가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생김새도 일반 케이스와는 사뭇 달라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 ‘다오테크 WING 3'가 그 주인공이다. 작고 아담한 큐브 타입의 PC케이스 같지만 개폐 방식이 유별나다. 걸윙(Gullwing) 도어 방식의 자동차처럼 갈매기 날개 펴듯 스르륵 열리는 ‘캡 틸팅(Cap tilting)’을 적용해 케이스 내부 접근이 매우 쉽다. 메인보드가 수직으로 장착되는 기존 케이스와는 달리 수평으로 고정되어 조립시 PC케이스를 눕힐 필요도 없다. 겉보기에는 왜소해 보이지만 HDD/SSD 확장성이 우수하고, 고성능 그래픽카드 장착이 가능하도록 내부 공간도 여유 있게 잡았다. 무엇보다 3개의 대형팬이 케이스 내부 열기를 신속하게 배출함으로써 작지만 고성능PC 조립이 가능하다. 혁신적 구조를 취했음에도 가격도 5만 원대로 낮아 경제적 부담도 크게 덜어 2015년 PC케이스 시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 다오테크 WING 3

큐브 타입의 PC케이스이다. 블랙으로 깔끔하게 치장을 한 ‘다오테크 WING 3'는 절제미와 역동성을 동시에 챙겼다. 단일 컬러가 주는 차분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곳곳에 적용된 입체적 디자인은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큐브형 케이스 답게 전체적인 크기는 아담한 편이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담한 크기, 독특한 외형 탓에 PC본체라기 보다는 NAS장비와 느낌이 물씬 난다.

▲ 아이패드와 크기 비교

전면과 상단은 모두 메탈 그릴을 사용했다. 육각형의 벌집 패턴 안으로 조그맣게 타공망 처리함으로써 디자인과 통풍이라는 기능까지 모두 챙겼다. 외부 공기 유입과 내부 열기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안쪽에는 대형 냉각팬도 부착했다. 케이스 내부로 먼지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먼지필터도 넣었다.

주요 포트와 조작 버튼은 위쪽에 배치했다. 앞쪽에는 커다랗게 전원 버튼을 둬 쉽게 PC를 켤 수 있도록 했다. 전원 및 HDD 동작 확인 LED가 앞쪽에 있어 쉽게 눈에 띄며, 그 뒤로는 리셋 버튼을 배치했다. 크기를 달리해 실수로 리셋 버튼을 누르는 일이 없도록 만들었다.

▲ 상단 좌측에 버튼과 포트가 위치한다.

▲ 조작 및 접근이 편리한 전원 버튼. 뒤쪽에 있는 것이 리셋 버튼이다. 앞쪽에 전원 및 HDD LED가 자리잡고 있다.

헤드폰 출력/마이크 입력 단자를 중심으로 양쪽에는 3개의 USB포트가 자리 잡고 있다. 이중 하나는 USB3.0 규격을 따르고 있어 대용량 데이터 이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다 빠르게 데이터 관리가 가능하다. USB포트는 케이스 상단에 있기 때문에 케이블을 연결한 상태에서 케이스 위쪽으로 외장하드디스크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둘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 3개의 USB포트가 제공된다. 이 중 하나는 USB3.0을 지원한다.

기존과는 다른 혁신적인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케이스 뒷부분도 기존과는 다른 모습이다. 메인보드의 I/O패널 부분과 확장카드 슬롯은 수직이 아닌 수평적 구조로 되어 있다. 일반 ATX가 아닌 mATX 메인보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확장슬롯 수는 4개이다. 그 위로는 수냉식 쿨러를 위한 홀(hole)이 마련되어 있다. 파워는 하단에 장착되며, 무게 중심이 아래로 이동하므로 보다 안정적이다. 파워 좌측 안쪽에는 SSD베이가 있으며, 열 배출을 위해 뒤쪽으로 타공 처리되어 있다.

▲ WING 3 후면부

▲ 수냉식 쿨러를 위한 홀(hole)

▲ mATX 규격에 따라 4개의 확장 슬롯을 지원한다.

▲ 작은 구멍 안쪽에는 SSD가 위치한다.

혁신적 개폐방식... 쉽게 열고 쉽게 조립
‘다오테크 WING 3'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개폐 방식에 있다. 일반적인 케이스는 사이드 커버만 분리가 가능하다. 측면으로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케이스가 세워진 상태에서는 메인보드나 확장카드 등 장착이 불안정해 거의 대부분 PC 조립시 케이스를 눕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오테크 WING 3'는 상단과 전면 전체가 열리는 혁신적인 캡틸팅 방식을 도입했다. 마치 걸윙(Gullwing) 도어 방식의 자동차처럼 갈매기가 날개를 펴듯 상단/전면부가 그대로 젖혀진다. 사이드 패널까지 제거하면 케이스 내부 대부분이 노출되므로 좁은 틈으로 부품을 끼우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 상단/전면부를 잡아주는 힌지도 튼튼하게 되어 있어 안정적이다.

▲ 손나사를 써 분리가 쉽다.

▲ 사이드 패널과 상단 커버는 이렇게 분리된다.

▲ 상단 커버를 들어 올린 상태이다.

▲ 힌지 부분이 단단하게 잡아줘 안정적이다.

혁신적 개폐 방식에 따라 메인보드 장착부가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되어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케이스는 메인보드를 수직으로 장착해야 하므로 안정적인 조립을 위해 케이스를 눕혀야 했다. ‘다오테크 WING 3'는 커버를 열면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나타나며, 수평 상태에서 그대로 고정이 가능하므로 조립이 매우 수월하다. 그래픽카드 등 확장 카드 또한 위에서 바로 꽂으면 되므로 조립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상단/전면 커버가 열린 상태에서는 주변에 간섭을 주는 부분도 없으므로 조립시 받는 스트레스도 없다.

▲ mATX 메인보드가 장착되는 부분

▲ 사진과 같이 메인보드는 수평으로 쉽게 장착할 수 있다.

▲ 그래픽카드와 같은 확장카드도 수월하게 장착할 수 있다.

3개의 대형 팬이 신속하게 열 제거
큐브형 케이스는 내부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제대로 된 쿨링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고사양의 PC조립도 쉽지 않다. ‘다오테크 WING 3'는 이런 부분까지 말끔하게 해결했다. 케이스 앞쪽에는 140mm나 되는 대형 냉각팬을 달았다. 그리고 케이스 후면부에는 120mm 냉각팬을, 또한 상단에도 120mm 냉각팬을 기본 장착했다. 3방향에서 동시에 대형 냉각팬이 돌아가기 때문에 케이스 안에 열이 머무를 틈이 없다. 앞쪽으로는 시원한 외부 공기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뒤쪽과 상단에 있는 냉각팬이 빠르게 열기를 빼주기 때문이다. 특히 뜨거운 열이 위쪽으로 모이는 특성을 반영한 상단 냉각팬은 기존 케이스에서 볼 수 없었던 강력한 쿨링 성능을 낸다. 상대적으로 발열량이 많은 CPU 바로 뒤로 냉각팬이 위치하기 때문에 냉각 효율은 더 높아진다.

▲ 3개의 대형 냉각팬이 케이스 내부 열을 신속하게 식혀준다.

▲ 후면부 120mm 냉각팬. CPU 바로 옆에 있어 효과적인 냉각이 가능하다.

▲ 3개의 냉각팬에 의해 입체적인 냉각 효과가 이뤄진다.

한편, 상단과 전면에 있는 냉각팬은 블루LED를 적용함으로써 은은한 조명 효과도 낸다.

▲ 앞쪽과 위에 장착된 냉각팬은 LED가 내장되어 있어 은은한 조명 효과를 낸다.(사진=다오테크)

PC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파워서플라이는 독립적인 냉각이 가능하다. 케이스 하단에 장착되는 파워서플라이는 자체 냉각팬을 아래 방향으로 둘 수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가 파워서플라이를 식힌 후 바로 배출된다.

▲ 파워서플라이는 하단에 장착된다.

▲ 파워서플라이의 냉각팬을 아래로 향해 설치하면 독립적인 냉각이 가능하다.

파워서플라이 내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케이스 하단부에는 분리가 가능한 먼지필터를 부착했다. 또한 케이스 아래로 공기 유입이 쉽도록 받침대를 높게 설계했다.

▲ 하단에는 분리 가능한 먼지 필터를 달았다.

▲ 케이스 아래로 공기 유입이 쉽도록 받침대를 높게 설계했다.

작지만 드라이브 확장성은 최고
내부가 상대적으로 비좁을 수밖에 없는 큐브형 케이스의 단점을 혁신적으로 극복했다. 일반 PC케이스보다 작지만 3개의 SSD, 3개의 HDD, 그리고 ODD를 위한 5.25인치 베이까지 달았다. 7개나 되는 드라이브 장착 공간은 미들타워 케이스에 조금 못 미치거나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없으면 아쉽고, 막상 있어도 잘 안쓰게 되는 ODD. 때문에 최근 케이스는 ODD 베이를 점차 빼는 추세이다. 하지만 ‘다오테크 WING 3'는 ODD까지 확실하게 지원한다. ODD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동일한 패턴의 타공처리된 커버가 베이를 막아 완벽한 디자인을 유지한다.

▲ 외부로 노출 가능한 5.25인치 및 3.5인치 베이가 제공된다.

▲ 전면에는 외부로 노출 가능한 5.25인치, 3.5인치(HDD) 베이가 하나씩 제공된다. 그 밑에는 SSD를 위한 2.5인치 베이가 있다.

하드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는 3.5인치 베이는 모두 3개이다. 메인보드 장착부 아래에 두 개가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ODD(5.25인치) 베이 아래에 위치한다. 전면부 3.5인치 베이는 ODD처럼 외부 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메모리카드 리더 등 부가 장치 장착이 가능하다.

▲ 하단에는 2개의 HDD(3.5인치) 장착 공간이 있다.

▲ 가이드를 이용해 하드디스크를 쉽게 고정시킬 수 있다.

▲ 하드디스크가 베이에 고정된 상태

요즘은 SSD가 대세이다. 속도가 기존 하드디스크와 비교할 수 없이 빠르기 때문이다. 가격도 많이 내려가 C드라이브용 뿐만 아니라 영상, 사진 등 데이터 작업을 위한 용도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다오테크는 이런 전문적인 분야에서도 문제없이 쓸 수 있도록 SSD 베이를 3개나 배치했다. 하드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메인보드 하단에 2개의 장착공간이, 전면부에 1개의 장착 공간이 각각 있다.

▲ 하단에 2개의 SSD 장착 공간이 있다.

▲ SSD는 가이드를 이용, 쉽게 고정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 확장성도 매우 우수하다. 확장카드가 장착되는 주변에는 간섭을 일으킬만한 구조물이 없어 최대 350mm 길이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 따라서 게이밍PC, 전문적 작업을 위한 PC 등 고사양PC를 위한 케이스로서 문제가 없다. 3개의 대형 냉각팬이 케이스 내부 열기를 신속하게 제거하므로 발열 문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350mm 길이의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쓸 수 있다.

공간활용이 매우 뛰어난 혁신적인 큐브형 PC케이스 ‘다오테크 WING 3'
PC케이스에서 공간활용이 우수하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크기가 작아 어디든 놓고 쓰기에 부담이 없다는 것. 그리고 둘째가 내부 공간이 넓어 조립이 쉽고 확장성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둘은 서로 배치되는 성향이 있어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다오테크 WING 3'는 콤팩트한 큐브형 케이스에 혁신적 내부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뛰어난 공간활용 및 확장성을 보여준다. 게다가 쉽게 열고, 내부 조립도 수월한 캡틸팅 방식을 도입해 지금까지 PC케이스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을 안겨주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가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PC케이스가 처한 현실에 새 트렌드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이준문 기자  |  jun@newsta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