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가 나타났다. SSD 외장하드보다 빠르면서 손가락만 한 크기가 휴대성까지 깔끔히 해결한다. 128GB 넉넉한 용량은 웬만한 대용량 파일을 취급하는데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USB 메모리처럼 생겼지만 속은 마치 SSD 같다.
커세어 플래시 보이저 GS. 다소 엉뚱하다. 용량도 그렇지만 전송속도가 빠른 만큼 가격이 제법 나가 누가 살까 싶어서다. 그래서일까. 생김새도 예사롭지 않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USB 메모리보다 2배 가까이 크고 무게 또한 상당하다. 그렇다. 성능, 가격 모두 다용도를 지향하는 제품이 아니다. SSD 이상의 빠른 속도를 원하면서 휴대성까지 갖춘 하이엔드 사용자 용이다. 괜스레 기웃거리며 비싸다고 불평하지 말라는 거다.
용량은 총 4가지. 가장 적은 64GB부터 두 배씩 올라 최대 512GB까지 제공된다. 리뷰 제품은 128GB 모델로 제조사가 언급하는 읽기/쓰기 속도가 무시무시하다. 읽기는 최대 295MB/sec, 쓰기는 불과 5MB/sec 모자란 290MB/sec다. 보통 우리가 사용하는 USB 메모리 대부분이 100/20 수준이니 얼마나 빠른지 대충 짐작될 듯하다.
◇ 하이엔드 소비자 겨냥한 빠른 메모리=용량이 큰 데가 빠른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니 내구성 생각을 하는 건 당연지사. 묵직한 이유는 아연 합금 하우징을 입혔기 때문이다. 충격에서 데이터를 보호하면서 비싼 티내려고 디자인 생각도 했던 모양이다. 얼핏 봐도 싸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가 밟고 지나도 괜찮을 것처럼 단단해 보인다. 플라스틱 일변도인 저가형 USB 메모리와 확실히 다른 차별화 포인트다.
USB 메모리니까 운영체제 호환성을 굳이 따질 필요 없다. 필자는 주로 맥을 사용하는데 꼽자마자 바로 인식된다. 윈도우, 리눅스도 마찬가지. 플러그앤플레이 타입이라 외장저장장치와 다르게 별도의 전원이나 설치 파일 없이 자동으로 USB 메모리로 인식되더라. 그럼 정말 SSD 이상으로 빠를까? 우선 영화 파일을 옮겨봤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SSD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보기 좋게 비켜갔다. 2.2GB 대용량 파일 하나를 복사하는데 커세어 플래시 보이저 GS가 필요한 시간은 고착 5초 58. 반면 삼성 840 EVO는 2배 가까운 10초 40을 소비했다. USB 3.0 메모리는 싸움이 되지 않는다. 1분 50초가 걸렸다. 용량이 작은 400여 개 파일을 복사할 때도 마찬가지. 간격은 좁혀졌지만 어쨌든 커세어 플래시 보이저 GS가 앞선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역시 결과는 같다. 제조사가 언급한 속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음에도 사용 환경 등을 고려하면 수긍이 간다. 읽기 267MB/sec, 쓰기 235MB/sec를 기록한 커세어 플래시 보이저 GS에 비해 삼성 840 EVO는 각각 214, 198MB/sec로 둘 사이의 격차는 생각 외로 크다. USB 3.0 메모리는 각각 127, 20MB/sec로 꼴찌다.
현재 커세어 플래시 보이저 GS 128GB는 13만 원대에 판매된다. 속도가 빠른 것은 인정하지만 무시하기 힘든 가격이다. 같은 용량의 840 EVO 가격이 절반 수준임을 봐도 그렇다. 인터넷 뱅킹 인증서를 저장하고 간간이 파일을 이동할 용도의 USB 메모리를 찾는다면 사치에 가까운 제품이다. 테스트 결과에서 드러나듯이 대용량 파일을 자주 다루면서 휴대성까지 겸비한 이동저장장치가 필요한 이들에게 어울린다. 비싼 몸값에 어울리는 일을 찾을 일만 남았다.
| 2015년 7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