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지식

쌍용자동차가 자사 플래그십 SUV '렉스턴'에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적용, 온·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대폭 개선한 '뉴 렉스턴 W'를 출시, 대형 SUV 시장에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차 렉스턴 W '정통 SUV'를 말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가 자사 플래그십 SUV '렉스턴'에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적용, 온·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대폭 개선한 '뉴 렉스턴 W'를 출시, 대형 SUV 시장에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7일 경기도 가평 켄싱턴리조트 청평에서 한층 진화된 렉스턴 W를 직접 시승해봤다. 이날 시승코스는 리조트에서 37번 국도(편도 5km), 46번 국도(편도 14km)를 거쳐 칼봉산 자연휴양림(초입 편도 7km)을 지나는 왕복 52km 코스(칼봉산 자연휴양림 오프로드 편도 10km 포함)로 구성됐다. 10km에 달하는 오프로드 코스가 추가된 것만으로도 신기술이 대거 적용된 렉스턴 W에 대한 쌍용차의 자신감을 느껴졌다.

시승에 앞서 차량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대형 SUV'라는 포지션에 걸맞게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A필러에서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이어지는 후드 캐릭터 라인과 독수리의 눈을 형상화한 HID 헤드램프 등은 날렵하면서도 럭셔리한 이미지를 연출, 마치 쌍용차의 플래그십 세단 '체어맨 W'를 떠올리게 했다.

아울러 렉스턴 W를 상징하는 'W 배지'를 D필러에 부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살렸고, 18인치 스퍼터링 휠과 다이아몬드 커팅 휠을 적용해 신 모델만의 개성을 강조했다.

인테리어 역시 넉넉한 실내 공간과 최고급 세단을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편의사양, 우드그레인 패턴의 적용 등 '프리미엄 SUV'의 품격을 살리는 요소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센터페시아 중앙에 배치된 7인치 정전식 터치스크린은 조작이 간편하고 반응속도가 빨라 운전자로 하여금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조작을 하는 데 있어 마치 태블릿 PC를 다루는 느낌을 전해준다.

운전석과 2열 시트의 공간 확보도 만족스럽다. 신장 180cm인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양쪽 좌석 모두 충분한 무릎 공간이 확보됐다. 단, 좌석의 높낮이 조절 기능이 없는 조수석(최상위 트림인 노블레스를 제외)의 경우 기본 세팅이 다소 높게 설정돼 있어 넉넉한 헤드룸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장 중요한 주행성능은 어떨까. 시동 버튼을 가볍게 누르자 디젤 엔진 특유의 묵직한 엔진음과 함께 부드럽게 시동이 걸렸다. 지난 7월 티볼리 디젤 시승 당시 소음과 진동면에서 휘발유 모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정숙성에 놀랐던 기억이 떠오를 만큼 렉스턴 W 역시 실내 소음 부분에서는 만족스럽다.

가속페달을 발을 올리고 본격적으로 달려봤다. 렉스턴 W에는 유로6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하는 2.2ℓ e-XDi220 엔진이 적용, 최고출력은 기존 155마력에서 178마력으로 최대토크는 36.7kg.m에서 40.8kg.m로 개선됐다. 엔진뿐만 아니라 변속기에서도 큰 변화를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주력 모델에 적용되는 'E-트로닉 7단 자동변속기'를 장착, 주행고도와 언덕길, 차량주행저항, 변속기 온도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상황에 따라 변속 패턴이 최적의 주행조건이 되도록 변속 패턴이 자동으로 변경된다.

모래와 돌, 물과 나무로 이뤄진 오프로드로 구성된 시승코스에서 정통 SUV를 표방한 렉스턴 W의 성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순간 가속력이다. 시속 40km~60km의 중·저속 구간에서 순간적으로 페달을 세게 밟자 거침없 치고 나가며 탁월한 가속 성능을 발휘했다. 직선주로에서도 시속 150km까지 무리 없이 가속이 가능했다.

가속력과 주행 안정성에서 눈에 띌만한 개선점을 보인 반면, 제동력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다. 일반 주행에서는 평균 수준의 제동능력을 보여주지만,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 급제동할 때 차체가 다소 밀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운전자가 머릿속에서 예상한 제동거리보다 실제 차량이 멈춰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진다.

이날 시승코스의 백미는 단연 '오프로드 코스'다. 그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를 발표하면서 일반 도로나 서킷에서 시승행사를 진행한 사례는 많았다. 그러나 모래와 돌, 물과 나무로 이뤄진 오프로드로 구성된 시승코스를 구성한 사례는 많지 않았던 만큼 정통 SUV의 제대로 된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렉스턴 W는 성인 남성의 주먹 크기에서부터 축구공만한 돌맹이들이 무수히 깔려 있는 노면에서도 시속 40km~50km의 속도에서는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거침없이 발휘했다. / 서재근 기자

성인 남성의 주먹 크기에서부터 축구공만한 돌맹이들이 무수히 깔려 있는 노면에서도 시속 40km~50km의 속도에서는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거침없이 발휘했다. 각종 장애물이 놓여 있는 만큼 차체가 좌우로 흔들렸지만 운전자가 피로감을 느낄 정도의 진동과 쏠림 현상은 없었다. 렉스턴 W에 적용된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도립현가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주기 때문이다.

전륜 더블 위시본은 두 개의 암이 노면 상태에 따라 최적의 상태로 주행할 수 있도록 구동, 조정성과 충격 흡수력, 최적의 휠 얼라이먼트를 설정하고, 후륜의 독립현가 멀티링크는 좌우 휠이 독립적으로 상하운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노면의 충격이 5개 링크로 분산돼 차체에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한다.

가파른 경사에서도 SUV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한다. 렉스턴 W에 새로 적용된 경사로 자동 저속주행장치(HDC) 모드를 선택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은 채 내리막 코스에 진입하자 자동으로 저속 주행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내려왔다.

렉스턴 W의 판매가격은 ▲RX7 2818만 원~3430만 원 ▲노블레스 3876만 원이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