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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 주도한다

    • 매일경제 로고

    • 2016-04-20

    • 조회 : 569

    • 댓글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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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긴 해도 요즘 스마트폰 개발자는 죽을 맛이겠다. ‘더 이상 새로운 게 없다’는 한계를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혁신’에 길든 소비자는 아직도 무언가 깜짝 놀랄 또 다른 어떤 것을 원하겠지만 어쩌면 스마트폰은 이미 ‘혁신의 완료’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약간의 변주는 가능하겠지만 경쟁 상품을 모조리 쓸 모 없게 만들어버릴 새로운 그 무엇은 이제 없을 지도 모른다.

     

    내가 ‘혁신의 완료’라는 표현을 쓰는 까닭은 유선에서 무선으로서의 생태계 전환이 사실상 거의 끝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혁신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컨셉이 생태계 전환을 추동하는 강력한 힘을 가졌었기 때문이다. 그 전환 과정을 도식화하면 운영체제(MS → 구글*애플) 기기(PC*노트북 → 스마트폰) 서비스(웹 → 앱) 통신(유선 → 무선) 등이다. 대세는 이미 굳어졌다.

     

    이중 운영체제(OS)는 유선 환경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극복 불가능한 영역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 누구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위협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OS 시장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는 이야기다. 통신 서비스의 경우 유무선을 겸하는 곳이 많고 나라별로 상황이 다르며 또 대부분 재편됐다. 결국 이제 남은 승부는 기기와 앱 서비스로 제한된다.

     

    갤럭시S7 엣지 핑크골드 색상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 핑크골드 색상 (사진=삼성전자)

     

    내가 본 것처럼 ‘혁신의 완료’가 맞다면 앞으로 가장 골치 아픈 곳은 애플이다. 망하거나 당장 위기에 빠진다는 뜻이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성장엔진이 식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애플이 MS와 달리 OS 자체보다 기기를 주요 수익 모델로 삼았다는 점 때문이다. 아이폰이 고가에 팔린 것은 혁신 프리미엄 덕분이다.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가격을 내려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건 반값 밖에 안 되는 경쟁 제품이 하드웨어적으로 아이폰과 별 차이가 없다는 걸 뜻한다. 물론 OS나 이용할 수 있는 앱 그리고 통신서비스도 특별히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없다. 애플도 이미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큰 인기를 끌지 못함에도 4인치대 보급형 제품을 내놓고 심지어 중고폰 판매에도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아이폰 점유율 확대가 숙제인 셈이다.

     

    이는 1분기 실적에서 꽤 입증됐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27.8%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22.1% 대비 5.7%p 늘어난 수치다. 반면 애플은 점유율이 14.4%로 전 분기 20.9% 대비 6.5%p 감소했다. 애플의 경우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출하량이 50% 가까이 빠졌다. 올 가을이 지나고 나면 이런 추세는 더 분명해질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에서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는 걸 뜻한다. 애플조차 프리미엄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은 밍크코트와 달리 ‘명품 마케팅’도 실익이 없는 곳이다. 노트북PC 시장과 같다. 황금이나 다이아몬드를 박은 스마트폰이 일부 팔리겠지만 그게 시장을 주도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주력 사업자의 역할이 아니다. 틈새 사업자나 할 일이다.

     

    ‘게임의 룰’이 바뀐 시장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과거 사례를 볼 때 옛 노키아式 사업모델을 잘 구축한 곳이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 생각이다. 싸게 많이 팔아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려면 박리다매와 다품종을 동시에 구현해야 한다. 해외 생산기지를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고 자국 부품 기업을 키우되 물류 혁신을 실현할 수 있으며 글로벌 유통 기업과 잘 협력할 수 있는 기업.

     

    지금은 애플이 노키아를 침몰시킨 ‘혁신’보다 노키아가 통신의 원조이자 거함이었던 모토로라를 격퇴시킨 ‘규모의 경제’ 방식이 스마트폰 기기 사업에 더 유효한 전략일 수 있다. 노키아는 모토로라를 잡고 10년가량 시장 1위를 지켰다. 절정기 점유율이 40%였다. 한국도 노키아 생산기지 중 한 곳이었다. 마산에서만 연간 1억대 이상을 만들었었다. 이 시장이 이제 ‘제2 노키아’를 원할 수 있다.

     

    분명한 건 세계 시장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연간 십 수 억 대의 스마트폰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노트북PC처럼 더 이상 새로운 어떤 것을 보여주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과거 일반폰과 달리 보안, 결제, IoT 등 혁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더 유용한 SW 기능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진화된 제2의 노키아’가 필요해진 것이다.

     

    노키아가 침몰된 마당에 삼성과 LG는 이의 유력한 후보다.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지만 노키아가 그랬던 것처럼 생산기지 해외이전을 통해 원가는 얼마든지 낮출 수 있다. (정부나 노동계가 이를 반대하면 안 된다. 대신 국내 산업은 개발과 핵심부품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관건은 생산과 유통 그리고 가격 경쟁력의 극대화다. ‘완료된 혁신’에 집착하다보면 이도저도 아닐 수 있다.

     

     

    이균성 편집국장 (seren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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