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기술이 발달하면 우리가 고민이 점점 없어질 거라 생각했다. 모든 부분에 있어 최고의 선택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IT 기술이 점점 발달하면서 오히려 우리는 전에는 행복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 했던 성능을 가진 기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이밍 노트북이란 카테고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전에는 노트북을 가지고 처리 능력이 많이 필요한 하드코어 게임을 한다는 건 무척이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들여도 PC에 비해 상당히 낮은 성능이 나오는 게 보통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게이밍 노트북은 어느새 게이머들이 하나쯤 가지고 싶은 워너비 아이템이 되었다.
그런 게이밍 노트북 가운데 극한까지 올라가 데스크톱 PC 수준까지 도달한 제품이 있다. 에이수스에서 내놓은 ROG GX700이다.
그동안 노트북이란 한계에 머물렀던 요소를 극복하고 수랭식 쿨링 시스템을 달아서 가장 빠른 노트북이 된 이 제품을 써보면서 자세히 알아보았다.
디자인 - 메탈 상판의 시원하고 멋있는 형태
노트북의 형태라고 하면 거의 전형적이다. 라운딩 한 직사각형과 상판과 하판이 접히고 열리는 방식이다. 기본적 형태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지만 최근 노트북은 점차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손으로 잡고 여는 부분을 약간 튀어나오게 해서 전체적으로 오각형에 가깝게 만든다든가 하는 방법이다.
에이수스 ROG GX700는 멋있는 모양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선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상판 윗면은 결이 들어간 메탈 재질로 만들었다.
중앙에 상징마크가 있으며 양옆으로 사선형 홈을 파 놓았다. 밋밋하기 쉬운 윗면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서이다. 완만한 오각형에 가까운 모양에 중앙 뒤쪽을 안으로 파이게 해놓아 곡선미를 살렸다.
상판을 들어 열면 적당한 강도의 힌지가 부드럽게 반응하며 열린다. 그 안쪽으로 17.3인치(43.942 센티미터) 디스플레이가 있다. 16:9 비율이며 해상도는 풀HD(1,920X1,080)을 지원한다.
화면에는 반사방지 처리가 되어 있어 반사광이 적고 선명한 화면을 표시한다. 가끔 이동시킬 수 있는 17인치 카테고리로서 4.8킬로그램의 다소 무거운 중량을 가졌다.
안쪽으로는 재질과 모양을 다르게 해서 각진 멋을 낸 레이아웃으로 배치된 하판이 보인다. 키보드는 검은색으로 키 사이가 분리되어 오타가 적다.
붉은색으로 주시성 좋게 표시된 텍스트는 LED조명도 제공되어 어두운 곳에서도 타이핑이 쉬우며 텐키패드가 제공되어 수치입력에도 편리하다.
마우스를 움직이는 트랙 패드의 감촉이나 반응속도 역시 좋은 편이다. 노트북 치고는 키감도 나쁘지 않아 장시간 타이핑에도 충분한 능력이 있다.
확장성도 매우 좋다. USB 3.0포트 3개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으며 USB 3.1 타입 C를 1개 장착했다. 유선랜 연결 단자, 미니 디스플레이, 선더볼트 단자도 탑재했으며 SD 메모리 카드를 읽을 수 있는 리더도 있다. 마이크와 헤드폰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3.5파이 단자가 있어 음향기기 연결이 쉽다.
스펙 - 코어 i7 6820HK과 지포스 GTX 980
요새 게이밍 노트북은 스펙이 비슷하다. 전력대 성능비는 물론이고 냉각 성능이 비슷한 가운데 최적의 부품을 고르다보면 가격 대 별로 고를 수 있는 부품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수냉식 쿨링 시스템을 옵션으로 달고 나온 에이수스 ROG GX700는 좀 다르다.
냉각 성능에서 앞서고 전력 공급도 여유를 두었으며 가격이 높아지는 것조차 개의치 않고 좋은 부품을 넣었다.
우선 연산장치인 CPU는 인텔 코어 i7 6820HK를 사용했다. 스카이레이크 기반 최신 노트북 CPU 가운데 최상의 제품으로 데스크톱용 i7-4690와 성능이 거의 같다.
여기에 메인 메모리는 DDR4 2800으로 오버클럭된 SDRAM 32기가바이트를 장착했다. 최대 64기가바이트까지 확장할 수 있기에 어떤 게임이라도 메모리가 모자라서 실행되지 않는 일은 없다. CPUID에서 간이 벤치마크한 결과는 부품의 성능이 충분히 나오고 있었다.
저장 장치는 RAID 0 모드를 지원하는 PCIE 인터페이스를 4개 달고 그곳에 256기가바이트의 장치를 연결했다. 두 개의 저장장치를 동시에 하나처럼 쓸 수 있어 읽고 쓰는 속도를 두 배로 빠르게 할 수 있으며 최대 512 기가바이트까지 장착할 수 있다. 대용량 4K파일을 복사할 때 보인 전송속도는 대단히 훌륭했다.
게임 성능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그래픽 가속칩은 엔비디아사의 지포스 GTX 980를 썼다. 일반적인 하이엔드 게이밍 노트북에 많이 쓰는 GTX 980M은 끝에 붙은 기호처럼 모바일 전용칩이지만 이 제품은 데스크톱 PC에 장착하는 가속칩을 장착했다. 여기에 그래픽용으로 8GB GDDR5 VRAM을 별도로 달아 쾌적함을 높였다.
성능 - 수랭식 냉각장치를 결합하면 성능이 두 배로
실제 시스템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먼저 시네벤치를 이용했다. CPU 성능 측정에서는 데스크톱용 i7-4690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보다 풍부한 메모리와 빠른 저장장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오픈GL을 이용한 그래픽 가속능력에서는 의외로 GTX 980M의 절반 정도의 성능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아직 수냉식 냉각장치를 연결하기 전이다. 이 제품은 아마도 냉각장치를 달기 이전에는 속도를 낮춰 발열을 줄이는 방식을 쓰고 있는 듯싶다.
3D마크 프로그램으로 측정한 결과 역시 마찬가지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지원하는 게이밍 PC 성능의 70퍼센트 정도만 보여주는 성능은 본래 이 강력한 그래픽 칩이 가진 능력에 못 미친다.
본격적인 성능을 보기 위해 커다란 수랭식 냉각장치를 결합했다. 노트북을 확장 베이의 결합 단자에 맞춰 살짝 올려놓고는 냉각장치 후면 레버를 눕혀서 조이면 결합된다.
그 후에 별도로 마련된 매우 큰 용량의 전원공급장치를 냉각장치에 연결하면 이것이 노트북 전원까지 같이 공급해준다. 냉각장치를 연결한 후 전원을 다시 켜면 속도부터가 완전히 달라진다.
4K 동영상은 4개까지 동시 재생 가능했다. 5개도 가능했지만 약간씩 끊김이 생겼다.
다시 시네벤치를 이용해서 속도를 측정했다. 연결 전까지는 노트북 팬이 비교적 큰 소리를 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조용하다. 수랭식 냉각장치는 뒤쪽에서 살짝 따스한 바람이 느껴질 정도로 회전했지만 소음은 미세했다. 그러면서도 성능은 상당히 올라갔다.
3D마크에서도 역시 큰 폭의 성능향상을 보였다. 모든 수치에서 거의 두 배에 달하는 획기적인 성능 향상을 보인다.
하드코어 게임에서의 프레임 성능은 어떨까? 헤븐즈 벤치마크를 사용해보았다. 풀HD해상도(1,920X1,080)우선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놓고 테셀레이션을 보통으로, 안티앨리어싱을 2배로 해보았다.
평균적으로 80프레임이 나오는 가운데 가장 빠른 곳에서는 120프레임 정도, 가장 낮은 곳에서는 70프레임 정도가 표시되었다.
이번에는 최상급 옵션을 걸었다. 테셀레이션을 최상으로, 안티앨리어싱을 8배로 올렸다. 본래 이 정도라면 그래픽 가속이 따라주지 못 해서 프레임 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정도의 옵션에서도 초당 40프레임 이상으로 속도가 유지되었다. 최대로는 100프레임 정도가 기록되었다.
일반적으로 초당 30프레임 이상이 끊김없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이 제품은 최고로 높은 화질 옵션을 걸고도 원활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뒤쪽에 연결된 냉각장치가 약간 더 빨리 동작했다.
총평 - 수랭쿨러로 날개 단 게이밍 노트북
에이수스 ROG GX700은 최고의 게이밍 노트북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다. 제품의 외형부터 시작해서 키보드 디자인, 각 부분의 기능에까지 강력한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기 위한 세심한 배려가 담겨있다.
기본적으로 높은 성능을 가진 노트북이지만 수랭식 쿨러를 장착하면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여기에 하이드로 오버클럭킹 시스템을 패널 앱을 통해 작동시키면 최상급 성능을 낸다.
처리 성능 외에도 잔상을 방지해주는 G 싱크 기능, 정확한 키보드 입력을 위한 안티고스팅 키가 탑재되었다. 고품질의 사운드를 제공하는 ESS SABRE 앰프기능과 소닉 스튜디오 등으로 박력있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최신 선더볼트3 단자와 USB 3.1 타입C단자도 돋보인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런 첨부된 사용설명서에 약간의 오타가 있다는 것 정도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기만의 노트북으로 최상급 옵션의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에게 에이수스 ROG GX700은 선택의 여지를 넓혀준다. 또한 가지고 다니며 쓸 수 있게 전용 캐리어 케이스를 제공하기에 이동도 쉽다.
사진작가가 카메라에 돈을 들이고 운동선수가 좋은 스포츠용품을 사용하듯 게임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노리는 사용자라면 이 제품을 주목해보자. 게이밍 노트북을 통해 더욱 많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베타뉴스 안병도 기자 (catchrod@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