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가상현실(VR) 콘텐츠에 특화된 5.5인치 4K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면서 기존 갤럭시 시리즈 외에 별도로 VR 지원 모델을 내놓을 것인지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고해상도 VR(High Resolution for VR)'용 디스플레이를 전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VR 헤드셋 기어VR을 지원하는 기존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은 QHD (2560x1440) 해상도를 지원하는 반면, 이번에 선보인 VR용 디스플레이는 5.5인치 크기에 4K 해상도(3840x2160)로 픽셀밀도가 기존 QHD 대비 44.7% 증가한 806ppi다.
그런데 디스플레이 위크에서 전시된 VR용 디스플레이 패널 크기는 기존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들어간 화면 크기와 달라 삼성전자가 VR 전용으로 별도의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S7은 5.1인치, 갤럭시 S7 엣지는 5.5인치라도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사용되었으며,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 노트는 1,2,3까지는 5.5인치 화면을 쓰다가 4,5모델부터 5.7인치로 커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6에 4K VR용 패널을 넣으려면 화면 크기를 다시 줄여야 하고 이 경우 대화면 S펜 필기 기능을 강조하는 노트 시리즈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고, 올해는 5.8인치까지 커질 거라는 루머와도 어긋난다.
또한 갤럭시 노트6 출시일은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8월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제 막 선보인 프로토타입 4K 패널이 양산되어 탑재되긴 시기상 어렵다.
이 때문에 갤럭시 노트 출시일을 앞당긴 삼성전자가 연말에 4K 화면이 들어간 갤럭시 VR 전용 스마트폰을 별도로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이 개발자 회의에서 안드로이드 N과 함께 전용 VR 플랫폼 '데이드림(Daydream)' 지원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시기가 이 때 쯤이고, VR 관련 기기들이 연말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른 한 편으로는 가능성은 낮지만 삼성전자가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Vive처럼 PC와 연결 가능한 VR 헤드셋(또는 모바일과 PC를 모두 지원하는)을 내놓을 수도 있다. 온갖 저가형 VR 헤드셋이 난무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 기어 VR은 비싸고 삼성 전용으로 밖에 사용할 수 없지만, PC 시장에서는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Vive가 훨씬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초반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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