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최고의 효율을 위해 수많은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고도화는 더 간결해지기 마련이다.
자동차업계에서 순풍을 맞고 있는 다운사이징의 유행은 보다 작은 엔진으로 보다 큰 힘을 쏟아내는 일이다. 그래서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바로 3기통 엔진이다. 똑같은 배기량이라도 실린더 수를 최소화 하면 손실되는 열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연료 소비도 적어지기 마련이다. 모자란 출력은 직접연료분사 방식과 터보를 달아 간단하게 극복한다. 이렇게 이상적인 로드맵을 위해 여러 기술이 투입됐다.
우선, 3기통 특유의 진동이 가장 큰 문제. 1-3-2 실린더 순서로 터지는 3기통 엔진은 좌우 진동에서 해방될 수 없었다. 관건은 아이들링에서 정숙을 유지하고, 엔진 스타트/스톱 기능에서도 요란스럽지 않아야 한다. 최근 진보한 3기통 엔진은 밸런스 샤프트를 추가하거나 반대로 회전하는 플라이휠을 달아서 해결했다. 또한, 엔진 양쪽에 풀리를 달아 진동을 슬기롭게 상쇄한다. 더 이상 트집거리가 없어진 셈이다.
이제 장점을 얘기할 차례다. 당연한 얘기지만 실린더가 줄었으니 엔진은 작고 가벼워진다. 메이커는 그만큼 생산단가를 줄일 수 있고, 우리는 알뜰한 연비로 보상받는다. 여기에 4기통 엔진보다 마찰저항이 적은데다가 부드러운 회전질감을 선사한다. 그래도 여전히 나약해 보인다고? 터보를 달면 배기량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더 많은 공기량과 똑똑한 ECU는 윤택한 출력을 언제나 안정적으로 뽑아낸다. 마침 여기에 최신기술로 무장한 3기통 엔진이 있다. 이제 편견을 버릴 때도 되지 않았나?
FORD 1.0 Eco-Boost
3기통의 재발견은 포드의 몫이었다. 3기통 엔진에 터보를 달아 다운사이징의 표본이 되었다. 고작 999cc의 배기량으로 100~140마력까지 발휘한다. 이미 1.0리터 이하 2015 올해의 엔진 어워드를 수상했다. 소형차 피에스타를 비롯해 몬데오와 미니밴 트랜짓까지 폭넓게 탑재해 유연한 확장성을 자랑한다.
BMW 1.5 B38
가장 세련된 3기통 터보엔진을 찾는다면 역시 BMW의 B38 엔진을 빼놓을 수 없다. 실린더당 500cc로 제작된 모듈러 엔진으로 B38은 3기통, B48은 4기통, B58은 6기통으로 구분한다. B38 엔진은 136~230마력의 우월한 출력을 자랑한다. 3기통의 단점을 가장 슬기롭게 극복한 엔진으로 평가받는다.
PSA 1.2 PureTech
푸조 시트로엥의 발랄한 3기통 터보엔진. 마찰저항을 대폭 개선하고 똑똑한 연료분사 제어시스템을 얹어 고회전에서 더 짜릿한 엔진이다. 출력은 110~130마력. 현재 푸조와 시트로엥에 올라간 1.6 THP 엔진을 대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만나볼 수 없다.
GM 1.0 Ecotec
우리가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3기통 엔진. 쉐보레 스파크에 올라갔다. 하지만 유럽에서 판매되는 아담과 코르사에는 직분사기술과 터보차저를 더해 115마력을 쏟아낸다. 작은 차체에 올렸을 때 제법 매콤한 주행성능을 느낄 수 있다. 스파크에도 빨리 터보가 더해지길 바랄 뿐이다.
김장원 / 기어박스 / 201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