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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다음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리더(CTO) 자리를 내려놓기로 했다.”

지난 6일(한국시각) 온라인 블로그 매체 미디움을 통해 자신의 사임을 전한 크리스 엄슨 전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리더의 메시지다.

엄슨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현재까지 약 7년 7개월동안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그의 주도 아래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팀이 세운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약 184만마일(약 296만km)에 이른다.

엄슨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밝힌 ‘다음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의미를 밝히지 않았다. 새로운 회사에서 자신만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기술 분야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다.

■ 엄슨의 퇴사 원인은 크라프칙 CEO?

엄슨의 구글 퇴사는 현재 프로젝트 내 CEO를 맡고 있는 존 크라프칙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임원 출신인 그는 지난해 9월 15일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CEO로 임명됐다. 구글은 크라프칙 선임 배경에 대해 “자동차 산업 및 기술 분야에 통찰력이 있는 인물로 이동수단의 전환을 이끌 중요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크라프칙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동안 아직 프로젝트 내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올해 5월 FCA 그룹과 함께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자율주행차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 전부다.

경험부족으로 인한 리더십 부족도 크라프칙 CEO가 가진 가장 큰 단점이다. 그는 지난 1월 미국 오토모티브뉴스 주최 월드 콩그레스 행사 연설에서 구글이 가진 자율주행 기술 철학을 발표하는 대신 단순한 협력만 강조했다. ‘이동수단의 전환을 이끌 중요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느슨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크라프칙 CEO의 운영방식은 엄슨의 불만을 촉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가 엄슨이 크라프칙의 리더십에 상당한 불만을 품어 회사를 떠나게 됐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차량 및 기술 양산화 문제 놓인 구글

크리스 엄슨이 없는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는 향후 자율차 기술 및 양산화 문제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투여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 시점으로 봤을 때 구글이 직접 차량을 만들 가능성은 낮다. “구글이 자동차 제조회사가 될 계획이 없다”는 필립 저스터스 구글 중앙동유럽 담당 디렉터의 입장이 지난해 9월 로이터통신에 의해 소개됐기 때문이다.

구글은 그동안 매달 초에 발행하는 월간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연구보고서를 통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율차 신기술을 소개해왔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전거 이용자들의 수신호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구글은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완성차 업체에 제공해 수익을 얻어들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구글은 현재 진퇴양난인 상태다. 뉴욕타임스 보도 이후로 미국 내 주요 IT 매체들이 크라프칙 현 CEO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기사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프칙 CEO가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을 자율차 프로젝트 운영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구글이 테슬라, 포드, 패러데이 퓨처 등과의 자율주행차 전쟁에서 뒤질 가능성이 있다.

구글은 현재 엄슨의 퇴사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