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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주행 '속도' 車업계, 규제에 시장 뺏긴다

    • 매일경제 로고

    • 2016-09-07

    • 조회 :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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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차 선두주자 구글은 미국 미시간주 노바이시에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중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할 계획인 중국 전기차업체 패러데이퓨처 역시 미시간 주를 유력 후보지로 꼽고 있다.

     

    ?이런 행보는 한국의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역시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를 자율주행차 전진기지로 삼기로 했다. 현대차 기술센터와 인접한 데다, 미시간 주정부의 규제가 적어 자율주행 기술을 공공도로에서 시험해 보기도 편하다.

     

    현대차는 완성차 테스트는 캘리포니아 성능시험장에서 주로 실시한다. 하지만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나 자율주행차 테스트 등은 이 곳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많다.

     

    보행자 인식 기술 시연중인 현대차 제네시스 자율주행차 (사진=지디넷코리아)

    보행자 인식 기술 시연중인 현대차 제네시스 자율주행차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기술 등 스마트카 부문에 총 2조원을 투입키로 하고 전사적인 역량을 투여하고 있다. 2020년까지 4단계 자율주행을, 2030년에는 운전자의 조작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인 5단계 기술의 상용화에 도달한다는 목표다.

     

    자율차 개발 경쟁 중인 업체들은 왜 하나 같이 미시간 주로 눈을 돌리는 걸까? 미국 내 다른 주에 비해 자율차 시험을 적극 장려하는 법규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본거지인 미시간주는 운전자가 없는 완전자율주행차의 도로주행을 허가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 시험용으로만 허용된 자율주행차를 공공 판매나 운영을 허용하도록 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시간주는 또 디트로이트에 외곽 윌로런 공장 부지에 내년 연말께 오픈을 목표로 자율주행시험장을 조성하고 있다. 오랜 기간 자동차 메카로 통했던 미시간 주로선 미래 자동차 시대에서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사진=씨넷)

    구글의 자율주행차 (사진=씨넷)

     

    ■ 자율주행차 시험장 허가 받는데도 우여곡절

     

    자율주행차는 로봇 등과 함께 4차산업 혁명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히는 분야다. 특히 완전 무인차는 자동차와 최첨단 컴퓨팅 기술이 만들어낼 최고의 융합 상품으로 꼽힌다. 이 시장을 놓고 자동차업계 전통 강자 뿐 아니라 구글, 테슬라 같은 IT 기업들까지 숨가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건 그 때문이다.

     

    자율주행은 크게 몇 단계로 나눠진다. 그 중 3단계는 특정도로 및 주행환경에서 차량의 모든 기능을 자동적으로 제어하는 단계를 말한다. 4단계는 자동차가 출발부터 도착까지 과정에서 스스로 대부분의 주행과정을 수행하고 실제 운전자가 원할 경우 개입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현재 현대차를 비롯해 GM, BMW,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완성차업체들이 4단계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IT기업 중엔 구글이나 테슬라가 4단계 기술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특히 구글은 캘리포니아에서 150만 마일(약 240만km)의 무인 자율주행에 성공해 가장 앞선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집중된 관심 만큼이나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오는 2035년까지 전 세계 자율주행차 판매량이 2천1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HS는 우선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60만대 수준으로 성장한 뒤 향후 10년간 연간 43%씩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자율주행차 개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건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2011년 6월 네바다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노스다코타, 테네시, 유타 등 미국 7개 주에는 이미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관련법이 제정돼 있다. 이 주들에서는 공공도로에서도 자율차 시험 주행을 할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자율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 등과 달리 국내 상황은 암울한 편이다.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과 상용화를 위한 규제 완화엔 한참 뒤져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임시운행 규정이 까다로워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시험 차량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시험 차량 (사진=현대모비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무인차 주행시험장은 속속 준비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충남 서산의 바이오·웰빙·연구특구 내 110만㎡ 부지에 자율주행시험장을 건립한다. 총 2천500억원이 투입된 이 시험장은 오는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시험장이 완성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반 건축물에 준해서 적용된 각종 규제 때문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시험장에 들어가는 가건물에 일반 건축물과 동일한 소방시설을 갖춘 뒤에야 건축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시험장은 컨테이너 박스 등으로 만든 가건물이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다. 실제 도시와 유사한 환경을 위해선 터널이나 주차장 같은 다양한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개 이런 것들은 가건물로 형태를 만들어놓게 된다. 당연히 건축 허가 기준도 그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런 탄력적인 법규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는 자칫 기업들의 관련 기술 개발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동차의 미래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경쟁에서 한 번 뒤쳐지면 자체 기술을 뒤늦게 내놔봐야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임시운행 규제도 자율차 개발 걸림돌

     

    자율주행차 발전을 막고 있는 규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구조 및 기능과 탑승인원을 제한하고 있는 현재의 임시운행 규제 역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5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지난 2월부터 임시운행을 허가했다. 하지만 고장감지장치, 경고장치, 운행기록장치 등을 탑재해야 하고 운전자를 포함한 2인 이상이 탑승해야 하는 단서가 붙는다.

     

    운행기록장치와 영상기록장치는 조향핸들처럼 운전석 조종장치 등의 움직임을 촬영하기 위해 설치된다. 기존 자동차의 구조나 장치를 갖추지 않은 자율주행차는 사실상 임시 운행이 어렵다.

     

    실제 조향핸들이 없이 버튼으로만 작동하는 구글 버블카 같은 운송 수단은 한국에서 시험허가가 불가능한 셈이다.

     

    반면 미국 애리조나주는 '안전운전 관리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도 시험 운행이 가능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일반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운전자가 탑승해 자율주행 표시가 된 자동차 번호판을 등록만 하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현행 규제상 우리나라에서 무인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더라도 임시 운행을 위해서는 미국 애리조나까지 가야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도심에서도 무리없이 작동되는 BMW 뉴 7시리즈 자율주행 기반 기술. 하지만 갑작스러운 끼어들기를 감행하는 차량들의 움직임은 스스로 감지할 수 없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도심에서도 무리없이 작동되는 BMW 뉴 7시리즈 자율주행 기반 기술. 하지만 갑작스러운 끼어들기를 감행하는 차량들의 움직임은 스스로 감지할 수 없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경제연구원 강소라 연구원은 "외국은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요건을 간소화하는 추세"라며 "자율주행차 개발은 실제 도로 위 실증 실험이 매우 중요한 만큼,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차를 시험·연구할 수 있도록 허가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법의 제·개정이 어렵다면 5월 발의된 규제프리존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의 신청을 받아 전략산업을 두 개씩 지정, 이를 육성하기 위해 업종, 입지 등 핵심규제를 풀어주고 필요한 재정·세제·금융·입지·인력을 지원하는 제도다. 자율주행차는 대구 지역의 전략산업으로 지정돼 있다.

     

    자율주행차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는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는 기존 자동차보험을 활용해 사고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지만, 기존 보험상품에는 자율주행시스템 문제로 발생한 사고나 외부 해킹에 의한 오작동으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보상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강 연구원은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책임관계와 보상 기준을 갖춘 별도의 보험이 필요하다"며 "최근 자율주행차 전용 자동차보험을 개발한 일본과 영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비현실적 규제로 대학-중소업체는 자율차 시험 힘들어

     

    "국토교통부가 아무런 준비 없이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용 기준을 마련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한 대학교수의 하소연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12일 스스로 주행하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임시운행 허가제도를 신설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발의된 자율주행차에 대한 시험·연구목적 임시운행허가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지난해 8월 11일 개정 공포됐고, 이후 6개월간의 경과기간을 거쳐 시행됐다.

     

    현재까지 국토부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제도를 받은 곳은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서울대, 한양대 등으로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자체적으로 V2V 기술을 탑재시켜 자율주행차 운행 연구에 나서고 있는 국내 중소 업체들은 아직 임시운행 허가제도를 받기 위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토부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제도 자체가 대기업이나 특정 대학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연구원 자율주행평가실 관계자들을 만나봤던 한 대학 학생은 지디넷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국토부는 하드웨어 부분을 상당히 중요시하게 여기고 있다”며 “계기반 디스플레이로 자율주행 진행 여부를 알리는 시스템이 차량에 마련돼야 한다는 기준을 들었다”고 밝혔다.

     

    2015 창조경제박람회에 마련된 ETRI 스포티지 자율주행차. 차량 전반에 LIDAR 센서 등이 탑재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015 창조경제박람회에 마련된 ETRI 스포티지 자율주행차. 차량 전반에 LIDAR 센서 등이 탑재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이 기술은 아직 대학 연구 단계에서 보편화가 되지 못했다. 현재 운행 중인 제네시스 자율주행차는 계기반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율주행 진행 여부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국 주요 대학들의 자율주행용 기반 차량을 보면 기어노브 주변 LED 색상을 통해 자율주행 진행 여부만을 알 수 있고, 계기반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예산등이 필요하다.

     

    주행모드 전환 시스템 구축도 대학 차원에서는 아직 부담스럽다. 국토부는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자율주행-일반주행 전환이 가능한 차량을 주행 허용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기능은 현재 판매 중인 BMW, 아우디 고급 차량등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의 자율주행 기반 연구차량은 완성차 업체와 달리 가속 페달을 통해 주행 모드 전환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 기술 역시도 완성차 업체 수준으로 따라가기엔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또 국토부가 현재 진행 중인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가능 구간은 서울-신갈-호법 41km 구간을 비롯해 수원-화성-평택 국도 61km 구간, 수원-용인 국도 40km 구간, 용인-안성 국도 88km 구간, 고양-파주 국도 85km 구간, 경기도 광주-용인-성남 45km 구간이다.

     

    이 구간들은 차선 구분이 명확하고, 신호 대기 등이 필요없는 고속도로 및 국도 구간이다. 교통 정체가 심하거나 차선 명확하지 않은 등 돌발변수가 많은 서울 도심 및 전국 대도시 주요 도로 부근은 제외됐다. 다양한 상황에 적합한 자율주행차 개발은 아직 멀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자율주행차 전문가는 "대학이나 중소업체 차원에서 실도로 자율주행차 시연을 하려면 아직 돌발 변수가 많고 기능 오류로 인해 차량이 파손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새벽 시간에 자율주행차 기술을 테스트 하는 등 상당한 연구제약이 있다. 이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사회적 합의단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발 묶는 규제 풀어야 경쟁

     

    자율주행차와 함께 드론(무인항공기) 역시 대표적으로 규제 완화가 시급한 신산업 분야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전용 공역을 지정하고 올해 5월 농업·촬영·관측 분야로 제한된 드론 사업범위를 국민안전이나 안보를 저해하지 않는 모든 분야로 확대하는 내용의 추가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등의 육성 대책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는 평가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작년부터 베이징을 비롯한 9개 도시에서 드론을 이용한 배송을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올 5월 저가 드론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일본 정부 역시 드론 국가전략특구를 지정해 드론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자율주행과 드론 등의 규제 완화를 위해 뒤늦게 나서고 있다"면서도 "보안과 안전을 내세운 규제로 손발을 묶어 놓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닌 기술 개발을 독려하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얘기"라고 말했다.

     

    정기수 기자 (guyer73@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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