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제조 중단에 이어 판매 중지를 선언한 새 갤럭시노트7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예전 갤럭시노트7이 삼성SDI의 배터리를 적용해 배터리 결함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중국 ATL사의 배터리가 적용된 새 갤럭시노트7에도 발화가 되면서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갤럭시노트7의 설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달 2일 삼성전자는 예전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에 문제가 생겨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분리막이 얇은 등의 이유로 음극과 양극의 접촉이 생길 경우 바로 폭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바로 삼성SDI의 배터리를 적용한 예전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생산을 중단하고 리콜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중국 ATL사의 배터리를 적용한 새 갤럭시노트7 교환을 시작했고 지난 1일 판매를 재개했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발화 사고가 나면서 폭발 원인은 배터리만으로 한정하기 힘들어졌다. 결국, 삼성전자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원인을 잘못 진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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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 IT경영학과 교수는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발화가 발생했으면 문제점을 찾지 못한 것”이라며 “회로 등 다른 문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나 갤럭시노트5부터 일체형 배터리를 쓰기 시작했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면 부피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고 방수나 방진 기능을 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갤럭시S7이나 갤럭시노트7에서 방수·방진 기능이 새롭게 도입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일체형 배터리의 경우 외부 충격이나 발열 등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갤럭시노트7의 경우 전작 갤럭시노트5과 달리 엣지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방수 방진 기능을 새로 도입했다. 배터리 용량도 3천mAh에서 3천500mAh로 늘렸다. 홍채인식과 삼성패스 등이 들어갔기 때문에 성능 향상에만 신경 쓴 나머지 안전성을 설계에서 놓쳤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전자제품에서 폭발 등 문제가 발생했을 시 그 원인을 찾기란 상당히 어렵다”며 “단기간에 직접적인 원인을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를 교환했는데도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은 설계 상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은 고속충전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과전류나 고전압 등으로 인해 폭발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비교적 간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확률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삼성 SDI 배터리가 문제가 생기자 ATL사의 새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품질 관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재필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ATL이 단기간에 많은 납품 요청을 받을 경우 품질 검사를 다 하기에는 업무 부담이 많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백연식 기자 | ybaek@it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