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스마트폰 ‘선탑재 애플리케이션(앱)’을 금지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정부도 관련법 개정에 긍정적이어서 선탑재 앱 관련 법안이 정식 법제화될 지 주목된다.
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구현하는데 필수적이지 않은 소프트웨어의 삭제가 가능토록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초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스마트폰 앱 선탑재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신 의원의 개정안은 선탑재 앱을 아예 금지하는 반면, 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선탑재 앱을 이용자가 삭제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점이 차이다.
민 의원은 “(신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전문위원이 선탑재 앱을 스마트폰에 탑재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신 삭제할 수 있도록 검토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며 개정안을 발의하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그동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에는 구글과 통신사의 요구에 따라 제조사가 관련 앱을 사용자의 동의 없이 읽기만 가능한 상태로 출시해 이용자가 이를 삭제하고 싶어도 삭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갤럭시S7에 선탑재 된 앱은 모두 55개(통신사 18개, 제조사 26개, 구글 11개)로 삭제가 불가능한 앱이 30개에 이른다. 이 같은 선탑재 앱은 데이터, 메모리, 배터리를 소모시켜 스마트폰의 기능과 성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이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같은 문제가 이어지자, 미래창조과학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선탑재 앱이 과도하게 설치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고, 지난 9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스마트폰에 필수적이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관련 내용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이르면 이달 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민 의원은 “선탑재 앱을 삭제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비판이 제기돼 왔고 이에 대한 권리는 소비자가 가져야 한다고 본다”며 “시행령이 아닌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선탑재 앱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법을 개정해 시행하려고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시행령으로 한 것”이라며 “이론적으로는 사업법을 개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민경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미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해 법제 마련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민경욱 의원실 관계자는 “시행령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상위법인 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며 “다만, 법안 준비에 다소 시간이 소요돼 이번 전체회의에는 상정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