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바람에 밀려 많은 것이 우리 앞에서 사라졌다. 진공관을 사용한 앰프 혹은 오디오도 마찬가지다. 트랜지스터가 나오면서 우리 주변에서 급속히 자취를 감추었고, 지금은 일부 오디오 마니아만 사용하고 있다. 최근 PC스피커에서 가정용 오디오로 사업 영역을 넓힌 브리츠는 진공관 앰프를 탑재해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내는 블루투스 오디오 ‘BZ-TM780’을 출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기 이전 거실에 하나쯤 있었던 미니(혹은 마이크로) 콤포넌트 형태를 지닌 이 제품은 블루투스, USB 재생 등 최근 디지털 오디오 기술과 진공관에 의한 아날로그 감성을 모두 담았다. 더 이상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인도 쉽게, 그리고 큰 부담 없는 가격으로 진공관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가정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디자인도 세련됐지만 복고적 이미지를 심어 1900년대와 2000년대를 넘나드는 시각적, 청각적 만족감을 누릴 수 있는 오디오 기기이다.
▲ 브리츠 BZ-TM780 |
모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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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츠 BZ-TM-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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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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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W x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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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피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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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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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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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 USB / AUX / Bluetooth 4.0 + EDR / FM Radio |
전원 및 소비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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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220~V(60Hz) / 3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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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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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x 140x 276 mm |
스피커 크기 | 166 x 260 x 230 mm |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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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츠 031-908-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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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니 또는 마이크로 콤포넌트라고 불렀던 오디오 기기와 비슷하다. 중앙에 본체가 있고, 좌우로 분리형 스피커가 배치된 형태이다. 어찌 보면 정형화된 구성이지만 브리츠는 이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진공관을 품은 오디오답게 조금은 빈티지 느낌이 들도록 했다. 원색에 가까운 강렬한 느낌의 레드 컬러가 매우 인상적이며, 표면은 광택 처리 해 화려함을 더한다. 실내 분위기를 바꿔주는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 가정 뿐만 아니라 카페와 같은 영업 공간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본체 좌우에 배치된 다이얼, 그리고 그대로 노출된 유닛은 70/80년대 분위기를 상기시킨다. 블랙과 레드 컬러의 조합은 기존 오디오 기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스타일리시를 강조한다.
▲ (사진 = 브리츠) |
양쪽 스피커는 분리되는 형태이다. 따라서 스피커만 떼어나 원하는 곳 어디에도 올려 놓을 수 있다. 물론 본체 좌우에 스피커를 두는 기본 배치 형태로도 쓸 수 있다.
▲ 스피커 연결 케이블 |
좌우에 배치되는 두 개의 스피커는 단단한 재질의 인클로져를 사용해 진동으로 인한 소리의 왜곡을 잡아준다. 2-Way 유닛을 사용해 전음역대에 걸쳐 균형 잡힌 소리를 내며, 진공관 앰프와 함께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표현해 디지털 음원에서도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지도록 했다. 출력은 채널당 50W, 총 100W나 되기 때문에 조금만 볼륨을 높여도 집안 전체를 소리로 가득 채운다. 가정용 오디오로서는 강력한 사운드를 내 매우 만족스럽다.
어떤 소스도 척척 재생해내기 위한 다양한 입력포트도 이 제품의 자랑거리이다. MP3 등 디지털 음원 파일에 밀려 들을 기회가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교육용 또는 과거 음악을 듣기 위한 용도로 여전히 인기가 높은 CD를 지원한다. 일반 오디오CD 외에 PC에서 MP3 파일을 담아 구워낸 CD도 지원한다. 본체 상단에는 CD트레이가 있으며, 여기에 듣고자 하는 CD를 넣고 재생하면 된다. 랜덤 재생, 반복 재생 등 일반 오디오 기기에서 재생하는 모드도 이용할 수 있다.
▲ 페어링 과정 |
블루투스 연결 설정이 서투른 초보자를 위해 NFC 기능도 추가했다. 오디오 본체 상단 NFC 마크가 있는 부분에 NFC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올려 놓으면 아래와 같이 연결 여부를 묻는 메시지가 나타나며, 이때 연결 승락을 하면 페어링을 직접 하지 않아도 오디오와 바로 연결된다.
이 밖에도 외부 기기와 연결할 수 있는 AUX 단자도 갖고 있다. MP3플레이어, 포터블CD플레이어 등 아날로그 출력만 가능한 기기의 경우 간편하게 연결, 진공관이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강력한 소리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낮 길이가 짧은 겨울에는 아침에 눈을 뜨기 힘들다. ‘브리츠 BZ-TM780’에는 알람 기능이 있어 사용자가 사전에 설정한 시간에 맞춰 소리를 낸다. 알람음은 FM라디오와 CD, 그리고 USB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원하는 음악을 들으며 기상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가벼운 느낌으로 아침을 맞을 수 있다.
잠에 들 때에도 원하는 시간에 자동으로 오디오가 꺼지도록 설정이 가능하다. 최대 120분까지 지정이 가능해 잔잔한 음악과 함께 하루를 정리하며 잠에 들 수 있다.
전원을 켜면 바로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나는 일반 오디오 기기와는 달리 이 제품은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예열 과정이 필요하다. 전원을 켜면 디스플레이에는 예열을 뜻하는 문구와 함께 10번 카운트를 시작한다. 카운트가 모두 끝나면 진공관은 붉은 빛을 내며, 정상적으로 구동된다. 성격이 급하다면 약 10초도 긴 시간이겠지만 아날로그가 만들어내는 기다림도 현대의 디지털 기기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또 하나의 매력이다.
▲ 트위터 |
▲ 우퍼 드라이버 |
▲ 뒤쪽 덕트가 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
또한 진공관 앰프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다. 얼핏 들으면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으나 비슷한 등급의 일반 오디오와 비교하면 차이가 느껴진다. 진공관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음색은 차갑고 거친 악기 소리도 따뜻하고 부드럽게 표현한다. 특히 진공관 앰프에 잘 어울리는 재즈에서는 저음이 더 풍성하게 느껴져 전반적으로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현장감을 살린 사운드도 장점이다. 진공관 앰프는 원근감 표현력이 우수하며, 특히 넓은 공간에서 연주되는 실황을 담은 앨범에서는 공간감을 높여주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더해준다. 소리의 디테일도 좀 더 세밀하기 때문에 연주자 옆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
저음을 유난히 좋아한다면 슈퍼 베이스(Super Bass) 기능을 이용해 저음을 강화시킬 수 있다. 음악 재생 중 리모컨의 S-BASS 버튼을 누르면 바로 활성화되며, 더 묵직하고 단단하며 깊이 있는 저음이 흘러나온다.
시중에 출시된 가정용 오디오 콤포넌트 대부분은 뚜렷한 특징을 찾기 어렵다. 디자인이나 기능에서 조금씩 차이가 날 뿐. 그러나 ‘브리츠 BZ-TM780’은 기존 오디오와 다른 느낌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트랜지스터가 나오기 전에는 일반적으로 사용됐던 진공관이지만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춰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진공관 앰프를 쓴 오디오 기기이기 때문이다. 얼핏 들어서는 차이를 못 느낄 수 있지만 자꾸 듣다 보면 어느새 독특한 음색에 정이 들어 자꾸 전원을 켜게 되는 것이 이 제품의 매력이기도 하다. 진공관 앰프를 경험해 보고 싶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면, 그리고 기존 가정용 오디오가 만들어내는 소리에 식상함을 느꼈다면 ‘브리츠 BZ-TM780’은 어떨까? 퇴근보다는 저녁 식사 후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듣는 시간이 기다려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