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호라이즌 제로 던, 눈을 비비고 게릴라 게임즈를 다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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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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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눈을 비비고 다시 보라, '호라이즌 제로 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게릴라 게임즈가 새롭게 선보인 오픈월드 액션RPG ‘호라이즌 제로 던’을 보면 ‘괄목상대’의 고사가 떠오른다. 삼국시대 오나라 장수 ‘여몽’은 용력이 출중한 반면 머리가 좀 모자랐는데, 수험생 저리 가라는 열공 끝에 문무겸장으로 거듭났다. 에디터도 안 쓰고 지력 90을 찍은 그를 가리켜 모두가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刮目相對)’는 얘기.


    ▲ '괄목상대'의 고사로 잘 알려진 오나라 '여몽'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게릴라 게임즈가 어디던가. 소니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헤일로 킬러’라며 FPS ‘킬존’을 내놓았다가 뭇 게이머에게 두고두고 씹히는 개발사다. 게임 자체는 그럭저럭 할만했지만 이 바닥 최고존엄 ‘헤일로’에게 들이댄 괘씸죄가 컸고, CG 영상을 실제 플레이라고 속이는 기만 행위까지 저질러 여론이 악화됐다. 그나마 인정받는 것은 그래픽 기술 정도.


    ▲ '헤일로' 잡으러 나왔다 뭇매만 맞은 FPS '킬존'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러니 ‘호라이즌 제로 던’이라고 선뜻 믿음이 가겠나. 때깔 좋은 트레일러는 외면하고 데모도 의심했다. 드디어 본편을 설치할 때도 어설픈 실체를 파헤치겠다는 생각뿐. 그런데 아무리 해도 단점은 안 보이고 며칠밤을 꼬박 샌 끝에 엔딩만 봤다. 간단한 감상은 ‘더 위쳐 3’에 ‘툼레이더’와 ‘몬스터헌터’를 섞은 느낌. 그럼 갓겜 아니냐고? 지금부터 할 말이 바로 그거다.


    ▲ 이제보니 트레일러부터 '갓겜' 냄새가 풍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아무 곳이나 찍으면 바탕화면이 되는 그래픽

    ‘호라이즌 제로 던’은 모종의 이유로 인류가 대충 망한 뒤 수백 년이 흐른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렇다고 방사능 콜라를 마시는 무법자가 폐허를 뛰어다니는 것은 아니고, 대자연 속에서 원시 회귀한 인류와 기계 생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주인공 ‘엘로이’는 사냥을 업으로 삼는 ‘노라’ 부족 출신 추방자로, 출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험난한 모험에 나선다.


    ▲ 엄마 찾아 삼만리… 겸사겸사 세계의 비밀도 밝혀보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게임을 켜자마자 탄성이 나오는 부분은 단연 그래픽이다. 윈도우 바탕화면이 필요하면 아무 곳에나 가서 한 장 찍으시라. 울창한 숲과 깎아지른 절벽은 BBC 다큐마냥 장엄하며, 공기 중에 먼지가 보일 만치 섬세하기도 하다. 특히 광원 효과가 예술인데, 낮과 밤에 더하여 어슴푸레한 새벽과 불타는 노을까지 저마다 고유한 색체를 지녔다.


    ▲ 낮과 밤, 새벽과 저녁녘의 풍광이 저마다 빛을 발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캐릭터 조형 및 표정 묘사도 수준급인데다 달리고 구르고 벽을 타는 매 동작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사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기계가 보여주는 역동성은 그야말로 믿기지 않을 지경. ‘킬존’ 시절부터 호평 받은 메카닉 디자인 또한 두말할 나위 없다. 기자는 PS4로 플레이했으니 만약 PS4 프로로 돌린다면 더욱 볼만할 터이다.


    ▲ 캐릭터의 조형, 표정 묘사, 동세 모두 자연스럽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더 위쳐 3 + 툼레이더 + 몬스터헌터 = 갓겜

    너무 칭찬일색인가 싶지만, 정말 겉모습만큼은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게임의 고운 때깔이 재미를 담보한다면 왜 ‘디 오더 1886’이 ‘뒤 통수 1886원’이겠는가. 당장 개발사의 전작 ‘킬존’도 그래픽은 괜찮았다. ‘호라이즌 제로 던’ 역시 그 전철을 밟을까 적잖이 불안했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게임성도 제대로 챙겼다. 아니 챙긴 정도가 아니라 아주 폭발시켜버렸다.


    ▲ 그래픽만 좋은 게 아니다, 사냥의 묘미가 죽여준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앞서 언급했듯 전체적인 구성은 리부트판 ‘라라 크로프트’가 ‘더 위쳐 3’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게롤트’의 요란한 칼춤이 부담스러웠다면 이쪽이 편안할 것이다. 스무 종이 넘는 다양한 기계 생물과의 전투는 ‘몬스터헌터’ 느낌이 살짝 나는데, 작살로 고정시켜놓고 약한 부위를 집중 타격 등 전략적 플레이가 요구된다. 기자처럼 괜히 활 하나로 버티며 사서 고생하진 말자.


    ▲ 기계는 강하다, 무사히 엔딩 보려면 도구를 애용하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오픈월드는 2개의 주요 도시와 그보다 작은 마을들, 각종 유적지와 도적 소굴 등으로 알차게 채워졌다. 지역마다 특정한 기계 서식지가 있고, 유적지를 털어 기술을 향상시킬수록 더 크고 강력한 생물을 강제 전환할 수 있다. 여기서 마을의 역할은 퀘스트 수주와 상거래 정도라 대부분 시간을 야생에서 보내게 된다. ‘파 크라이’가 떠오르는 부분.


    ▲ 도시는 겉치레에 가깝고, 재미있는 건 다 야생에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멸망을 딛고 일어설까, 뜨거운 인간찬가

    ‘에일로이’가 세계의 비밀을 추적하는 과정이 서사의 큰 줄기를 이루는 가운데 각종 심부름, 사냥꾼 오두막 도전, 오염된 지역 정화 등 부가임무가 곁가지를 뻗는다. 허나 앞서 메인 디렉터가 수 차례 “유의미한 사이드 퀘스트를 많이 넣겠다’고 한 것치고는 그다지 인상적인 내용은 없었다. 수행 과정도 일직선이고 결과가 딱히 향후 전개에 영향을 주지도 않더라.


    ▲ 기대했던 사이드 퀘스트는 솔직히 그냥 그랬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대신 흡입력 있는 메인 퀘스트가 서사에 대한 갈증을 말끔히 채워준다. 사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평소에는 평범한 중세 판타지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따금 고대 유적을 탐사할 때면 굉장히 이채로운 느낌을 준다. 고도로 발전한 옛 문명은 어째서 멸망했으며, 천년 후 사람인 ‘에일로이’는 도대체 그들과 무슨 관계이기에 이 모든 사건에 휘말렸나?


    ▲ SF 미스터리는 '호라이즌 제로 던'을 이채롭게 해주는 요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다 자세히 적을 순 없지만, 게임을 해보면 꽤 이른 시점에 고대 인류의 비밀이 풀린다. 기자는 벌써 게임이 끝나는가 하고 “속였구나, 게릴라!!”를 외칠뻔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로부터 수십 시간의 전개가 더 이어지며 멸망한 이유 그 자체가 아닌 당시 생존자들의 드라마가 심도 깊게 펼쳐진다. 제법 철학적인 화두도 던져지며, 끝내는 뜨거운 인간찬가로 마무리된다.


    ▲ 우리는 오롯이 살아갈 자격과 스스로 길을 찾을 힘이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제 눈을 비비고 게릴라 게임즈를 다시 보라

    물론 ‘호라이즌 제로 던’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작품은 아니다. 신 또한 결점이 있듯 갓겜이라도 아쉬움은 남는다. 일단 RPG 마니아로서 조금 속은 기분인데, 액션RPG라지만 실상 RPG로 보기는 민망하기 때문. 플레이어가 서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는데다 장비 가짓수도 매우 적다. 스킬 효과도 사소한데다 쉽게 다 찍을 수 있어 육성하는 재미도 그다지.


    ▲ 리플레이 가치는 거의 없다, 한번 할 때 오래하는 게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전개도 완급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외 여러 리뷰어가 지적했듯 강제 전환을 익히기까지 처음 1~2시간이 상당히 지루하다. 이후 한동안 잘 나가다가 고대 유적에 들어가며 또다시 흐름이 더뎌진다. 분명 이 부분이 ‘호라이즌 제로 던’을 특별하게 만들긴 하지만, 전투 한 번 없이 옛날 이야기만 끝도 없이 이어져 범람하는 정보를 소화하기 다소 버겁다.


    ▲ 왜 아무도 홀로그램이 너무 많다고 자각하지 않은걸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만 이러한 지적은 명확한 단점이라기보단 호불호에 가깝다. 사람에 따라 다소 거슬릴 수는 있어도 평가에 타격을 줄만큼 치명적이지는 않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AAA급이란 표현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작품이며, 무엇보다 게릴라 게임즈의 새로운 도전이 결실을 맺었단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앞으로 모든 게임업계가 이들을 ‘눈을 비비고 다시 볼’ 것이다.


    ▲ 마블도 아닌데 쿠키영상이 있다, 후속작을 기대하시라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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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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