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외모만 번쩍번쩍, 내공이 부실한 강호초출 '천애명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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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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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애명월도' 대표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지스타 2016’에서 넥슨은 6종의 온라인게임 라인업을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띈 것이 바로 중국 텐센트 산하 오로라 스튜디오가 개발한 무협 MMORPG ‘천애명월도’다. 당시 공개된 짧은 시연버전에서 ‘천애명월도’는 뛰어난 그래픽과 화려한 경공 액션을 선보이며, 발전된 중국의 기술력을 드러냈다. 여기에 고매한 무협작가 고룡의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까지 힘을 더하며 국내 무협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그런 ‘천애명월도’가 지난 3월 29일부터 5일 간 첫 번째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했다. 게임의 첫인상을 전달하는데 그쳤던 시연버전과 달리, 이번에는 전체적인 게임 전반을 체험할 수 있었다. 과연 ‘천애명월도’는 보이는 것만큼 훌륭한 무협 MMORPG일까? 직접 비공개 테스트에 참여해 알아보았다.

    사실적인 무협 세계… 내가 설 자리는?

    ‘천애명월도’의 특징은 사실적인 무협세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먼저 그래픽이다. ‘천애명월도’는 개발사가 자체 제작한 퀵실버 엔진에 힘입어 그래픽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자연환경이나 인물의 생김새, 무기나 의복의 질감까지 세밀하게 구현되어 있다. 지스타 때 만나본 시연 버전과 마찬가지로 그래픽 측면에서는 흠을 잡기 어렵다. 특히 이러한 훌륭한 그래픽은 하늘을 자유롭게 활보하는 ‘경공’과 만나며 시너지를 일으킨다. 중간 중간 어색한 움직임도 눈에 띄지만, 일단 겉보기에는 합격점을 내리기 충분하다.

    ▲ 날씨에 따른 지형의 변화도 훌륭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경공은 가슴이 탁 트이는 듯 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뭐 가끔은 이상한 점도 있지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또한 스토리도 빈틈이 없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천애명월도’는 무협 소설 양대산맥으로 손꼽히는 고룡의 소설을 반영한 작품이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따라서 세계관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시작하기 전의 이야기까지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짜임새 있다. 본격적인 강호 출두에 앞서 잔악 무도한 살수 집단 ‘청룡회’가 어떻게 결성되고 타락했는지 주요 설정을 시네마틱 영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후 메인 스토리에서도 정통 무협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람들이 하는 대사 하나하나마다 무협 소설의 감성이 묻어 나온다. 어미가 ‘소’로 끝나는 문장들이나 사형, 소협 같은 인칭 대명사, 수많은 세력이 등장하는 시나리오까지, 모든 요소들이 어울려 한 편의 무협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을 준다. 또한 향후에는 한국어 더빙까지 진행될 예정이라 더욱 더 몰입도 있는 스토리 전달이 기대된다.

    이처럼 ‘천애명월도’는 무협 마니아에겐 진수성찬 같은 세계관과 스토리를 마련했다. 문제는 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원작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장미검 ‘연남비’나 흑도 ‘부홍설’과 같은 주요 인물들이 자주 조명된다. 이들은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의 분신이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팔황제자’보다 뛰어난 무공을 지닌 고수이며 이야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문제는 주변 인물에 대한 중요도가 높은 나머지 플레이어가 주인공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 주인공 포스 유감없이 드러내는 '연남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특히 ‘연남비’는 초반부터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 ‘천애명월도’에서 퀘스트 중간에 나타나는 주요 전투는 컷신으로 진행되는데, 플레이어 대신 ‘연남비’가 등장해 뛰어난 무공 실력을 뽐낸다. 복잡한 조작 없이 화려한 전투 연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환영할 부분이지만 게임의 주인공인 플레이어의 존재감이 너무 없다 보니 상황에 몰입하기 어렵다.

    플레이어가 강호 초출이라는 설정을 감안하면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이를 반영하면서도 스토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일 방법은 있다. 가령 잔혹한 살수 ‘독낭자’에게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플레이어를 ‘연남비’가 멋있게 구하며 두 인물을 동시에 조명하거나, 컷신 전에 ‘독낭자’와의 이벤트 전투를 넣어 플레이어를 ‘손 놓고 구경만 하는 존재’로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천애명월도’는 플레이어의 존재를 배제해 게임 속 주인공이 아닌 관찰자로 만들고 만다.

    이 외에도 기껏 강적을 쓰러트렸더니 ‘연남비’가 나타나 ‘사실 내가 부상을 입혀 약해진 상태’라고 말하기도 한다. 내가 사건을 해결하는 어엿한 무림인이 아닌 졸개들만 처리하는 ‘주변인’으로 전락한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다. ‘천애명월도’는 게임이다. 게임이 소설이나 드라마와 다른 점은 내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을 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남비’와 같은 중요 인물에 집중한 ‘천애명월도’의 스토리는 플레이어에게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주는데 부족하다.

    ▲ 악당은 연남비가 혼내줬으니 걱정 말라구!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강호 7대 문파… 개성은 어디로

    플레이어가 서사의 중심에 서지 못한다는 점은 분명히 아쉽지만, ‘천애명월도’ 스토리는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즉, 근사한 무대는 마련된 셈이다. 여기에 MMORPG 핵심인 전투까지 잘 버무리면 ‘천애명월도’는 게이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훌륭한 게임이 될 것이다.

    ‘천애명월도’ 전투의 기본은 다양한 무공을 구사하는 초식이다. 특히 캐릭터 생성 시 어떤 문파를 택했느냐에 따라 무공 스타일이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령 ‘태백’은 ‘검의’를 전부 사용해 적 전체를 쓸어 버리는 쾌검이 특기이며, ‘개방’은 호리병의 술을 마시며 다양한 연계기를 구사한다. 이외에도 원거리에서 암기로 적을 견제하는 ‘당문’, 창과 장궁으로 무장한 ‘신위’, 치유 능력을 보유한 ‘천향’ 등 총 7개 문파가 있다.

    ▲ 다양한 무공을 조합하는 전투가 특징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다양한 스타일을 지닌 문파가 있지만 생각 외로 전투에서 드러나는 개성은 약하다. 설명만 보면 선택한 문파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전투 양상은 상당히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기존 MMORPG와 마찬가지로, ‘천애명월도’ 역시 퀘스트를 하며 캐릭터를 키운다. 그리고 게임의 메인 퀘스트는 크게 ‘졸개 사냥’과 ‘보스 전투’로 구분된다. 그러나 두 부분 모두 문파를 가리지 않고 전투 방식이 하나로 좁혀져 다양한 문파가 살아 숨쉬는 ‘무협’의 묘미가 약하다.

    가령 졸개 몬스터가 등장할 때는 어떤 문파를 택하건 간에 몰이 사냥으로 귀결된다. 대부분의 공격 무공이 넓은 범위를 자랑하다 보니, 암살에 능한 ‘오독’이나 힐러 포지션인 ‘천향’까지도 몬스터를 한 데 모아 쓸어 담는 몰이사냥에 집중하게 된다. 즉, 힐러든 암살자든 문파를 가리지 않고 ‘몰이사냥’을 하다 보니 개성 있는 무공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강적들은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구르기 한 두 번으로 피할 수 있는 패턴밖에 없어 손쉬운 공략이 가능했다. 거의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는 전투는 퀘스트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여기에 무협 게임에서 중요하다 할 수 있는 문파 개성도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 몰아서 잡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또 몰아서 잡늗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무협 세계관을 앞세운 MMORPG인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은 초반부터 전투를 통해 직업의 개성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검사는 공격과 방어가 균형을 이루고, 역사는 거대한 도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원거리 직업도 강력한 마법을 구사하는 기공사와 소환수를 활용하는 소환사가 서로 다르다. 여기에 초반부터 상대하기 까다로운 ‘필드 보스’가 출현해 합격기를 구사하기 위한 콤보를 생각하게 하는 등, 플레이어가 일찍 직업의 특징을 깨닫고, 이를 전투에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같은 몬스터를 잡아도 직업의 강점과 조작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캐릭터 간 차별점도 뚜렷하다.

    물론 ‘천애명월도’에서도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면 고난이도의 던전이 열린다. 개인 던전에서는 치밀한 컨트롤을 요구하고, 파티를 구성한다면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문제는 여기까지 도달하기 전에 준비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 육성’에서 문파간 개성이 흐릿해 핵심적인 재미를 생각하게 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전투의 장점이 화려한 무공의 연출을 ‘보는 재미’에 국한되었다는 점이 ‘천애명월도’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 던전 한 번 가기 힘들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빛 좋은 개살구 되지 않으려면…

    ‘천애명월도’는 큰 기대를 받은 게임 중 하나였다. ‘지스타 2016’ 현장에서 확인한 ‘천애명월도’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멋진 무협 세계를 보였다. 하늘을 지배하던 화려한 경공 역시 깊은 감명을 남겼다. 전투 콘텐츠가 다소 적게 공개되었지만, 기대작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 체험해 본 ‘천애명월도’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관과 스토리는 짜임새 있지만, 플레이어가 뒷전에 밀리는 느낌이 강했다. 여기에 MMORPG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투에서는 ‘문파’의 개성을 느끼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결국 남는 것은 눈을 사로잡는 그래픽과 현란한 연출 뿐이다. 이 두 가지로 좋은 첫인상을 남길 수는 있겠지만, 롱런을 위해서는 유저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득하게 이끌고 갈 탄탄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천애명월도’가 빛 좋은 개살구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보기에는 좋다, 보기에는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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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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