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더 안전하게. SSD는 등장 초기 가격대비 용량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아있음에도 하드디스크의 가장 큰 문제였던 속도와 안정성을 크게 압도하며 시장을 빠르게 휘어잡는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100~200MB/s 전후의 읽기/쓰기 성능을 제공하던 하드디스크가 SSD로 바꾸면서 400~500MB/s 수준으로 빨라진다는데 거부감을 느낄 소비자는 많지 않았으리라.
현재 SSD는 읽기/쓰기 성능의 가속화에 거침이 없다. 시중에 유통되는 SATA 6Gbps 인터페이스 제품들은 400~500MB/s 수준의 순차 읽기/쓰기 성능을 보여주고 있으며, M.2나 NVMe(Non Volatile Memory express) 규격의 SSD는 1GB/s 이상의 순차 읽기/쓰기 성능을 보여준다.
고성능 저장장치의 활성화로 인해 컴퓨팅 환경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하드디스크로 벅찼던 애플리케이션의 구동 성능이 빨라졌다. 대용량 동영상의 인코딩/디코딩 작업에도 변화가 이뤄졌다. 편집 과정에서의 답답함도 SSD의 빠른 데이터 입출력으로 쾌적해졌다. 묵직한 국내외 패키지 및 온라인 게임들도 SSD로 인해 로딩시간의 압도적 단축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실제로 SSD를 주 저장장치로 활용하는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다른 곳에 눈을 돌릴 때가 됐다. 바로 용량이다. 지난 몇 년간 주력 SSD의 저장공간은 120~240GB 가량이었다. 일부 480GB 이상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고성능 제품이 있었지만 가격이 매우 높았다.
현재 업계의 여러 노력 덕에 240GB 라인업이 주력으로 자리잡은 상태. 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용량은 꾸준히 증가해 이것으로도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게임을 주로 하는 게이머들은 더 심각하다. 예로 지난해 출시된 콜 오브 듀티 : 인피니트 워페어는 약 85GB, 같이 공개된 모던 워페어 리마스터는 약 46GB의 저장공간을 필요로 한다. 레이싱 게임인 포르자 호라이즌 3도 약 58GB, 기어즈 오브 워 4는 100GB 이상의 저장공간을 자랑한다.
240GB의 저장공간으로는 게임 4~5개가 고작이다. 스팀이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윈도 운영체제 설치와 게임의 설치는 모두 고통스러운 문제를 야기한다.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 480GB는 이 문제에서 조금은 자유롭다. 흔히 쓰는 240GB SSD의 저장공간에서 2배 많은 공간은 게임과 다른 애플리케이션 설치의 수를 늘려준다. 무엇보다 고성능 메모리로 이름을 알린 에센코어가 KLEVV 브랜드로 SSD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메모리 전문 브랜드가 자신 있게 내놓은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는 어떤 모습일까?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 480GB
|
|
용 량
|
480GB
|
인터페이스
|
SATA3
|
읽기 속도
|
560MB/s (무작위 최대 9만 IOPS)
|
쓰기 속도
|
510MB/s (무작위 최대 8만 IOPS)
|
컨트롤러
|
실리콘모션 SM2256K
|
메모리 타입
|
TLC 토글
|
TBW / 보증
|
150TB / 3년 |
가격
|
미정
|
제품 문의
|
에센코어 (https://www.essencore.com)
|
SK 하이닉스의 기운이 녹아 있는 SSD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의 디자인은 독특하다. 하우징 자체의 재질은 타 SSD와 같은 금속 재질이지만 상단 프린팅 패턴을 독특하게 마무리한 점이 인상적이다. 대부분 유명 브랜드의 SSD는 자사 특유의 디테일을 심어 놓는다. 비록 첫 제품이지만 최대한 강한 인상을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향후 라인업에서도 이런 디테일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독특한 프린팅이 돋보이는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 480GB |
다시 제품으로 돌아와 보면 규격은 2.5인치로 일반적인 SSD들과 같은 규격을 택했다. 두께는 7mm로 M.2를 쓰는 초슬림/투인원(2-in-1)형 노트북을 제외하면 호환성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일반 PC에서도 2.5인치 전용 슬롯 또는 확장 브라켓 등을 활용해 장착할 수 있다. 규격은 공통 규격인 SATA 6Gbps에 대응한다. 인터페이스 구성도 장착에 문제 없도록 만들었다.
▲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에는 SK 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가 탑재된다 |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 리뷰에 쓰인 제품은 480GB로 용량으로 인해 기판 앞뒤에 각각 낸드플래시 모듈(H27QEG8NDM5R-BCF)이 총 16개 집적되어 있다. 모두 SK 하이닉스가 생산한 것으로 16나노미터 공정에서 만들어진 트리플 레벨 셀(TLC) 모듈이다. 각 모듈의 용량은 32GB(256Gb)로 총 용량 512GB에 해당된다.
이렇게 따져보면 실제 제공되는 용량에 32GB가 부족해 보일 수 있다. 대신 제품에는 SLC 캐시 모드를 지원하고 있고, 오버-프로비저닝(Over-Provisioning) 기능 등이 제공되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버-프로비저닝은 메모리 일부를 예비 영역으로 확보해 놓는 기술로 내구성 확보에 도움을 준다. 32GB 공간을 활용해 장시간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이런 신뢰도를 구현한 이유를 알아보자. 우선 낸드플래시는 수명이 존재하는데 데이터가 쓰고 지워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수명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컨트롤러는 낸드플래시 모듈 내 데이터가 쓰고 지워지는 빈도를 전체 관리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여분의 공간을 두는 이유는 이런 낸드플래시의 특성을 능동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이다.
일부 저가 SSD에는 이런 오버-프로비저닝 용량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처음부터 넉넉한 용량을 제공하니 좋아 보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는 미지수다.
▲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에 탑재된 실리콘모션 SM2256K 컨트롤러 |
컨트롤러는 실리콘모션(Silicon Motion)의 SM2256K를 탑재했다. 낸드플래시를 관리하는 중요한 부품인 만큼, 다양한 기능을 통해 수명과 성능을 모두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중요한 기능은 총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전역 사용 평준화(Global Wear Leveling), 배드 블록 관리(Bad Block Management), 트림(TRIM), 오버-프로비저닝(Over-Provisioning)이 그것이다.
전역 사용 평준화는 일반적인 사용 평준화 기능과 조금 다르다. 일반적인 사용 평준화 기능은 쓰지 않는 낸드플래시 내의 셀에 저장하는 방식을 취하지만, 에센코어는 데이터가 있는 셀에도 기존 사용 횟수를 기억해 두었다가 쓰고 지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명 저하를 최소화한다.
배드 블록 관리 기능은 말 그대로 손상되는 구역(Bad Block)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하드디스크와 마찬가지로 SSD 역시 특정 상황에서 손상 구역이 발생한다. 이 공간에 데이터를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컨트롤러는 수시로 손상 구역을 관리하게 된다. 손상된 구역에 데이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SSD의 상태를 꾸준히 관리하는 자가 모니터링 분석 알림(S.M.A.R.T) 기능과 RAID 데이터 보안 기술, DevSleep, SLC 캐시 모드, 하드웨어 오류 보정 엔진(LDPC ECC)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다.
소중한 데이터 보호도 OK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에는 아크로니스 트루 이미지(Acronis True Image) HD 2015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데이터 백업을 시작으로 디스크 복제, 복구 미디어 제작 등이 가능한 종합 툴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 듯 하다. 애플리케이션은 에센코어 홈페이지( https://www.essencore.com/)에 접속해 SSD를 검색하면 다운로드 가능하다.
메뉴는 간단하게 구성했다. 아이콘과 기능의 이름, 설명 등이 기입되어 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으며, 마우스 조작만으로 모든 기능을 활용하게끔 만들었다. 가장 좌측에는 4개의 아이콘이 있는데, 이는 차례대로 백업과 동기화, 도구, 도움말 기능을 한다.
이를 지정하려면 주 화면 중앙 우측에 있는 큼직한 아이콘(Select Source)을 클릭해주면 된다. 이어 좌측 원형 아이콘을 클릭하면 저장할 대상을 지정하도록 메뉴가 구성된다. 반대로 우측(Select Destination)을 먼저 클릭하면 저장할 공간을 선택하는 메뉴가 나타난다.
사용자 필요에 따라 다른 PC에서의 데이터를 복원하거나 활용하려면 이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해당 기능이 필요 없다면 꼭 유료 구매할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사용자 활용 환경에 따른 선택의 문제다.
디스크 복제는 원본 하드디스크를 타 디스크로 저장하는 기능이다. 자동과 수동을 제공하는데, 자동은 말 그대로 파티션의 모든 내용을 복사하며, 수동은 사용자가 지정한 폴더나 파일만 복사한다.
성능 측정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 480GB의 실력을 확인해 볼 차례다. 실리콘모션 SM2256K 컨트롤러와 16나노미터 기반의 하이닉스 낸드플래시의 조합은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 궁금하다. 확인을 위해 주요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했으며, 각각의 결과값은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테스트 사양>
- CPU : 인텔 코어 i7 5960X
- 메인보드 : 에이수스 X99-DELUXE
- RAM : 크루셜 DDR4-2400 32GB (8GB x 4)
- SSD : 인텔 750 시리즈 1.2TB
- 파워서플라이 : 시소닉 SS-1200XP 1,200W
- 운영체제 : 윈도10 프로 64비트
Anvil’s Storage Utilities
먼저 Anvil’s Storage Utilities를 활용해 SSD의 성능을 측정했다. 다양한 항목이 있지만 순차(Seq)와 4K QD16 무작위 항목에 초점을 맞춰 확인해 보자. 먼저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 480GB의 성능을 확인해 보니 순차 읽기/쓰기 속도가 최대 560MB/s와 510MB/s 정도다. 무작위는 읽기 9만 IOPS, 쓰기 8만 IOPS 정도에 해당한다.
테스트 결과를 확인해 보니, 수치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순차 읽기/쓰기는 각각 520.06MB/s와 464.82MB/s를 기록했다. 무작위 읽기/쓰기 속도는 QD16을 기준으로 6만 2573 IOPS와 7만 5957 IOPS다. 이 테스트에서는 흥미롭게도 무작위 읽기보다 쓰기 쪽의 입출력 성능이 우위를 보였다.
다음 테스트는 AS SSD Benchmark에서 이뤄졌다. 조건은 위와 동일하게 설정한 다음 진행하는 방식이다. 대신 무작위 4K 테스트가 QD64에 해당되어 이 부분의 수치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측정해 보니 순차 읽기/쓰기 속도는 Anvil’s Storage Utilities와 비슷한 양상이다. 각각 518.93MB/s와 470.02MB/s를 기록했다. 제조사가 언급한 수치에는 다소 모자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제원표를 유심히 보니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순차 읽기/쓰기 속도의 최대치가 ATTO Disk Benchmark 항목을 기준으로 했던 것. 다른 항목에 있는(Crystal Disk Mark) 순차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540MB/s와 470MB/s였다. 이를 기준으로 테스트 결과를 다시 보면 AS SSD Benchmark의 순차 쓰기 속도는 조건을 만족한다. 대신 읽기 속도는 20MB/s 부족한 결과를 보였다.
무작위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277.71MB/s와 314.19MB/s를 기록했다. 이를 초당입출력(IOPS)로 전환하면 각각 7만 1093 IOPS와 8만 432 IOPS에 해당된다. 이 역시 쓰기 속도가 읽기 속도를 추월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에센코어의 무작위 읽기/쓰기 속도는 IOMeter를 기준으로 한다.
이어 진행한 테스트는 Crystal Disk Mark다. 이번 결과는 위 테스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참고로 설정은 변경하지 않았고 총 5회 실시한 결과값 중 가장 잘 나온 것을 선택했다. 이는 타 테스트도 마찬가지다.
테스트 결과, 순차 읽기/쓰기 속도는 앞서 이뤄진 두 테스트보다 빨랐다. 각각 558.6MB/s와 508MB/s를 기록했다. ATTO Disk Benchmark의 560MB/s와 510MB/s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무작위 읽기/쓰기는 295.6MB/s와 230.8MB/s를 기록했다. 각각 7만 5673 IOPS와 5만 9084 IOPS에 달하는 수치다. 이 부분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 있다.
저장 공간 단위로 읽기/쓰기 상태를 보여주는 HD Tune Pro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는 역시 동일하고 5회 진행한 것 중 가장 좋은 수치를 보여주는 결과값을 선택했다.
읽기와 쓰기 모두 진행한 결과를 보자. 먼저 읽기 측정값은 평균 448.9MB/s를 기록했다. 최소 438.9MB/s, 최대 449.7MB/s다. 이 수치가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형적인 SSD의 읽기 그래프로 하드디스크와 다른 장점이기도 하다. 그래프 자체로 보면 크게 떨어지거나 튀는 형태 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낸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쓰기는 읽기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처음 370MB 부근에서 시작하던 그래프는 32GB 지점에서 90MB/s까지 하강 곡선을 그리다 이후 일정한 범위로 오르내리는 그래프를 계속 그려냈다. 이는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 480GB의 기능인 SLC 캐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제품에서는 32GB를 오버-프로비저닝과 SLC 캐시 등으로 활용한다.
이 공간을 버퍼로 쓰기 때문에 처음에는 빠른 성능을 그리다가 버퍼 공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본연의 성능으로 돌아가는 형태인 것이다. 이 쓰기 속도도 타 결과값과는 차이가 있어 100% 정확하다 볼 수 없지만 SLC 캐시 기능에 의한 작동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 하겠다.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 480GB의 장점은 여유로운 저장공간과 탄탄한 기본기에 있다. 현재 120GB와 240GB의 가격만 공개되어 있고, 480GB의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제품의 합리적인 가격대를 고려하면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메모리에서 쌓은 에센코어 KLEVV 브랜드의 가치를 고려하면 SSD 시장에서의 선전도 기대된다.
그런 점에서 에센코어 KLEVV NEO N600 SSD 480GB의 매력은 분명 존재한다.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담아두고 빨리 다루는 것이 가능해서다. 120~240GB 가량의 SSD를 쓰는 게이머나 사용자가 용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 눈 여겨 볼 SSD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