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게임을 제외하면 일반 사용자에게 비싼 고사양 시스템의 필요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물론 게임 동영상 캡처와 편집, 방송, 렌더링 등 고사양이 필요한 작업 위주의 사용자라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용자들까지 그 '가끔'의 경우를 위해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요즘은 시대가 많이 발전했다.
일단, 영 쓰기 곤란했던 초기 아톰 같은 저전력 플랫폼은 물론이고, 모바일 플랫폼 역시 상당한 성능 개선이 이뤄지면서 위에서 언급한 고사양 시스템이 필요한 작업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만족할 성능을 제공한다.
게다가 요즘은 클라우드나 스트리밍 같이, 예전에는 고사양 타워형 데스크탑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작업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 성능 보조 서비스가 등장한다 해도 시스템의 기본적인 성능과 기능이 뒷받침 되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법.
이번 기사에서는 인텔 카비레이크 기반 미니 PC인 조텍 ZBOX MI547 Win10 Pro에 대해 알아보겠다.
휴대폰 수준 크기, 숨김의 미학을 아는 조텍 ZBOX MI547 Win10 Pro
조텍 ZBOX MI547 Win10 Pro는 'nano'라는 수식어에 맞게 상당히 작은 크기로 디자인 되었다. 크기는 127.8mm x 126.4mm x 50.8mm로 크기는 5인치급 디스플레이가 사용된 스마트폰 두 개보다 약간 작고, 높이는 데스크탑용 키보드의 세 줄과 비슷한 정도라, 마음만 먹는다면 손쉽게 휴대할 수 있다.
다른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아무리 모바일 플랫폼 기반이라지만 좁은 공간에 잔뜩 몰아 넣다보니 발열 해소를 위해 I/O 포트가 위치한 전/ 후면을 제외한 4면에 존체적인 통풍구가 배치된 모습이 확인된다.
참고로 전면에는 전원 버튼과 SD카드 리더, USB 3.0과 USB 3.1 Type-C 포트, 마이크와 헤드폭 잭 연결용 3.5mm 커넥터가 구성되어 있다.
기자가 소제목에 '숨김의 미학' 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조텍 ZBOX MI547 Win10 Pro는 그 작은 크기에 걸맞게 75mm와 100mm 규격의 VESA 마운트를 기본 제공한다. 따라서 해당 규격 VESA 마운트 지원 모니터에 부착한 후 케이블을 연결하고, 블루투스 혹은 무선 키보드/ 마우스와 조합한다면 책상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으며, 주변 인테리어 환경에 따라 거실이나 사무실 등에서 VESA 마운트 가이드를 이용해 인테리어의 일부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부득이한 경우 시스템을 들고 이동할 때도 부담이 적고, 만일의 경우 키보드와 마우스 연결 문제나 배터리 소모 때문에 곤란할 경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블루투스 키보드 앱을 설치해 응급 대응도 가능하다.
전면에는 3개의 USB 포트(3.0 Type-A x1/ 3.1 Type-C x2)와 오디오 포트, SD 카드 슬롯, 전원 버튼, 상태 LED가 배치되어 있으며, 후면에는 추가로 4개의 USB 3.0 포트와 듀얼 기가비트 이더넷, 4K 60Hz 출력이 가능한 HDMI와 DisplayProt, WiFi 및 블루투스 모듈 활용을 위한 SMA 타입 안테나 커넥터, DC 전원 어댑터 연결 잭이 제공된다.
사진상 우측면에는 내부 CPU와 칩셋 방열 배출을 위한 통풍구가 눈에 띄며, 아쉽게도 도난 방지를 위한 켄싱턴락은 제공되지 않으니 불특정 다수가 시스템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에서 사용할 때는 보관에 주위할 필요가 있다.
한편, 리뷰용 제품에는 킹스톤의 SSDNow UV400 240GB 모델과 마이크론의 크루셜 브랜드 SO-DIMM 타입 DDR4 2400MHz 메모리가 기본 탑재되어 있다. 추가로 SO-DIMM 소켓이 구성되어 있으니 필요에 따라 손쉽게 메모리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못할 거 없는 미니PC, 조텍 ZBOX MI547 Win10 Pro
별도 GPU도 탑재되지 않은 조텍 ZBOX MI547 WIn10 Pro 같은 미니PC에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같은 고사양 게임 플레이를 기대하는 사용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드웨어 벤치마크 사이트로서 기본적인 성능 체크는 빠질 수 없는 법.
간단히 PCMark 10과 3DMark Ice Storm Extreme, 리그 오브 레전드로 성능을 확인해 보았다.
PCMark 10 Extended 기준으로는 인텔 데스크탑용 코어 i7 8700K 시스템 대비 약 25% 수준의 성능이며, 3DMark Ice Storm Extreme 테스트 기준으로는 브로드웰 코어 i5 5250U 시스템이 38566 스코어를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조텍 ZBOX MI547 Win10 Pro의 메모리 구성이 기본 싱글 채널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높음 옵션에서도 즐기는데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가끔 다수의 유닛이 몰리는 일명 '한타'때는 프레임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고, 중간 옵션에서는 무리없이 즐길 수 있었다.
한편, 조텍 ZBOX MI547 Win10 Pro 자체의 게임 성능은 특별히 기대하지 않는 것이 편한 수준이지만, 집안에 고성능 게이밍 PC가 있다면 스팀 홈 스트리밍 서비스나 제품에 기본 설치된 윈도우 10 프로의 원격 데스크탑 기능을 이용해 고사양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스트리밍인 만큼 약간의 화질 열화가 발생하지만 스팀 홈 스트리밍 기능을 쓸 경우, 조텍 ZBOX MI547 Win10 Pro의 CPU 점유율 10% 전후로 배틀그라운드를 문제없이 즐길 수 있었다.
거실내 HTPC로 쓰면서 대화면 TV로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 게임 성능 때문에 덩치 큰 타워형 PC를 구매할 필요가 없고, 리퀴드스카이같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도 활용한다면 게임용 고사양 시스템 필요성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뜨고 있는 4K 영상 재생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조텍 ZBOX MI547 Win10 Pro에 사용된 인텔 코어 i5 7200U CPU에 통합된 HD Graphis 620은 HEVC Main과 Main10 프로파일, VP9 10bit Profile2를 지원한다. 이는 유튜브 HDR 대응 프로파일 규격에 대응하는 프로파일 지원이며, 인텔은 2017년 11월 유튜브와 넷플릭스 HDR 대응 드라이버를 공개한 바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몇몇 4K HDR 지원 동영상을 스트리밍해 감상했을 때, 모니터의 한계로 HDR 효과를 실감하긴 어려웠지만 대부분 CPU 점유율 20% ~ 30%에서 안정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CPU 점유율이 약 60% 수준을 유지해 멀티 태스킹은 버거웠지만, 140Mbps의 젤리피쉬 4K 10bit 영상을 끊김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동영상의 코덱과 비트레이트에 따라 시스템 요구 사양이 조금씩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지만, 100GB UHD 블루레이 드라이브의 비트레이트가 128Mbps로 제정된 것을 감안하면, 조텍 ZBOX MI547 Win10 Pro는 스트리밍 뿐 아니라 직접 UHD 영상을 감상하는데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
어디에나 어울리는 미니 PC, 조텍 ZBOX MI547 Win10 Pro
조텍 ZBOX MI547 Win10 Pro는 윈도우 10 프로 64bit 운영체제가 미리 설치된데다 8GB 메모리와 240GB SSD가 탑재된 완제품 미니 PC인 관계로, 미니 PC라면 떠올리기 쉬운 '싼' 제품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대신 메모리와 운영체제, SSD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베어본 타입 모델이 그보다 약 30만원 싼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의 선택폭은 넓은 편이다.
성능면에서 HEVC UHD 동영상 재생은 물론이고 간단한 케주얼 게임도 문제없고,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고사양이 필요한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한 클라우드와 스트리밍 서비스용 단말로서도 부족함 없는 성능을 제공한다.
미니 PC인 만큼 소비전력은 Idle 시 14W, 게임 플레이나 HEVC 동영상 재생처럼 PC 성능을 요구하는 작업 시 최대 40W 수준에 그쳐 흔히 쓰이는 말로 '착한' 편이고, 작은 크기와 VESA 마운트 홀, WiFi 지원으로 배치와 활용도 자유롭다.
윈도우 10 프로 버전에 담긴 원격 데스크톱이나 크롬 브라우저의 원격 데스크톱 기능을 활용하면, 가족 구성원이 많거나 소규모 회사에서는 각각에 고사양 PC를 마련하는 것 보다 서버 역할을 할 고성능 PC 한대와 조텍 ZBOX MI547 WIn10 Pro 같은 미니 PC로 PC 환경을 꾸며보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호 기자 / 필명 이오니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