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분기 영업이익이 9분기 만에 2조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업황 둔화로 갤럭시노트9 등 주력 제품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작년 3분기 선방했던 가전 사업도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8일 작년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조8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증권가 예상치였던 13조5천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이날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약 1조5천억원에서 1조9천억원대로 추산된다.
이 추정이 맞는다면 IM사업부의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로 처음이다.
당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으로 영업이익이 1천억원에 머물렀던 때다.
4분기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연말 성수기로 통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7천100만 대 규모로 추산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무선 사업은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심화한 경쟁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정체됐다"며 "성수기 프로모션 등 마케팅비 증가로 이익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7천만 대 줄어든 14억5천만 대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상·하반기에 잇따라 출시한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9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으로부터 촉발된 중저가폰 물량 공세도 삼성전자에 버거웠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반도체·디스플레이(DP)·가전 등 전 사업 부문의 실적이 크게 약화한 것으로 보인다. DP 사업부 영업이익은 1조원 대, 가전 부문은 3천억원 대를 밑돌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측이다.
삼성전자는 분기 잠정실적 공시에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발표했다.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도는 상황에서, 실적 하락 요인과 전망에 대해 알리겠다는 취지에서다.
삼성전자는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긍정적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DP 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스마트폰 탑재 증가가 예상되고, 스마트폰 사업은 폴더블·5G 모델 출시 등 기술 혁신을 주도하면서 중저가 하드웨어 스펙 강화 등 리더십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5G·인공지능(AI)·전장 사업 등 대응을 위한 칩셋·OLED 등 부품 기술 강화와 폼팩터 혁신, 5G 기술 선도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