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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손흥민(27, 토트넘 홋스퍼)이 소속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와 32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홈 개막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맞았다. 새 홈 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서다. 구단은 화이트 하트레인을 홈 구장으로 사용했으나 지난 2014년 기존 홈 구장 철거가 결정됐다.

화이트 하트레인은 건립된 지 100년이 넘었다. 시설이 오래됐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도 제기됐다. 구단은 새 홈 구장 건설을 결정했다. 그런데 개장 시기는 자꾸만 뒤로 밀렸다. 공사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공사 비용에도 큰돈이 들어갔다. 10억 파운드(약 1조5천억원)가 투입됐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당초 지난해 개장 일정이 잡혔지만 공사가 지연되는 바람에 7차례나 연기됐다. 이런 우여곡절과 기다림 끝에 4일 크리스탈 팰리스를 맞아 새 홈 구장이 첫선을 보였다.

경기를 앞두고 축하 공연과 함께 불꽃놀이도 열렸다. 그리고 손흥민이 첫골로 개장 기념 축포를 완성한 셈이다.

손흥민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0분 새 홈 구장 첫골 주인공이 됐다. 그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보낸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왼쪽으로 드리블 했다.

슈팅 기회를 노리기 위해서였다. 손흥민은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왼발 슈팅을 날렸다. 수비수 루카 밀리보예비치가 뒤늦게 태클을 시도했다. 공은 밀리보예비치의 발을 맞고 굴절됐고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들어갔다.

손흥민의 이름이 구단 역사에 남는 장면이 됐다. 또한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전 득점으로 오랜만에 소속팀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골을 넣은 경기는 지난 2월 14일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주최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다. EPL 경기만 따진다면 같은달 10일 열린 레스터시티전 이후 무득점에 그쳤으나 새로운 홈 구장 개장 축포로 갈증을 덜어냈다.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은 토트넘은 에릭센의 추가골이 터지며 크리스탈 팰리스에 2-0으로 이겼다. 새 홈 구장에서 분위기 반전에 제대로 성공했다.

토트넘은 당일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5경기 연속 무승(1무 4패)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새로운 집에서 멀티 득점을 올리며 기분 좋은 승수와 승점3을 챙겼다. 손흥민은 원톱 해리 케인의 뒤를 받치는 2선 공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해결사 노릇까지 해냈다.

토트넘은 전반에만 점유율이 70％를 기록할 정도로 상대를 거세게 몰아 부쳤다. 하지만 기다리던 골은 나오지 않았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역습으로 토트넘 문전을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나온 골이라 손흥민의 득점은 가치가 있다. 여기에 새 홈 구장 개장 첫골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졌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빅토르 완야마와 교체되며 경기를 먼저 마쳤다. 새 홈 구장을 가득 메운 토트넘 홈팬들은 벤치로 들어가는 손흥민을 기립박수로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