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설리가 '시선강간' 발언으로 논란이다. 자신의 노브라에 대한 항변이었지만 '일침'도 '당당'도 아니다. 때와 장소가 맞지 않았다.
설리는 지난 8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하던 중 "'노브라'로 당당할 수 이유를 알려 달라"는 한 네티즌의 물음에 "나는 걱정 안 해줘도 된다. 나는 시선 강간하는 사람이 더 싫다"고 밝혔다. 평소 '노브라 사진'으로 종종 구설수에 오르내렸던 설리가 '나름대로'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
구체적인 상황은 이렇다. 설리의 친구가 "노브라에 당당할 수 있는 이유를 알려달래"라고 댓글을 대신 읽어줬고 설리는 "노브라에 당당할 수 있는 이유? 아이유? 유노 아이유?"라고 장난을 쳤다. 그러자 또 다른 친구는 "당당하지 말라는 거야?"라고 해당 댓글을 비꼬았다.
그때 또 다른 친구는 "걱정해주는 거잖아"라고 말했고 그제서야 설리는 "걱정해주는 거에요? 나는 걱정 안 해도 되는 게 난 괜찮아요. 그런데 시선강간하는 사람이 더 싫어요"라고 말했다. 이후 친구들은 또 옆에서 "이유도 잘 모르고 그러는 거야. 오지랖이야"라고 말했다.
이들의 말처럼 속옷 착용 여부는 자유다. 동시에 그것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것 역시 자유다. 또 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도 문제 될 건 없다.
다만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인 '시선강간'이라는 표현을 쓴 장소가 '술자리'인데다 설리가 다소 취한 듯한 모습이었다는 점은 문제다. 평소 논란이 됐을 때 딱히 자신의 생각을 전하지 않다가 술자리에서 홧김에 툭 던지듯 한 말에 제대로 귀를 기울여줄 사람은 많지 않다.
설리의 행동을 두고 '노브라를 문제 삼는 네티즌에게 일침', '당당한 발언'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일침'도 '당당'한 것도 아니다. 일침이라면 좀 더 논리정연한 설명이 뒷받침 됐어야 하고, 당당하려면 '술잔이 오고가는 곳'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맨정신에 했어야 했다.
'시선강간'은 명확한 정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여성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행위를 말한다. 우연히 쳐다만 봤다고 '시선강간'이라고 하진 않는다. "시선강간이 더 싫다"는 설리의 말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지만 '노브라로 당당한 이유'를 묻는 상황에서 꺼낼 만한 표현은 아니었다.
해당 라이브 방송은 설리가 취한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댓글들 그리고 '진짜 친구면 나도 껐다', '친구라는 사람들이 더 신났다. 자기들 흑역사 아니라고', '친구라면 좋은 길로 안내해라' 등 동석했던 친구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댓글들이 이어지자 종료됐다.
/정병근 기자 kafka@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