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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미성년', 일상이 무너진 곳…발칙하게 새로운 날들을 구축하다

    • 매일경제 로고

    • 2019-04-09

    • 조회 : 115

    • 댓글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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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본문에는 영화의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뿌연 창문을 통해 비춰진 세상은 네 사람의 일상을 뒤흔들었다. 영화 '미성년'(감독 김윤석, 제작 영화사레드피터, 공동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은 평온한 일상이 방향을 잃은 채 비틀거리는 순간에서 진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아주 쉽게 분열된 곳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꿋꿋하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담담하게 호흡을 가다듬는 매 장면들 끝에 당도하는 마지막은 고정관념으로 점철된 '미성년'의 의미를 부순다.

     

    [사진=쇼박스]

    '이곳에 들어가는 사람은 흡연자로 간주한다'고 쓰인 금지선을 가뿐히 넘어가버린 주리(김혜준 분)는 같은 학교의 동급생 윤아(박세진 분)가 있는 옥상으로 향한다. 자신의 아빠 대원(김윤석 분)이 다른 여자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순간을 목격한 주리, 그리고 자신의 엄마 미희(김소진 분)가 대원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일찍이 알아챈 윤아는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운다. "비겁한 게 지 아빠와 똑같아"라며 주리의 엄마에게 비밀을 거침없이 전하는 윤아. 타인의 선택에 의해 사건을 먼저 맞닥뜨리고, 상처 받은 이들은 서로에게 눈을 치켜 뜬다.

     

    비밀을 알게 된 주리의 엄마이자 대원의 부인, 영주(염정아 분)의 하루는 여느 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딸에게 도시락을 챙겨주기 위해 자신도 모른 채 맨발로 집을 뛰쳐나가고 미희의 가게를 찾아 올이 나간 스타킹을 신경질적으로 문질러대는 모습은 그의 일상 또한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주의 상처는 조용하되 깊숙이 그려진다. 애처롭게 눈물 흘리거나 소리 지르지 않는다. 영화는 소재가 안고 있는 클리셰를 비껴나가고 극의 발단이 되는 사건에 캐릭터가 매몰되지 않은 채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 출발이 영주다.

     

    [사진=쇼박스]

    각각의 인물들은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섬세한 캐릭터들은 이와 함께, 기존 삶의 질서를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해체한다. "넌 네 사람을 기만한 거야"라면서 대원을 향해 배신감, 원망, 미움을 토해내는 영주는 "싸우지마. 너희들이 왜 싸워"라며 의연하게 주리와 윤아의 끼니를 챙겨주고 죽을 만들어 아픈 미희의 병원을 찾아간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잡아흔드는 상황에서 영주는 무턱대거나 무분별하게 감정을 쏟아내지 않는다. 그는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호의를 내어주며 자신의 품위를 쉽게 뺏기지 않는다.

     

    '미성년'은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 아픈 몸에도 과자를 먹고 화장을 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예전과 같은 날로 돌아가려 애쓰는 미희. 하지만 더이상 사랑을 속삭이지 않는 연인의 모습은 그를 결국 무너뜨리고 만다. 또 다른 출발로 새로운 일상을 만들려 하는 영주는 과거에 묶여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힌다. 결국 미희와 영주는 파열음이 난 일상 그곳에 갇혀버린다. 그러나 주리와 윤아는 관성에 맡기지 않은 채 기존의 세계를 파괴하고 이를 넘어 새로운 날들을 구축한다, '발칙'하게.

     

    18살의 소녀들은 맞닥뜨린 진실이 난폭해도 울면서 어른을 찾지 않는다. 폐허가 된 일상에서 주저앉지 않는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붙잡지도, 얽매이지도 않는다. 최선을 다해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것들을 넘어선다. 서투르고 황당해 보일지라도 내딛고 있는 황량한 곳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일군다. 현실에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고 거침없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사회가 재단하는 '성숙함'에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오롯이 '스스로' 설 수 있는 이들의 모습은 성년과 미성년 모두에도, 그 사이 어디쯤에서도 정의되지 않는 존재들이다.

     

    [사진=쇼박스]

    구성의 힘은 '절제'에서 비롯된다. 영화의 출발점이 되는 인물 대원은 극을 움직이는 최소한의 동력에 머무른다. 그의 뒷모습을 쫓는 화면, 배제된 주관적 시점. 이는 대원의 캐릭터가 '미성년'이 그리려 하는 것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다. 때론 우스꽝스럽게 표현되는 그의 모습은 극의 호흡을 가다듬게 만들어주는 유쾌한 장치다. '미성년' 속 대원은 소재에 쉽게 수반되는, 선과 악이라는 시시한 이분법의 서사로 영화가 흐르지 않게 그리고 역설적으로 주리와 윤아의 여정을 빛나게 해준다.

     

    무감한 듯 보이는 표정 그 자체만으로 흘러넘치는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 염정아, 전화통화를 하는 짧은 시간에 감정의 다양한 진폭을 표현해내는 김소진. 이들의 연기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듯 같은 같은 인물을 맡은 배우 김혜준과 박세진은 꾸미지 않은 연기력으로 러닝타임 내내 시선을 잡아끈다.

     

    [사진=쇼박스]

    한편 '미성년'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96분, 15세 관람 등급이다.

     

    /유지희 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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